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더웠던 9월, 기온 변동 폭 큰 11월…“기후변화 실감한 가을”

가장 더웠던 9월, 기온 변동 폭 큰 11월…“기후변화 실감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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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낮 기온이 30도로 늦더위 날씨를 보인 지난 9월 10일 서울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산책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가을 한국인들은 ‘기후변화’를 실감했다. 지난 9월 전국 평균 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11월은 기온 변동 폭이 지난 51년간을 통틀어 2번째로 컸다.

기상청은 7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23년 가을철(9월~11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가을철 전국 평균 기온은 15.1도로 평년보다 1도 높았다. 기상청이 전국 기상관측망을 확충한 시기인 1973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높았다.

특히 9월 전국 평균 기온은 22.6도로, 1991~2020년 평균값보다 2.1도나 높았다. 지난 51년 중 최고치다.

11월의 1~30일 하루 평균 기온의 표준편차로 본 ‘기온 변동 폭’은 5.9도로, 1979년 이후 최고였다. 11월 하루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달 5일 18.6도였고, 가장 낮았던 날은 지난 30일 영하 1.2도였다. 양일의 기온 차는 19.8도로, 역대 11월 내 가장 큰 하루 평균 기온 격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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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11월 전국 평균 기온 분포도.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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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18.9도로 1970년 이후 역대 11월 중 최저 기온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지난달 2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있다.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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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갔던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한용품을 착용하고 있다. 2023.11.12 권도현 기자

가을철 전국 강수량은 278.5㎜로 평년(216.9~303.7㎜)과 유사했다. 9월 중순에는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극값 기록을 경신한 지점이 많았다. 10월에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고, 11월 상순에 다시 많은 비가 내렸다.

11월 17~18일에는 눈구름이 서해상을 통해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이른 첫눈이 관측됐다. 지역별로는 서울·대전은 평년보다 3일, 인천은 6일, 광주 12일, 부산에서는 35일 첫눈이 일찍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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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해수면 온도도 최근 10년 평균 수온보다 0.8도 높았다. 10년 중 최고치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태풍의 규모가 잘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기상청은 지난달 29일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040년대에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2도 오르며, 강한 태풍이 한반도에 찾아올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도 ‘이상 기상 현상’이 많았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9월 4~5일 폭우·홍수로 39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홍콩에는 시간당 158㎜ 이상 폭우가 오며 2명이 사망하고, 110여 명이 다쳤다. 인도에는 지난 10월 4일 폭우로 인한 홍수 때문에 82명이 숨지고, 140명이 실종됐다. 그리스·튀르키예·불가리아에서는 폭풍 ‘다이엘’의 영향으로 하루 만에 연 강수량을 넘는 폭우가 내려 3개국에서 26명이 사망했다. 스페인 몬토로에서는 9월 5일 47.5도로 유럽 사상 최고 기온이 기록됐다.

기후변화가 심화하면 기온이 오를 뿐 아니라 날씨의 ‘변동성’도 커진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초가을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하고 늦가을에는 기온변동이 매우 커, 기후변화를 실감한 가을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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