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겨낸 생존자, 코로나에도 강했다…중증 입원율 오히려 더 낮아

암 이겨낸 생존자, 코로나에도 강했다…중증 입원율 오히려 더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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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부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니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을 점검하고 있다.2022.2.23/뉴스1
코로나19 확진자 중 암 진단 후 5년 이상 된 암 생존자가 암을 앓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중증 입원의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져 금연 등 관리에 신경 썼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재민 교수와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진용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진단된 40~79세 환자 79만여명을 대상으로 암 병력 유무에 따른 사망 위험 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를 암 병력 유무에 따라 각각 39만7050명, 39만7050명으로 구분하고 1대1 매칭해 입원과 중증 입원,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걸린 암 환자는 11.1%가 입원하고 1%가 사망했지만, 코로나19에 걸린 암 병력이 없는 사람 중에서는 10.2%가 입원하고 0.5%가 사망해 암 환자가 암 병력이 없는 사람보다 입원율과 사망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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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암 진단 시기에 따라 건강 위험도는 차이가 났다. 최근에 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코로나19 입원 및 중증 입원의 위험이 암 병력이 없는 환자보다 높지만, 암을 진단받은 지 5년 이상 된 암 생존자들의 입원 및 중증 입원의 위험은 오히려 낮았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위험은 암 병력이 없는 환자보다 암을 진단받은 지 5년이 넘은 암 생존자가 0.96배로 오히려 낮았다. 2~5년 전 진단받은 암 환자는 1.10배, 1~2년 전 암 진단 환자는 1.3배, 1년 미만 암을 진단 환자는 1.82배였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입원 위험 역시 암 병력이 없는 환자보다 암을 진단받은 지 5년이 넘은 암 생존자는 0.9배로 더 낮았고 2~5년 전에 진단받은 암 환자는 1.22배, 1~2년 전 암 진단 환자는 1.60배, 1년 미만 암을 진단 환자는 2.29배로 각각 차이를 보였다.

박재민 교수는 "암 생존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자연스레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운동이나 식습관 조절 등 건강행태가 더 좋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암을 진단받았다고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 습관, 금연, 예방접종, 동반된 만성질환 관리 등을 통해 건강 관리를 잘하면 오히려 더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인 '한국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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