“전재산 잃었다”..홍석천→박슬기, 보이스피싱 피해 고통 [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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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22:53
[OSEN=김나연 기자] 보이스피싱 사건을 다룬 영화 '시민덕희'가 24일 개봉했다. '시민덕희'(감독 박영주)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2016년 경기도 화성시의 세탁소 주인 김성자씨가 직접 보이스피싱 일당을 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런 가운데 실제 연예인들이 밝힌 보이스피싱 피해 경험담이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홍석천은 '홍석천의 보석함'에 게스트로 출연한 공명과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이 실제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음을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공명이 '시민덕희'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 역할을 맡았다는 이야기를 듣자 "이 XX봐라. 나 5년전에 보이스피싱 당했잖아. 580만원 뜯겼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앞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도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언급했던 바 있다. 홍석천은 "당시 방콕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친한 형한테 문자가 왔다. 돈이 필요해서 부인한테 보애줘야 하는데 현금이 부족하다더라. 일주일 후에 갚는다고 했고, 58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금액을 불러서 계좌로 쐈다"며 "촬영 후 돌아와서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이 형이 사정이 있나보다 했다. 그런데 전화가 와서 물어봤더니 자기가 뭘 빌렸냐고 하더라. 아는 사람 이름을 털어서 피싱을 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행히 신고로 범인을 잡았지만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고.
이에 앞서 방송인 박슬기는 JTBC '세계 다크투어'에서 보이스피싱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보이스피싱으로 1200만원을 잃었다며 "사기를 당한 후 일주일 동안 벽에 머리를 계속 박았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더라"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내 통장이 불법 도박 자금에 연루됐다더라. 박정식이라는 사람이 도박을 했는데, 그 사람이 나를 가해자로 몰았다고 했다"며 "그 사람들 말을 따라서 은행에 가서 인터넷 뱅킹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마트 뱅킹을 하면서 전화를 했는데, 통화 중 실시간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게 보이더라. 이해가 안 돼서 바로 옆에 있는 경찰서로 갔다. 경찰이 전화를 받았는데, 그 사람들도 눈치채고 전화를 끊더라"라며 "경찰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요즘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진정하라고 했다. 그때부터 조서를 꾸미기 시작했는데, 이미 1200만원이 빠져나간 상황이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수 길건 역시 tvN '신박한 정리2'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로 인한 상처를 고백했던 바 있다. 40평에서 18평 집으로 이사한 근황을 전한 그는 컴퓨터 모니터를 가려놓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묻자 길건은 "내가 보이스피싱을 당한 적이 있다. 집 때문에 힘들 때 대출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전화가 와서 시키는 대로 했더니 (돈이) 다 날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어떤 실수가 있으면 좀 가려두는 편인 것 같다"며 "트라우마"라고 고백했다. 이에 "그래서 그런지 자꾸 방송을 하면서 숨어있다"고 말하자 길건은 "나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숨고 있는지 몰랐다"며 "사람들에게 너무 상처를 받아서 그런지 이런 감정을 외면하고 살았던 것 같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사랑받았던 배우 최예빈은 데뷔 전 보이스피싱으로 전재산을 잃기도 했다. 그는 JTBC '아는형님'에서 "어느날 전화가 와서 제 통장이 범죄에 연루가 됐는데 협조하지 않으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검색창에 쳐보니까 검사의 이름과 얼굴도 나왔고, 1시간이나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장에 전 재산이 90만원 있었다. 차라리 돈을 보내라고 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그걸 문화상품권으로 바꿔놓으라더라. 그래서 바로 90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일련번호를 보내면 사건이 끝나고 돈으로 돌려준다고 해서 일련번호를 알려줬다. 그날 이후로 통장 잔고가 0원이 됐다"고 털어놨다. 특히 보이스피싱 직후에도 사기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고 경찰서를 찾았다는 그는 "나랑 똑같은 나이 또래 여성분이 앉아계셨는데 나랑 비슷한 시간대에 똑같은 검사님 이름으로 당해서 오셨더라"라며 "내가 지켜보고 있다"고 보이스피싱범을 향한 분노를 드러냈다.
이밖에도 이국주, 미나, 변요한, 신혜선 등은 보이스피싱을 당할뻔 한 일화를 밝혔고, 조현과 최여진, 이경규 등은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보이스피싱의 타깃이 된 경험을 전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시민덕희'를 연출한 박영주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잘못이 없다는 것에 진심을 담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스스로가 한심했다"며 울먹인 박슬기처럼 많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자신을 자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제3자들 역시 '나라면 안 믿을텐데'라며 피해자들을 탓하는 모습도 더러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선 사례와 같이 보이스피싱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피해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물며 이름과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 연예인마저도 그 타겟이 되고, 나날이 진화하는 교묘한 속임수에 넘어가 거액을 잃기도 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22년도에 발생한 보이스피싱(계좌이체형) 피해 금액은 1451억원이다. 이중 불과 379억원만 피해자에게 환급됐으며, 피해자 수는 12816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개 보이스피싱은 고령층이 피해를 당한다고 여길 수 있지만, 20대 이하 청년층 비중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면 속지 않을 것'이라고 피해자 탓으로 넘기는 것보다는 누구나 보이스피싱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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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홍석천의 보석함, JTBC,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