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예금이 많을까 대출이 많을까?

우리 국민은 예금이 많을까 대출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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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금이 더 많습니다. 우리 국민(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073조 원입니다. 그중 예금 2,279조 원 그리고 증권과 펀드에도 1,099조 원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채권도 160조 원어치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가계의 대출금은 2,164조 원입니다. 그러니 예금이 대출보다 많고 여기저기 투자해놓은 금융 자산을 합치면 대출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가계의 금융자산이 금융부채의 2.2배'입니다. (한국은행 3분기 자금 순환)

우리 기업(비금융법인)은 같은 기간 3,942조 원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고, 금융부채는 3,735조 원입니다. 그러니 200조 원 정도 흑자입니다. 기업은 가계와 다르게 흑자가 꼭 좋은 것은 아니죠. 곳간에 돈이 있는데도 투자를 안 한다는 뜻이니까요. 우리가 학교에서 자금이 남는(자금 잉여 주체) 가계는 저축을 하고, 기업은 이를 빌려 투자를 한다고 배운 것과 같습니다.

2. 그러니 '금리를 올리면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표현은 절반만 맞는 표현입니다. 한편에선 그만큼 이자 수익이 불어납니다. 고금리가 반가운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50bp(0.5%p) 인상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약 12조 2천억 원 정도 늘어난다고 추정했는데요. (대출이자율보다 예금이자율이 조금 낮은 것을 감안해도) 예금에 대한 이자수익도 그만큼 따라 올라갑니다.

또 하나 오해하기 쉬운 게, 기준금리를 올리면 빚이 많은 서민의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빚은 주로 소득이 높은 가구가 갖고 있습니다. 서민들은 은행 대출 자체가 어렵고 특히 우리 가계대출의 절반(54%)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은 그야말로 집이 있는 사람들만 빌릴 수 있으니까요.

2023년 기준 소득 5분위 중 5분위(상위 20%)의 평균 부채는 2억 634만 원입니다. 반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평균 부채는 2,004만 원이었습니다.(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그러니 시중 금리가 오르면 서민보다는 중산층이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그래서 중산층이 지갑을 더 닫는 문제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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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렇다면 서민들은 진짜 빚이 없을까. 저신용자(신용점수 1,000점 중 664점 이하)들이 은행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합니다(2023년 3분기). 우리 사회 모든 시스템이 경제적 약자에게 혜택을 주지만 금융은 그렇지 않죠. 경제적 약자에게는 대출을 안 해주거나 더 높은 이자를 받습니다 . 결국 금융 약자들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새마을금고 같은 제2금융권에서 비싼 이자율로 대출을 받습니다. 여기서도 밀려나면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을 찾죠. 이 중 상당수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이 안 되면 흔히 카드 돌려막기(리볼빙)나 카드론을 받습니다. 리볼빙 잔액과 카드론 잔액은 2023년 11월 말 기준 7조 5천억 원과 1조 6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입니다. 빚을 못 갚을수록 대출 이자율은 계속 높아지죠. 지난해 2월 기준,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대출금리는 18.7%였습니다. (여신금융협회) 이는 소득이 낮은 계층이 진 빚의 규모는 고소득층에 비해 작아도, 그 무게는 훨씬 무거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빚을진 가구 중 5.5%는 '빚을 갚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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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계가 돈을 쓰면 '소비'라고 하고 기업이 돈을 쓰면 '투자'라고 합니다. 지난 2022년 3분기 5.2%까지 올랐던 민간 소비는 지난해 3분기에는 0.2%까지 내려왔습니다. 코로나로 못 썼던 돈을 다 소비하고 민간 소비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년 새 4.2%가 줄었습니다.(최근경제동향 기획재정부 2024년 1월).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2,279조 원의 예금을 소비로 돌리려면, 또 기업의 투자를 늘리려면 금리를 좀 내려야 할 텐데요.

실제 고금리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가격 상승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빠른 금리인하도, 큰 폭의 금리 인하도 기대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럼 은행권에서 밀려나 고금리에 시달리는 경제적 약자는 어떻게 할까.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취약업종에 차별적으로 크게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선별적이고 한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대출이 막힌 서민들을 위해 '새희망홀씨대출'이나 '햇살론' 등 여러 정책 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햇살론'은 저축은행에서도 대출이 막힌 서민들을 위한 대출상품입니다. 정부는 또 은행들을 설득해 자영업자들이 은행에 낸 이자 중 4%가 넘는 부분은 1인당 최대 3백만 원까지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햇살론'마저 자격이 안 되는 서민들을 위해 소액을 대출해주는 '최저 신용자 특례보증' 상품은 팔기가 무섭게 매진됩니다.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 원을 긴급대출해주는 '소액생계비대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자율이 15.9%나 되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창구 문을 열자마자 소진됐습니다. '급전'이 간절한 것입니다.

