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강진 피해를 입은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 주변 바다에서 10일 또다시 거대한 기름막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이날 오후 노토반도 서부 ‘시카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호쿠리쿠전력으로부터 “원전 배수구 인근 해역에서 가로 100ｍ, 세로 30ｍ 넓이의 기름막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시카 원전에선 지난 1일 강진으로 변압기 배관이 파손돼 기름이 누출된 바 있다. 이에 원전 배수구 주변 바다에서는 지난 7일 가로 10ｍ, 세로 5ｍ에 이르는 기름막이 확인됐다. 현지 소방 당국은 이날 새롭게 발견된 기름막이 또다른 기름 유출로 인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시카 원전은 이번 강진 발생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관측된 노토반도 서부 시카마치에 위치해 있다. 변압기 파손에 따른 기름 누출량은 약 2만3000리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호쿠리쿠전력은 기름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외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카 원전 측은 이번 기름 유출로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시설을 일부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겪고 있다. 시카 원전 반경 30㎞ 안에 있는 약 120개 방사선량 계측기 가운데 최대 18개가 지진 발생 이후 작동하지 않았으며, 현재는 2개가 계측 불가능한 상태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날 개최된 정례 회의에서 시카 원전의 변압기 복구를 서두르고 지진 대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에서는 “남아 있는 변압기가 여진으로 파손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복구를 서두르고 원인 규명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호쿠리쿠전력은 변압기 파손 등에도 강진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 주변 바다에서 거대한 기름막이 연이어 발견되고, 당초 발표한 쓰나미 관련 정보를 수정하면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이 업체는 애초 쓰나미에 따른 시카 원전 주변 해역의 수위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으나, 강진 발생 시점으로부터 1시간 30분이 지난 뒤 3ｍ 높이의 쓰나미(지진해일)가 원전에 도달했다고 전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