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영향으로 아랍권 국가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연관된 서방 기업들에 대한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보이콧의 영향으로 한적한 맥도날드 매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영향으로 아랍권 국가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연관된 서방 기업에 대한 보이콧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집트와 요르단, 쿠웨이트와 모로코 등 아랍권 국가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공세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 영향으로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는 서방 기업 또는 이스라엘과 재정적으로 연계된 기업이 보이콧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시위가 금지된 이집트에서는 보이콧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익명의 이집트 맥도날드 본사 직원은 "이집트 프랜차이즈 지점에서 지난 10~11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최소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집트의 스타벅스와 맥도날드의 공급업체인 TBS 홀딩의 공동 창업자인 사메 엘 사다트도 "현지에서 수요가 약 50% 감소하거나 둔화했다"고 밝혔다.

카이로에 거주하는 레햄 하메드(31)는 "이것이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보이콧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일부 청소용품을 보이콧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르단에서는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지점에 들어가 고객을 회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수도 암만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의 계산원인 아마드 알자로는 "아무도 서방 제품을 사지 않는다"며 "대다수의 고객이 현지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한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KFC 등 서방 체인 7개 지점 매장에는 손님이 없어 텅 비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모로코 수도 라바트 지점의 한 스타벅스 직원은 "한주 사이 고객 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이스라엘 국제운동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불매·투자철회·제재'(BDS) 회원인 호삼 마흐무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규모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따라서 아랍 거리에서든 국제적으로든 그 반응이 전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모로코 등과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을 시작으로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미국의 중재 하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수교를 논의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의 수교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