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진, 남궁민 연인으로 1년…길채로 살아 맛본 행복 [인터뷰M]
자유인136
0
507
2023.11.22 03:29
"내가 살고 싶다는데, 부모님이 무슨 상관이야? 강화도에서도 우리는 살았어. 난 살아서 좋았어."
배우 안은진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들꽃이다. 세찬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끝내 버티는. '연인'의 유길채가 그랬다. 전쟁이 휩쓸고 간 땅에서, 그럼에도 결국 살아내는 건 유길채로 대표되는 민초들이다. '연인'으로 더욱 단단해진 안은진을 만났다.
최근 안은진은 iMBC연예와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연출 김성용)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남궁민, 안은진, 이학주, 이다인, 김윤우 등이 출연했다.
안은진은 극 중 능군리에서 곱게 자란 양가댁 애기씨 유길채 역을 맡았다. 병자호란의 참화를 겪으며 마냥 사랑스러운 여인에서 점차 강인한 여인으로 거듭나는 인물.
최종회 시청률 12.9%(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연인'. 죽음 위기를 넘고 먼 길을 돌고 돌아 재회한 남궁민과 안은진이 서로를 끌어안은 애절한 모습으로 마지막 회가 끝났다.
안은진이 매긴 결말의 점수는 100점. "길채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장현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대본을 봤을 때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수미상관이 너무 아름답지 않나. 길채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얘기한 걸 남궁민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살듯이 살고 있고"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벅찬 마음으로 종영 소감을 전한 안은진. "1년 동안 전국을 다녔다. 겨울에 시작해서 겨울에 끝났다. 다시 겨울이 온 게 믿기지 않는다. 1년 가까이 촬영했는데,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하게 잘 끝낼 수 있었다"며 "너무 많이 정이 들었던 터라, 헤어지는 게 아쉽더라. 종방연 때 잘 마무리했고, 아직은 바쁜 상태가 있지만 '조금 있으면 헛헛한 시간이 오겠구나' 싶다"고 전했다.
'연인'은 남궁민과 이장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임과 동시에, 길채의 일대기이자 성장기다. 능군리에서 마냥 철없는 애기씨로 살 수 있었던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은 사건은 병자호란, 그리고 이장현의 등장이다.
안은진은 "처음에는 길채가 귀여워보였으면 했다. 길채는 늘 자신감이 차있는 아이"라며 "그걸 표현할 때 어떤 수작을 부린다는 건 허술해 보이게 만드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어떻게 연기해야 재밌을지' 톤을 잡았다"고 말했다.
길채는 계속 성장했다. "포로시장도 가고, 장현 도령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길채가 성장하는 순간들이다.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크게 없었다. 상황에만 집중하며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철없고 사랑 많이 받은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가고 변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들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 다 설계된 부분이다. 감독님도 '뒤를 생각하지 말고, 이 친구는 이 상황에서 이럴 수 있다 생각하며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뒤에 나오는 행동들이 길채만 할 수 있는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얼굴 살도 많이 빠졌다고. '조금 더 푸석해 보였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포로시장 촬영 때부터 많이 살이 빠졌다"고 떠올렸다.
시청자들 사이 호불호 반응이 많이 갈렸던 파트1 결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신도 'K-장녀'로서 십분 이해된다고 강조했다.
안은진은 "장현을 너무 사랑하지만, 그는 바람 같은 사람이다. 우리 가족과 살 수 있을까, 걱정했을 거다. 이성적으로 (장현을 연모하는 마음을) 눌러야 하는 길채의 선택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전쟁은 끝났으나, 여인들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조선 사회는 포로로 끌려간 여성들을 두고 정절을 잃은 '환향녀'라며 손가락질했고, 길채 역시 그 인물들 중 한 명이었다. 가족과 주변인도 그를 비난했다. 장현 대신 선택한 구원무와는 이혼했으나, 장현만이 그를 아무런 조건 없이 끌어안아준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던 종종이를 구하며 "난 살아서 좋았다"고 말한 길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딱 이 장면이 기억난다. 파트2 대본을 보면서, 이 대사만 보면 새벽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위로를 받았다. 남궁민 선배에게 '이 대사 보셨냐, 너무 좋다'고 했다. 이 장면을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다. 대사가 힘이 있기 때문에, 너무 좋을 거라 기대하던 장면이었다. 찍을 때도 스태프들과 선배님과, 모두의 집중력이 하나가 됐다."
안은진은 "길채가 그동안 달려온 것에 대한 위로였던 장면"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시청자들도 위로을 받았다고 하니 너무 뿌듯했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대사였다. 그 장면을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애틋했고, 뜨거웠던 둘의 로맨스. 많은 로맨스 작품 중에서도 '장채커플'이 사랑받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안은진은 "옛날에는 쉽게 연락을 할 수 없는 시대 아닌가. 금방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어렵고, 애절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연인'의 모티브는 고전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다. 안은진의 유길채를 보며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떠오른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너무 감사하다. 그 캐릭터도 생명력을 대표하지 않나. 어찌됐든 살아가는 거다. 그리고 작품 내내 '길채가 왜 저런 선택을 하지' 라고 의문을 가지는 것들도, 길채의 생명력에 초점을 두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는 에너지가 있다. 연기하며 행복했고, 캐릭터를 통해 힘을 많이 얻었다."
