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 해왕성은 사실 ‘보정본’이었다…그럼 실제 색은?
자유인194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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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18:23
옅은 청록색…천왕성과 거의 같은 색상보이저 2호의 해왕성 원본 사진(왼쪽)과 새로운 연구를 통해 얻어낸 해왕성 사진(오른쪽). 옥스퍼드대 제공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행성으로 태양에서 45억km 떨어져 있는 해왕성은 짙은 파란색(코발트블루)을 띠고 있어 ‘푸른 진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그동안의 관측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옅은 청록색’(greenish-blue)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5일 해왕성은 천왕성보다 훨씬 파란 색조가 짙다는 통념과 달리 천왕성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왕성의 색깔이 천왕성보다 짙다는 인식은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무인 탐사선 보이저 2호가 1980년대에 천왕성과 해왕성을 각기 근접 비행하면서 촬영한 사진에서 비롯됐다. 당시 보이저 2호가 보낸 사진에 나타난 천왕성은 옅은 녹색, 해왕성은 짙은 파란색이었다.
그러나 둘 다 얼음 행성인데다 크기나 질량, 화학적 구성도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런 색상 차이는 과학자들로선 의아한 일이었다. 천왕성 대기의 연무층이 더 두텁고 그에 따라 백색광을 더 많이 반사해 천왕성이 더 밝게 보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행성의 색조가 다른 이유를 설명해주지는 못했다.
위는 1986년과 1989년 보이저 2호가 각각 찍은 천왕성(왼쪽)과 해왕성(오른쪽) 사진. 아래는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실제 색상에 가깝게 보정한 천왕성과 해왕성 사진. 색상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옥스퍼드대 제공
사진 설명은 사라지고 사진만 남아
보이저 2호가 이렇게 요령부득의 사진을 보내온 것은 해왕성의 대기 특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명암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원본 사진을 토대로 색상의 균형을 맞춘 합성 사진을 만드는 과정에서 해왕성이 더 파랗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과학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사진 설명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켰다. 연구를 이끈 패트릭 어윈 교수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사진 설명은 사라지고 사진만 남아 해왕성은 짙은 파란색 행성이라는 인식이 사실인 것처럼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의도치 않게 진실로 굳어버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허블우주망원경 등의 관측 사진을 이용해 보이저 2호의 원본 사진 데이터를 실제 색상으로 변환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천왕성과 해왕성은 둘 다 옅은 청록색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의 연무층이 더 두터운 천왕성이 좀 더 옅은 색조를 띠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2015~2022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천왕성. 맨 위가 북극이고, 옆으로 난 두 줄은 참조용으로 그은 남위 35도, 북위 35도선이다.
천왕성이 계절마다 색이 변하는 이유
연구진은 또 1950~2016년의 애리조나 로웰천문대 관측 자료 등을 토대로 천왕성이 태양을 한 번 공전하는 84년 동안 계절에 따라 천왕성의 색이 약간씩 변하는 이유도 알아냈다.
자전축이 97도 기울어져 있는 천왕성은 춘분(또는 추분)점에서는 적도 지역이, 동지(또는 하지)점에서는 극 지역이 햇빛을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적도에는 적색광을 흡수하는 메탄이 더 많다. 따라서 적도는 상대적으로 파란색을, 극지방은 녹색을 더 띠게 된다. 이는 천왕성의 극지대가 태양을 향해 있는 하지나 동지 점에서 녹색이 더 짙어지고, 춘분과 추분에는 파란색조가 더 강해지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천왕성 극지 상공의 메탄 얼음 입자들이 빛을 산란시켜 녹색과 적색 빛의 반사율이 높은 것도 천왕성의 색상에 영향을 끼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93/mnras/stad3761
Modelling the seasonal cycle of Uranus’s colour and magnitude, and comparison with Neptune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행성으로 태양에서 45억km 떨어져 있는 해왕성은 짙은 파란색(코발트블루)을 띠고 있어 ‘푸른 진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그동안의 관측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옅은 청록색’(greenish-blue)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5일 해왕성은 천왕성보다 훨씬 파란 색조가 짙다는 통념과 달리 천왕성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왕성의 색깔이 천왕성보다 짙다는 인식은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무인 탐사선 보이저 2호가 1980년대에 천왕성과 해왕성을 각기 근접 비행하면서 촬영한 사진에서 비롯됐다. 당시 보이저 2호가 보낸 사진에 나타난 천왕성은 옅은 녹색, 해왕성은 짙은 파란색이었다.
그러나 둘 다 얼음 행성인데다 크기나 질량, 화학적 구성도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런 색상 차이는 과학자들로선 의아한 일이었다. 천왕성 대기의 연무층이 더 두텁고 그에 따라 백색광을 더 많이 반사해 천왕성이 더 밝게 보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행성의 색조가 다른 이유를 설명해주지는 못했다.
위는 1986년과 1989년 보이저 2호가 각각 찍은 천왕성(왼쪽)과 해왕성(오른쪽) 사진. 아래는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실제 색상에 가깝게 보정한 천왕성과 해왕성 사진. 색상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옥스퍼드대 제공
사진 설명은 사라지고 사진만 남아
보이저 2호가 이렇게 요령부득의 사진을 보내온 것은 해왕성의 대기 특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명암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원본 사진을 토대로 색상의 균형을 맞춘 합성 사진을 만드는 과정에서 해왕성이 더 파랗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과학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사진 설명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켰다. 연구를 이끈 패트릭 어윈 교수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사진 설명은 사라지고 사진만 남아 해왕성은 짙은 파란색 행성이라는 인식이 사실인 것처럼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의도치 않게 진실로 굳어버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허블우주망원경 등의 관측 사진을 이용해 보이저 2호의 원본 사진 데이터를 실제 색상으로 변환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천왕성과 해왕성은 둘 다 옅은 청록색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의 연무층이 더 두터운 천왕성이 좀 더 옅은 색조를 띠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2015~2022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천왕성. 맨 위가 북극이고, 옆으로 난 두 줄은 참조용으로 그은 남위 35도, 북위 35도선이다.
천왕성이 계절마다 색이 변하는 이유
연구진은 또 1950~2016년의 애리조나 로웰천문대 관측 자료 등을 토대로 천왕성이 태양을 한 번 공전하는 84년 동안 계절에 따라 천왕성의 색이 약간씩 변하는 이유도 알아냈다.
자전축이 97도 기울어져 있는 천왕성은 춘분(또는 추분)점에서는 적도 지역이, 동지(또는 하지)점에서는 극 지역이 햇빛을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적도에는 적색광을 흡수하는 메탄이 더 많다. 따라서 적도는 상대적으로 파란색을, 극지방은 녹색을 더 띠게 된다. 이는 천왕성의 극지대가 태양을 향해 있는 하지나 동지 점에서 녹색이 더 짙어지고, 춘분과 추분에는 파란색조가 더 강해지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천왕성 극지 상공의 메탄 얼음 입자들이 빛을 산란시켜 녹색과 적색 빛의 반사율이 높은 것도 천왕성의 색상에 영향을 끼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93/mnras/stad3761
Modelling the seasonal cycle of Uranus’s colour and magnitude, and comparison with Nept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