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누리꾼들 "정의로운 발언"…방송사에서는 해고

"일본 강진 업보" 발언 후 팔로워가 821만명으로 늘어난 샤오청하오의 더우인 계정. 더우인 캡처 일본 강진은 '업보'라고 발언한 중국 관영TV 아나운서가 소셜미디어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회사에서는 해고됐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워가 800만 명을 넘어서며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6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TV는 지난 2일 일본 지진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아나운서 샤오청하오를 업무에서 배제한 데 이어 지난 4일 해고했다.

그는 일본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 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영상을 올려 "바오잉(報應·인과응보 혹은 업보)이 왔나? 일본에서 돌연 7.4 규모 강진"이라며 지진 발생 소식을 전했다. 그는 "새해 첫날 이처럼 큰 천재지변이 발생했으니 2024년 내내 일본 전체가 먹구름에 휩싸일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어떤 일들은 적게 해야 한다. 핵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바다로 방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영상에 퍼지자 중국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됐다. 그가 속한 회사는 발칵 뒤집혔고 즉각 업무에서 배제됐다. 바로 해고 처분이 내려지면서 일자리도 잃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대다수 중국 매체와 누리꾼들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지진을 업보에 빗댄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민심을 대변한 것"이라며 그를 두둔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중국 명문 푸단대 출신인 그는 하이난TV의 종합 뉴스와 중국 최대 명절 춘제 특집 버라이어티쇼의 진행을 맡는 등 이 방송국의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해 왔다. 더우인 계정 팔로워가 100만 명에 달했다.

그런데 이 발언 이후 더우인 계정 팔로워가 5일 만인 지난 5일 821만 명으로 급증했다. 3억1000만 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왕훙(파워 인플루언서)으로 떠올랐다. 해고 소식에 따른 위로의 댓글로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논란이 있긴 하지만 그의 발언은 정의로웠고, 중국인들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그를 옹호했다. 한 누리꾼은 "방송국은 당신을 원치 않지만, 우린 더우인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다. 당신을 지지한다"라고 썼고, 또 다른 누리꾼은 "TV에서는 볼 수 없지만, 더우인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