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급한 바이든, 반도체 보조금 서둘러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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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8 22:26
3월 국정연설 전 지원안 발표
보조금 신청 170곳 중 2곳 받아
더딘 보조금 지급에 업계 불만
바이든, 대규모 지원 속도낼 듯
대선 격전지 애리조나·오하이오
인텔·TSMC, 반도체 공장 건설
'텍사스' 삼성보다 앞서 받을 듯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미뤄온 반도체 지원법 관련 보조금 지급을 몇 주 안에 시작할 전망이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가 보조금을 받을 기업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글로벌파운드리 등도 유력한 지급 대상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이번 지원안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무기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첨단 반도체 제조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3월 7일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이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 측에선 국정 성과를 부각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당 보조금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22년 의회에서 통과시킨 5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지급된다. 진보 성향인 내비게이터리서치의 지난해 10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도체지원법은 응답자의 69%가 지지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법안이다.
다만 해당 보조금을 받기 위한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실제 보조금 지급 건수는 단 두 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계에선 법안 이행 속도가 느려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1위인 TSMC는 최근 애리조나주 두 번째 공장의 생산이 1~2년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보조금과 관련한 일정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TSMC는 앞서 첫 번째 공장 개장을 2024년에서 2025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존 버와이 연방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 보안 및 기술 고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TSMC가 대만이나 일본에 팹을 건설하고자 하면 미국보다 훨씬 더 빨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해도 바로 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발표는 예비 성격을 띠며 실사를 거쳐 최종 지급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자금은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급된다. 다만 개별 기업의 지급 시기와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3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이 밖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글로벌파운드리 등도 경쟁 기업이다.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팹당 최대 30억달러까지 각 프로젝트 총비용의 15%를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부터 대출, 대출 보증, 세금 공제 혜택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39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보조금 지급이 결정된다 해도 변수는 있다. 숙련된 반도체 공장 노동자가 부족한 건 잠재적 지연 원인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기술자,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를 포함해 반도체산업에 인력 6만7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환경정책법(NEPA)도 위협 요인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보조금을 지급하기 전 환경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연방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전체 NEPA 검토에 평균 4.5년이 걸렸다.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하면 반도체 공장 건설이 1년 지연될 때마다 건설비용은 약 5%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원 의회에서 주요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의 NEPA 검토를 면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 문턱은 넘지 못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mail protected]
보조금 신청 170곳 중 2곳 받아
더딘 보조금 지급에 업계 불만
바이든, 대규모 지원 속도낼 듯
대선 격전지 애리조나·오하이오
인텔·TSMC, 반도체 공장 건설
'텍사스' 삼성보다 앞서 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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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의식해 서둘러 보조금 지급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이번 지원안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무기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첨단 반도체 제조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3월 7일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이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 측에선 국정 성과를 부각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당 보조금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22년 의회에서 통과시킨 5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지급된다. 진보 성향인 내비게이터리서치의 지난해 10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도체지원법은 응답자의 69%가 지지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법안이다.
다만 해당 보조금을 받기 위한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실제 보조금 지급 건수는 단 두 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계에선 법안 이행 속도가 느려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1위인 TSMC는 최근 애리조나주 두 번째 공장의 생산이 1~2년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보조금과 관련한 일정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TSMC는 앞서 첫 번째 공장 개장을 2024년에서 2025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존 버와이 연방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 보안 및 기술 고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TSMC가 대만이나 일본에 팹을 건설하고자 하면 미국보다 훨씬 더 빨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해도 바로 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발표는 예비 성격을 띠며 실사를 거쳐 최종 지급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자금은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급된다. 다만 개별 기업의 지급 시기와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텔·TSMC 먼저 받을 듯
이번 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의 유력한 수혜 기업으로 인텔과 TSMC가 거론된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 오하이오주, 뉴멕시코주, 오리건주에서 435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TSMC는 총 400억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인근에 반도체 공장 두 곳을 짓고 있다. 애리조나주와 오하이오주는 11월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에서 격전지로 꼽힌다.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3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이 밖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글로벌파운드리 등도 경쟁 기업이다.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팹당 최대 30억달러까지 각 프로젝트 총비용의 15%를 지원받을 수 있다. 보조금부터 대출, 대출 보증, 세금 공제 혜택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39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보조금 지급이 결정된다 해도 변수는 있다. 숙련된 반도체 공장 노동자가 부족한 건 잠재적 지연 원인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기술자,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를 포함해 반도체산업에 인력 6만7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환경정책법(NEPA)도 위협 요인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보조금을 지급하기 전 환경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연방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전체 NEPA 검토에 평균 4.5년이 걸렸다.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하면 반도체 공장 건설이 1년 지연될 때마다 건설비용은 약 5%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원 의회에서 주요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의 NEPA 검토를 면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 문턱은 넘지 못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