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정년 늘리면 청년 일자리는요? [전민정의 출근 중]

무작정 정년 늘리면 청년 일자리는요? [전민정의 출근 중]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 "'대기업 노조만 수혜' 정년연장은 비현실적…모든 근로자 위한 상생방안 찾아야"
db7f967296628ee2e7f42e44b023649e_1706320296.jpg


빠른 고령화로 '일하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32만 7천명 늘었는데요. 60세 이상 고령층은 무려 36만6천명이나 증가했습니다.

2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든 공백을 고령층이 채우고 있단 얘기죠.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65세 이상 인구(963만 1천명) 10명 중 4명(39.2%)가 취업한 상태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노인 일자리는 대부분 공공일자리가 채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급증하는 고령인구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인데요.

실질적인 정년 시점인 55~64세 고용률은 68.8%로 독일(73.3%), 일본(78.1%) 등에 비해 뒤처지는 상황입니다. 실질적으로 중장년층부터 고용 불안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조기 퇴직하는 중장년, 나아가 고령층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민간기업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돼야 한다는 조언이 많은데요. 이를 위해서는 고령자 고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 "은퇴 시 임금 3배로"…'65세 정년 연장'은 부담백배

지난해말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복원되면서 다음달 첫 스타트를 끊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의 주요 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노사정 대화에선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근로시간과 고령자 고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을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특히 한국노총의 복귀로 '고령자 고용'이 최우선 논의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큰데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내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에서 고령층 고용불안과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 3가지의 계속고용 방식을 논의해왔습니다.

경사노위에 따르면 학계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참여한 계속고용연구회는 격주마다 모여 계속고용을 위한 법적 쟁점들, 청년 일자리 충돌문제, 정부지원방안 등을 대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당초 연구회는 연초에 논의 결과를 정리하고, 정부가 2월 중 '계속고용 로드맵' 발표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그러나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복귀해 사회적 대화를 준비하면서 이번 달 내로 논의결과를 정리해 다음 달부터 진행될 사회적 논의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이 늘고, 또 기업은 생산인구감소 등으로 인력난을 겪으며 노동계 역시 '계속고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데요.

그 방법으로 한국노총이 제시하고 있는 건 '법정 65세 정년연장'입니다. 현재 60세 이상으로 돼 있는 법상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개시일인 65세로 늘리겠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65세 정년연장 선택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우선 우리나라 임금의 경우 연공제적 성격이 강합니다. 오래 일할수록 임금이 오른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은퇴시기엔 임금이 채용 시기의 3배에 달할 만큼 높아지게 됩니다. 유럽이 1.5배, 일본은 2배 정도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만큼 연공성이 강하다는 얘기죠.

이 때문에 임금체계 개편 없이 법으로 정년만 늘리게 되면 기업은 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860253b265af9d23518c3185c81beb1c_1706320297.jpg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상임위원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곧 본격적으로 개시될 사회적 대화 안건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정년연장, 대기업만 수혜"…"재고용(계속고용)이 더 현실적"

초고령 사회 계속고용연구회 공동 좌장을 맡고 있는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차관급)도 이런 측면에서 노동계가 주장하는 '정년연장'은 비현실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김 상임위원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은퇴시기에 정년만 연장한다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에 신규 채용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20~30대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심각한 상황인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에 취업자 수는 9만8천명이나 감소했고, 고용률(48.5%)도 1년 전보다 0.1%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청년 고용 위축에 더해 그는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 부담이 커지면 아예 사업체를 해외로 이전하려는 곳도 속출할 것"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도 내놓았습니다.

특히 김 상임위원은 "직접 현장을 나가보니 기업의 상황이 다 달라 일률적으로 정년연장을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는데요.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대기업과 공기업, 특히 자동차나 석유화학업종 근로자들은 '정년연장'을 환영하고 있지만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정년연장'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대기업 역시 현재의 갈등적 노사관계와 경직적인 노동시장 상황에선 '정년연장'보다는 '재고용'방식을 선호합니다.

지난해 4~6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30인 이상 기업 1,04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의 68%가 고령자 고용 방식으로 '재고용'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고요.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계속고용제도 유형 중 '재고용'이 77%로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실제 '재고용' 방식으로 퇴직 후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한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는 "기업으로선 정년을 연장하는 것보다는 재고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귀띔합니다.

자사에서 근무하던 은퇴 후 근로자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도 역량이 있는 고령 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어 더 잇점이 많다는 겁니다.

김 상임위원은 이러한 측면에서 "결국 대기업 근로자만 수혜받는 정년연장은 분명한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는데요.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도 기업에게 정년연장, 정년폐지, 재고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택지를 주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84f5c79907d98107ea1e5bce0128810f_1706320298.jpg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박정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왼쪽부터),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 모든 근로자가 원하는 '계속고용' 돼야…상생방안 필요한 때

이처럼 계속고용 방식 중 정년 후 재고용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습니다.

우선 기존 임금을 삭감하는 경우, 연령차별 처우로 고소당할 수 있는데요. 실제 2013년 정년연장 때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들이 법원으로부터 패소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 근로기준법 94조에 따르면 임금삭감형 고용연장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마찰이 충분히 생길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고용연장을 하지 못한 근로자의 고용청구권 문제, 부당해고 문제, 퇴직금 산정문제, 임금조정과 분쟁해결 절차 문제 등 풀어야 할 쟁점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고령자 고용을 논의하는 데 있어 그 방법을 놓고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는 노사간 간극은 선결돼야 할 문제인데요.

