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등 지병 앓아…조카 거동 불편해 신고도 못해
"장애인활동지원사 대체 인력 원하지 않아…보호조치 못 받아"ⓒ News1 DB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조카를 50년간 돌봐온 70대 여성이 쓸쓸한 죽음을 맞이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7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58분쯤 순천시 향동의 한 빌라에서 A씨(78)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A씨 옆에는 지적장애 1급 조카인 B씨(54)가 함께 있었다.

평소 A씨는 고혈압과 당뇨 등 각종 지병을 앓고 있었고, 발견 당시 부패가 상당 부분 진행 중이었다.

경찰은 순천시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지난 1일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기초수급자나 행정기관 보호대상은 아니었고, B씨는 기초수급자였다.

A씨는 B씨의 부모가 사망한 뒤 돌봐줄 보호자가 없자 자신이 50년간 보호자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시 관계자가 B씨의 의료 관련 서류를 떼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가 답이 없자 자택을 방문, A씨가 숨진 것을 파악했다. 집 안에 있던 B씨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거동이 불편해 신고조차 못하고 있었다.

순천시는 B씨에게 장애인활동지원사를 파견해 관리해왔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몸을 다쳐 대체 인력을 구하던 중, A씨가 파견 인력 지원을 원치 않아 행정기관으로부터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B씨를 장애인 생활시설에 입소 보호시킬 예정이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