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주가 상승한 빅테크, AI 투자 위해 타분야 감원 이어간다

AI 열풍에 주가 상승한 빅테크, AI 투자 위해 타분야 감원 이어간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최근 알파벳,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테크 업계가 AI 투자를 확대하면서 다른 분야의 인력을 감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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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크로소프트)
26일(현지시간) <씨엔비씨(CNBC)>는 기술업계 감원 현황 집계 사이트인 레이오프스(Layoffs.fyi)의 자료를 인용해 이달 들어 85개 기술기업에서 2만3670명이 해고됐다고 전했다. 이는 약 3만8000명의 감원이 이뤄졌던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주에는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SAP가 자발적 퇴사나 직무 재교육 등으로 직원 8000명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한 MS는 게이밍 부문에서 전체 직원의 9%에 해당되는 약 1900명을 감축한다. 핀테크 스타트업 브렉스는 직원 20%를 감원하기로 했으며 이베이는 정규직 직원 9%에 해당되는 1000명을 해고한다. 제이미 이아논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더 민첩하게 일하고 더 빨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속도를 위해 팀을 재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달 초 여러 사업 부문에 걸쳐 수백명을 감원했다고 확인했으며 아마존도 프라임 비디오, MGM 스튜디오, 트위치와 오디블에서 수백개의 일자리를 줄였다. 세일즈포스는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하고 일부 지역 사무실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게임 엔진업체 유니티는 직원 25%에 해당하는 1800명을 해고할 방침이다. 디스코드도 직원 17%를 감원한다. 

CNBC는 "알파벳, 메타와 시가총액이 3조달러를 돌파한 MS 주가는 전날 모두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며 "월가가 실리콘밸리에 환호하고 있는 와중에 기술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술기업들은 인플레이션 상승,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와 2022년 기술주 하락세에 대응해 대대적인 비용 절감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만 277개의 기업들이 9만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없앴다. 

올해 경제 전망이 개선됐는데도 빅테크가 비용 절감 조치를 이어나가는 데는 AI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AI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일부 기술 기업들은 AI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일부 사업에 대한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기술산업 채용 플랫폼인 다이스 모기업인 DHI그룹의 아트 자일 CEO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기업들은 AI 중심의 재편을 위해 성공적이지 못했던 제품 라인이나 부서의 직원 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1월 감원 규모가 1년 전에 비해서는 훨씬 적다며 "이전과 같은 종류의 감원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CNBC에 "구글과 나머지 빅테크가 AI에 크게 베팅하는 한편 비전략적인 부분은 줄이고 있다"며 "빅테크의 일부 분야에서 해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술 분야에서 AI 기술 경쟁이 지속됨에 따라 AI 분야에서는 전례 없는 고용 열풍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이번 감원이 "중복되는 영역"을 축소하는 대규모의 "실행 계획의 일부"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AP는 이번 구조조정이 "핵심적인 전략적 성장 영역, 특히 비즈니스 AI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올해 초 메모를 통해 "우리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고 올해 큰 우선순위에 투자할 것"이며 "이러한 투자를 위한 여력을 갖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퍼블리시스 사피엔트의 나이젤 바즈 CEO는 일부 기업들이 메타와 세일즈포스가 대대적인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호재를 누린 점에 주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메타와 세일즈포스를 추진력이 필요했던 기업의 사례로 본다"며 "이 기업들이 추진력을 얻은 순간 아마도 전에도 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일들을 확고하게 실행했고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023년을 "효율성의 해"라고 부르며 약 2만명을 감원했는데 투자자들은 이러한 전략에 크게 환호했다. 지난해 메타 주가는 200% 가까이 폭등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1월 인력의 약 10%를 감원했는데 작년 주가는 약 두 배 올라서 2009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최근 감원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다음 주에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MS 등은 모두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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