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세 신유열 전무 승진...그룹 미래 먹거리 전담

롯데 3세 신유열 전무 승진...그룹 미래 먹거리 전담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
신유열, 지주서 신성장 발굴
CEO 38명 가운데 14명 교체
장재훈 등 외부 전문가 영입
김상현 등 유통 3인방 유임


신동빈(68)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7) 롯데케미칼 상무가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는 그룹 지주회사로 이동해 롯데를 키워나갈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중책을 맡았다. 경영 승계 속도를 높이고, 젊은 롯데로의 변신을 주도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롯데그룹은 또 계열사 CEO 38명 가운데 14명(37%)을 바꾸면서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에 나섰다. 그룹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화학 부문은 이훈기 사장이 총괄하게 됐다. 다만 그룹 핵심인 롯데쇼핑의 김상현 부회장 등 3인방은 유임돼 유통부문 혁신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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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이훈기 화학군 총괄대표롯데그룹은 6일 오전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각 사별로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 3세 신 상무는 예상대로 전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신설)을 이끈다.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 2의 성장 엔진 발굴에 나선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신 전무는 지난해 8월 일본 롯데파이낸셜 최대 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대표로 선임됐고, 같은해 12월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했다. 앞서 한화·코오롱 등 다른 주요 그룹 인사에서 80년대생 오너 일가 3·4세들이 대거 승진하면서 유통가 안팎에서는 신 상무가 이번 인사에서승진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계열사 CEO 인사도 세대 교체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60대 CEO 8명을 포함해 14명이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40대인 우웅조 상무가 롯데헬스케어 대표에 선임됐다. 이로써 40대 계열사 CEO는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 에프알엘코리아 정현석 대표를 포함 3명으로 늘었다.

주요 사업군(HQ)별로는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했던 김교현 부회장(화학군 총괄대표)이 용퇴하고, 후임으로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이훈기 사장이 임명됐다. 1967년생인 이훈기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20년부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M&A와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유통군의 핵심 3인방인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유임됐다. 정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 출신인 정 사장은 패션MD 전문가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프리미엄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나영호 롯데e커머스 대표는 교체됐다.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 출신인 나 부사장은 2021년 4월부터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인 롯데온을 지휘했지만, 뚜렷한 실적 및 체질 개선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도 최경호 대표가 물러나고 신임 대표에 김홍철 롯데 유통군 HQ 인사혁신본부장(전무)이 임명됐다.

식품군 총괄대표를 맡아온 이영구 사장은 제 자리를 유지하고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인 고수찬 부사장과 재무혁신실장인 고정욱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한다.

30년 넘게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신 회장의 비서를 역임한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는 용퇴를 결정했다. 지난 6월 이미 중간 인사를 단행한 호텔군은 이번 인사 대상에선 빠졌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외부전문가 영입 기조를 이어갔다. 롯데물산 대표에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롯데AMC 대표에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가 각각 내정됐다.

롯데물산을 이끌게된 장재훈 부사장은 23년 동안 국내외 부동산 업계에 근무하면서 폭넓은 글로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e커머스를 맡은 박익진 부사장은 맥킨지앤컴퍼니와 ING생명 등 글로벌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앞서 롯데는 지난 9월 롯데GFR 대표에 신민욱 전무(제일모직·한섬 출신), 10월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이돈태 사장(삼성전자 출신)을 영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CEO도 물류전문가인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중이다.

여성 CEO 확대도 눈에 띈다. 롯데AMC 대표에 김소연 대표가 등용되면서 롯데그룹 내 여성 대표는 기존 롯데GFR 신민욱 전무와 롯데멤버스 김혜주 전무를 포함해 총 3명을 늘었다. 이는 2018년 처음으로 여성 CEO를 발탁한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일각에서 거론됐던 사업군별 조직(HQ) 제도 개편은 실행되지 않았다. 그룹 한 관계자는 “사업군이 워낙 다양해 주요 사업군별 운영·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조직 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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