신한카드 등 국내 8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연체총액(1개월 이상 연체기준)은 2조 516억 원까지 높아졌습니다. 1년새 53.1%(7,118억 원)나 급증했습니다(금융통계정보시스템/2023년 3분기). 통계만 보면 가계 대출보다 예금이 더 많지만, 우리 사회 한쪽에선 여전히 급전이 궁합니다. 당정은 지난주 대출이 쉽지 않은 서민들을 위해서 연체 기록을 삭제해 주기로 했습니다. 2천만 원 이하 대출이어야 하고 5월까지 모두 갚는 조건입니다. 최대 29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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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Comments
자유인48 01.13 10:25  
저축액이라는게 전세금 받은거 묵혀두는거. . 그건 오 음행으로부터 받은 전세대출. .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제도를 고려해야죠. 저축아닌 대출 결국
자유인95 01.13 10:25  
돈이 많으면 예금보단 생활자금 사용이 늘어나고 돈이 없으면 대출이 늘어나는거 아닌가. 요즘 세상에 예금이 많은 직장인은 많지 않을거시고 대출은 거의 대부분의 직장인은 다 있는데 ㅠ
자유인97 01.13 10:25  
상위 삼십프로 빼고 말해
자유인228 01.13 10:25  
윤떡류리  정부에서 근로장려금  60프로  줄어든건  언급 안하네.
자유인88 01.13 10:25  
나만 예금이 없구나!!
자유인189 01.13 10:25  
우리는 가계부채가 매우 심각해서 내수가 살아나기 힘들다고 함
자유인203 01.13 10:25  
맞는말이네
자유인210 01.13 10:25  
이런게 뭔 의미가 있나요 국민의 몇 %가 대출보다 예금이 많은지 알아야지 상위 5%예금이 어마어마 할텐데
자유인147 01.13 10:25  
부자들 감세정책은 영원히 언어조차도 몾쓰게해야되네 그걸보고 낙수효과란다 OOO들이낙수가아니고 감세정채을펼치는것은크나큰오산  세금혀ㆍㄱ대정책을쓰고 전국민기본복지정책을 확대하는것이  분배정책이라는것이네  어떤이들은지가세금내고 지가받는것이 대는사랑도잏고 내는세금없이 복지혜택만누리는어려운세대도있을것이고잘살아서  혜택보다세금만더내는세대도있는것이분배정책이라는것이네분배정책이라는것은 세금으로 펼쳐지는것이네  토자로 낙수효과보는것은 일부사람들에게만혜택이가는것이네  분배정책뒤에부수적으로하는정책이너요
자유인143 01.13 10:25  
개비씨가  개석렬이 닮어 가는구나, 전국민
  개비씨 채널 돌리기 합시다.
자유인76 01.13 10:25  
세금ㆍ임금내려 일자리를 만들어야 경제도 돌아가고 나라도 있는거다
자유인207 01.13 10:25  
윤도 문처럼 아파트 가격 3배 올려라 양심이 없네.. 돈 예금하면 벌금 물려야
자유인167 01.13 10:25  
돈은 국회의원들쪽에 다있다,
누리는 특권 보세여들~
자유인251 01.13 10:25  
아마도... 국가가 떼간 각종 연금, 건보료 때문에 예금이 높게 잡히는 거일 듯...
자유인92 01.13 10:25  
ㅋㅋ 세계부채 1위국가를 예금이 많다고? 그런것도 시키대? PF대출 무너지면 줄줄이 무너지는거 뻔히 알고있는데 궁민을 개돼지로 아네
자유인184 01.13 10:25  
국가부채 늘려서 집값만 올려놓고 떠받치는 이상한 나라.  자기들이 올려놓은 집값때문에 출산율이 낮은건데 그걸 중국인들 유입시켜서 해결하겠다는 매국노 정치인들.
자유인22 01.13 10:25  
이러니 기더기라고 하는거다.이런 단순비교로 예금이많다고?기더기야  평균의 오류라는 건 알고있냐? 가진자와 가지지못한자 큼액ㅇ다르고 편차도 심한건 알지? 그래서 중간평균이 중요한거란다.앞으로 최소한 경제관련 기초지식을 가진자를  기자로 뽑아라.
자유인224 01.13 10:25  
신용사면이라는 용어자체가 무의미해진  소상공인이네 신용사면과동시에 채무액 추징3년간유예  3년거치후 분활상환 정책이필요하네 그래야 숨통이나마 트이는효과네요 소상공인을위한 세심한정책이 필요합니다