배우 안은진도 성장했을까. "하루하루 '어떻게 연기하지'라는 생각으로 살아서, 나중에 가서야 '뭐가 많이 남았구나' 알 것 같다. '연기 근육'이 늘었을 것 같다더라. 나중에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연인'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황진영 작가는 극적인 스토리 속에 매력적인 인물들의 감정선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안은진의 생명력이 눈부시게 빛났던 '연인'은 지난 18일, 21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배우 안은진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들꽃이다. 세찬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끝내 버티는. '연인'의 유길채가 그랬다. 전쟁이 휩쓸고 간 땅에서, 그럼에도 결국 살아내는 건 유길채로 대표되는 민초들이다. '연인'으로 더욱 단단해진 안은진을 만났다.
최근 안은진은 iMBC연예와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연출 김성용)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남궁민, 안은진, 이학주, 이다인, 김윤우 등이 출연했다.
안은진은 극 중 능군리에서 곱게 자란 양가댁 애기씨 유길채 역을 맡았다. 병자호란의 참화를 겪으며 마냥 사랑스러운 여인에서 점차 강인한 여인으로 거듭나는 인물.
최종회 시청률 12.9%(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연인'. 죽음 위기를 넘고 먼 길을 돌고 돌아 재회한 남궁민과 안은진이 서로를 끌어안은 애절한 모습으로 마지막 회가 끝났다.
안은진이 매긴 결말의 점수는 100점. "길채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장현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대본을 봤을 때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수미상관이 너무 아름답지 않나. 길채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얘기한 걸 남궁민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살듯이 살고 있고"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벅찬 마음으로 종영 소감을 전한 안은진. "1년 동안 전국을 다녔다. 겨울에 시작해서 겨울에 끝났다. 다시 겨울이 온 게 믿기지 않는다. 1년 가까이 촬영했는데,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하게 잘 끝낼 수 있었다"며 "너무 많이 정이 들었던 터라, 헤어지는 게 아쉽더라. 종방연 때 잘 마무리했고, 아직은 바쁜 상태가 있지만 '조금 있으면 헛헛한 시간이 오겠구나' 싶다"고 전했다.
'연인'은 남궁민과 이장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임과 동시에, 길채의 일대기이자 성장기다. 능군리에서 마냥 철없는 애기씨로 살 수 있었던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은 사건은 병자호란, 그리고 이장현의 등장이다.
안은진은 "처음에는 길채가 귀여워보였으면 했다. 길채는 늘 자신감이 차있는 아이"라며 "그걸 표현할 때 어떤 수작을 부린다는 건 허술해 보이게 만드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어떻게 연기해야 재밌을지' 톤을 잡았다"고 말했다.
길채는 계속 성장했다. "포로시장도 가고, 장현 도령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길채가 성장하는 순간들이다.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크게 없었다. 상황에만 집중하며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철없고 사랑 많이 받은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가고 변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들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 다 설계된 부분이다. 감독님도 '뒤를 생각하지 말고, 이 친구는 이 상황에서 이럴 수 있다 생각하며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뒤에 나오는 행동들이 길채만 할 수 있는 행동들이기 때문이다."
얼굴 살도 많이 빠졌다고. '조금 더 푸석해 보였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포로시장 촬영 때부터 많이 살이 빠졌다"고 떠올렸다.
시청자들 사이 호불호 반응이 많이 갈렸던 파트1 결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신도 'K-장녀'로서 십분 이해된다고 강조했다.
안은진은 "장현을 너무 사랑하지만, 그는 바람 같은 사람이다. 우리 가족과 살 수 있을까, 걱정했을 거다. 이성적으로 (장현을 연모하는 마음을) 눌러야 하는 길채의 선택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전쟁은 끝났으나, 여인들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조선 사회는 포로로 끌려간 여성들을 두고 정절을 잃은 '환향녀'라며 손가락질했고, 길채 역시 그 인물들 중 한 명이었다. 가족과 주변인도 그를 비난했다. 장현 대신 선택한 구원무와는 이혼했으나, 장현만이 그를 아무런 조건 없이 끌어안아준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던 종종이를 구하며 "난 살아서 좋았다"고 말한 길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딱 이 장면이 기억난다. 파트2 대본을 보면서, 이 대사만 보면 새벽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위로를 받았다. 남궁민 선배에게 '이 대사 보셨냐, 너무 좋다'고 했다. 이 장면을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다. 대사가 힘이 있기 때문에, 너무 좋을 거라 기대하던 장면이었다. 찍을 때도 스태프들과 선배님과, 모두의 집중력이 하나가 됐다."
안은진은 "길채가 그동안 달려온 것에 대한 위로였던 장면"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시청자들도 위로을 받았다고 하니 너무 뿌듯했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대사였다. 그 장면을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애틋했고, 뜨거웠던 둘의 로맨스. 많은 로맨스 작품 중에서도 '장채커플'이 사랑받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안은진은 "옛날에는 쉽게 연락을 할 수 없는 시대 아닌가. 금방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어렵고, 애절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연인'의 모티브는 고전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다. 안은진의 유길채를 보며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떠오른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너무 감사하다. 그 캐릭터도 생명력을 대표하지 않나. 어찌됐든 살아가는 거다. 그리고 작품 내내 '길채가 왜 저런 선택을 하지' 라고 의문을 가지는 것들도, 길채의 생명력에 초점을 두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는 에너지가 있다. 연기하며 행복했고, 캐릭터를 통해 힘을 많이 얻었다."
배우 안은진도 성장했을까. "하루하루 '어떻게 연기하지'라는 생각으로 살아서, 나중에 가서야 '뭐가 많이 남았구나' 알 것 같다. '연기 근육'이 늘었을 것 같다더라. 나중에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연인'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황진영 작가는 극적인 스토리 속에 매력적인 인물들의 감정선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안은진의 생명력이 눈부시게 빛났던 '연인'은 지난 18일, 21회를 끝으로 종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