다만 노사 양측 모두 고령자 고용의 필요성에 대해선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사회적 대화의 의제로 선정될 경우 논의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상임위원은 "계속고용문제는 일부 근로자와 일부 기업이 아닌 전체 기업, 전체 근로자, 그리고 우리 경제가 모두 잘되는 방향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청년일 자리와의 충돌 등의 문제가 있기에 광범위한 논의를 거쳐 세대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7672d81a8c53d7ea4b7d47cdd2f4c9b4_1706320300.jpg

16 Comments
자유인281 01.27 10:55  
자르고  다시  청년들 뽑으면 된다 ~~~!!!
자유인56 01.27 10:55  
단순히 연장이 아닌,퇴직후 재고용 형태가 바람직하다
자유인27 01.27 10:55  
김문수 본인은 70살이 넘어서 그자리에 앉아 일하면서 국민들은 60살에 그만일해라? 그리고 빈곤층으로 살아가라 이건가  말장난 그만하구 먼저 정년연장을 시행한 일본에게 물어바라 과연 김문수 당신 말처럼 정년연장이 청년일자리를 빼앗는지 말이다 어디서 시뻘건 거짓말이냐 세계적으로도 정년을 법으로 규정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인거 김씨 당시도 알고 있지?
자유인277 01.27 10:55  
김덕호 이 사람아 일본에게 물어보라고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에 진입한 일본은 정년을 늘렸고 그 사람들 말에 의하면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고 하더라 좀  알아보고 얘기를 하라고 무작정 당신의 촉으로만 얘기하지 말고 갑갑하네 진짜 탁상머리 행정 그만해라
자유인170 01.27 10:55  
재고용후 임금 50-70%이내로 깎는게 바람직하다.
자유인220 01.27 10:55  
청년일자리 위협하면 출산율 더하락하고 나라 존립마저 빨라지게된다. 정년 연장하면 안된다.
자유인101 01.27 10:55  
대기업 중소기업 중 규모가 큰 기업은 정년 연장이 주는 폐해가 분명히 있다.    청년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먼저 과감한 정년 연장이 시급하다.  아니 때늦기도 했다.    청넌이 가지 않는 업체도 정년 ㅇᆢ니장이 안되었기에 "촉탁"이라는 이름으로 1년식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실재론 똑 같은 일을 하면서 퇴직금이 없고 고용보험도 없다.    기업들이 이를 이용해 정년을 오히려 줄이고자 한다.    청년들이 가지 않는 분야로 나누어서 시급히 정년 연장해야한다.    대기업은 청년을 고려해야 함이 당연하다.
자유인15 01.27 10:55  
기득귄을 가진 노조 집단이  문제
자유인232 01.27 10:55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을 동일하게 하라는 요구는 국민들의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다 ~ 그 당연한 이야기를 무시하고 노령층을 짐짝처럼 취급하고. 호구로 보고 있으니 한심하다! ~ 어느 나라도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이 같아야 한다는것은 상식이다! 곧 베이비부머 세대 1,000만명이 정년을 맞이하면 정부의 복지 예산에만 기대어 사는 삶을 살게 될텐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예산은 저출생 시대의 청년들에게 부담을 지울것인가? 재앙이 될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을 받자는 헛소리는 그만둬라!
자유인242 01.27 10:55  
67ㅡ70대
노인분들 하시는일을 20대30대가 할려고      하지않으니~~~
말로만~~~~~~
자유인251 01.27 10:55  
기자님아~ 정년연장 핵심사유는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위해 정년연장해야 한다.  대기업, 공기업 등 따질때가 아니다. 국민연금 고갈되면 국민연금이 떠받치고 있는 우리나라 국가경제  무너진다.
김문수는 이 사실을 무시하고 대기업, 중소기업 편가르기만 한다.
계속고용하고 임금깍으면 누가 열심히 일하나??
오히려 정년연장하되  성과평가보상제를 강화해야한다
자유인302 01.27 10:55  
인구 절벽에 청년이든 중장년,노인이든 같이 가야지..같이 상생..물론 청년들에겐 기회를 더 주고 열어 줘야지.청년들 눈높이가 다르겠지만..
자유인51 01.27 10:55  
정년연장 법정으로 일단 3년 연장에
찬성합니다
자유인283 01.27 10:55  
지금 50 60대로만 구성된 중소기업은 어쩔래? MZ는 월급적고 힘들다고 퇴사하고 대기업만 보고 손빨고 있는데
자유인169 01.27 10:55  
지금까지 세금만 내고 혜택 하나도 못 본  지금 일하는 사람들은 굶어죽으란거냐?  미래세대 는 누구돈으로 키우고 교육시킬거냐?
자유인28 01.27 10:55  
선진국들이 할 일이 미치도록 없어서 정년을 70세로 연장하거나 폐지하는줄 아나?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을 동일하게 하라는 요구는 국민들의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다! 국민들을 얼마나 호구로 보았으면 ~ 곧 베이비부머 세대 1,000만명이 정년을 맞이하면 정부의 복지 예산에만 기대어 사는 삶을 살게 될텐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예산은 저출생 시대의 청년들에게 부담을 지울것인가? 재앙이 될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을 받자는 헛소리는 누가 하고 있는가? 정작 국민들은 거지로 살게 하고 싶은가?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