자유인157 01.13 10:25  
김원장 말도 안되는 괴소리헌다 --;;; 부자들은 이자는 많이 받고 부채는 최저비용으로 떨꾸고 가난한 사람은 이자는 적게 받고 부채는 맥스로 갖다 받치고 있어 그리고 위정자들은 맥스로 갖다받치는 돈 떼먹으며 호위호식하고 공리를 논할때 사회전체의 공리가 커진다고 그 사회가 좋은 사회가 아냐 가장 힘든 사람의 공리가 얼마냐가 사회적 공리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
자유인166 01.13 10:25  
국민이 아니라 상위 2%가 많은거겠지!
자유인102 01.13 10:25  
이딴 데이터쪼가리 의미 없다. 월300 월급쟁이가 최대한 아껴 50%를 저축한다고 봐라. 변수를 차단하고 단순 계산해도 1년 모으는 금액이 1800만원이야. 10년 모아야 1억8천만원이야. 요새 25평 이상 청약아파트 기본 5억 시작이야.  28년을 모아야 온전히 나의 자산만으로 빚없이 집이 생기는거야. 26세에 바로 일 시작해도 54세가 되고 그 사이에 각 종 변수가 있잖아. 결혼 출산 이직 해고 등등. 서민들이 빚을 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이딴 부동산 중심의 사회시스템 구조를  만들어 놓고 헛소리 하고 있어.
자유인219 01.13 10:25  
저 예금이 소수의  부자들것이긋지.
자유인154 01.13 10:25  
1인당 1억이네..에라이..이재용. 최태원. 몇명빼면 (-)…이걸 통계라고 기래기놈
자유인230 01.13 10:25  
그니까 이자율 좀 정상화하자.  저금리가 미친 물가를 더 올리잖아.  그리고 이자율 올려서 미친집값도 좀 잡자. 집값 잡겠다해서 찍어줬더니..집값 펌프질만 해대네
자유인192 01.13 10:25  
생각보다 예금이 많네요 ~우리나라는 부자나라
자유인257 01.13 10:25  
국민 1인당 또는  자영업자  1인당 예금 vs 대출 금액을 알려주주셔야 현실감이있지요..초부자 1인이 100억식 예금한걸 반영하면 통계의 오류가 올수있는데..
자유인253 01.13 10:25  
뭐니뭐니해도 양극화 해소가 으뜸이다
자유인261 01.13 10:25  
오천만 전인구를 오천조원으로 나누면 1인당 일억원씩 통장에 가지고 있는데, 전국민이 부자네요! 자부심을 가지고 돈 좀 써도 되겠지요? KBS기자님!
자유인55 01.13 10:25  
빠진게  있읍니다  카드 할부 는 이자라는 단어를 안쓰고 수수료라고 합니다  19%  입니다  리볼링과 같습니다  단 개월수에 따라  차등적용합니다  카드할부 좋아하다간  평균 10%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게  됩니다  꼼꼼히  따져보고  사용하세요
자유인183 01.13 10:25  
게다가 미국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억지로 금리 동결해왔는데 금리 인하해야 한다니요.. 답답한 기사내용이네요..
자유인199 01.13 10:25  
서민들 보다 부자들이 월씬 인구가 적다 ㅠㅠ 중산층이 무너졌는데 kab이제 정권 하수인 됐구나
자유인156 01.13 10:25  
간만에 좋은기사입니다  예금이자를 내리면  부자들이 혜택이 더 많이 가네요  몰랐던 사실
자유인67 01.13 10:25  
이제부터 전세계 경기가 자연재난, 전쟁 등으로 하락국면에 접어들면 부의 이동이 시작될거임. 부자아빠 말처럼 금, 비트코인이 부의 이동을 할수있는 유일한 길이다.
자유인295 01.13 10:25  
10년동안 개같이 벌었는데 이제야 아파트 대출이랑 똔똔이네. 10년만 더 뺑이치면 말년에 행복해질라나?
자유인215 01.13 10:25  
예금이 많은것은 부유층이 만타는 이야기
자유인107 01.13 10:25  
예금에 대출금도 들어가 있습니다. 단순 금액으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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