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못 탄 韓 최초 '복합재 연료탱크'…소형로켓으로 신뢰도 높일 것

누리호 못 탄 韓 최초 '복합재 연료탱크'…소형로켓으로 신뢰도 높일 것

우주스타트업 ANH스트럭쳐, 탄소섬유 소재 추진제 탱크 개발
기존 대비 30% 가볍고 20% 저렴…우주공간 안전성 입증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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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뉴시스]안현수 ANH스트럭쳐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탄소섬유 소재 기반 우주발사체 추진제 탱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속 추진제 탱크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탑재를 위해 제작된 크기다. (사진=윤현성 기자)[진주=뉴시스]윤현성 기자 = 국내 우주 스타트업 ANH스트럭쳐가 기존 로켓 부품보다 30% 가볍고 20% 이상 저렴한 추진제(연료) 탱크를 개발했다.

안현수 ANH스트럭쳐 대표는 13일 이같이 밝히고 "향후 국내 우주 산업 비용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ANH스트럭쳐는 올해로 11년차에 접어든 항공우주·복합재 전문 솔루션 기업이다. 방산항공산업, MRO(항공기 정비), 항공기용 캐빈 인테리어, 우주 등 크게 4개 영역에서 설계·제작·시험평가·인증 등의 절차를 모두 자체 수행하고 있다.

특히 ANH스트럭쳐는 기존의 항공산업에서 강점을 보였던 경량화 기술을 우주 분야에 접목해 나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R&D(연구개발) 과제를 함께 하며 금속 대신 '탄소섬유' 소재로 이뤄진 우주발사체 추진제 2단 탱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ANH스트럭쳐에 따르면 알루미늄 등 금속 대신 탄소섬유로 추진제 탱크를 제작하면 전체 무게가 30% 가량 가벼워진다. 우주발사체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기체 무게를 줄여 추진력을 높이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강점을 가진 셈이다. 이에 더해 제작 비용도 금속 소재 대비 20% 이상 절감했다는 게 ANH스트럭쳐의 설명이다.

당초 ANH스트럭쳐는 과기정통부와의 R&D 과제로 개발한 탄소섬유 탱크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탑재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약 75억원을 자체 투자해 탄소섬유 소재를 제작하는 '로봇 AFP 머신'과 액화질소 보관 탱크 등을 구축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누리호 탑재는 불발됐다.

탄소섬유 탱크를 누리호에 싣지 못한 이유는 여타 산업계보다 안전성에 가장 보수적이고 신중한 항공우주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탄소섬유 탱크가 모든 안전시험, 인증 등을 통과하긴 했으나 직접 우주 공간에서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이에 ANH스트럭쳐는 누리호처럼 중형 이상 발사체가 아닌 소형 발사체에 탄소섬유 탱크를 탑재해 발사하고, 이를 통해 실제 우주공간에서의 신뢰성 입증부터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실제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다른 우주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ANH스트럭쳐는 협업을 통해 3년 내 탄소섬유 탱크를 우주로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ANH스트럭쳐는 올해 내내 항공우주업계 최고의 화두였던 '우주항공청' 설립의 시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항공우주업계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빠른 설립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거버넌스가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현수 ANH스트럭쳐 대표는 "저희를 비롯해 경남, 사천 지역 항공우주업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크게 안고 있는 숙제는 인력이다. 지방도시소멸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듯이 정말 인력난이 크고 처절한 상황"이라며 "우주항공청이 들어선다면 단독으로 오는게 아니라 다양한 관련 기관들이 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주항공청과 여러 연구기관들이 같이 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력 유치에서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우주항공청이 빨리 설립돼서 인력난 같은 고민을 덜게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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