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색 장농부터 쁘아종 향수까지, 잡지로 살펴보는 30년 전 생활 물가 [옛날잡지]

옥색 장농부터 쁘아종 향수까지, 잡지로 살펴보는 30년 전 생활 물가 [옛날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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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기억하는 최초의 짜장면 가격은 얼마인가요?

짜장면 가격을 물가의 바로미터처럼 얘기하곤 하죠. 한국물가정보에서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70년 짜장면 평균 가격은 100원이었습니다. 그럼 올해 짜장면의 평균가격은 얼마일까요? 얼마 전 저희 라이프팀에서 쓴 기사(“지나간 짜장면은 돌아오지 않아” 불어나는 이색 짜장면의 세계)를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텐데요, 6361원입니다. 하지만 이 가격에 파는 중식당을 찾기 쉽지 않죠. 요즘은 배달비도 만만치 않고요.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물가에 한숨만 늘어가는 요즘, 과연 30년 전 생활 물가는 어땠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걸 살피기에 ‘옛날잡지’만한 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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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993년 11월호 레이디경향의 판매가는 얼마였을까요? 별책부록 포함 5500원. 당시 짜장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569원이었으니, ‘약 3.5 짜장면’이네요. 앞서가는 현대 여성의 교양 잡지 레이디경향 한 권을 사보는 것이 굉장한 투자이자, 어쩌면 사치였을 듯합니다.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현재 여성월간지는 얼마에 판매되고 있을까요? 여성동아 11월호 정가는 별책부록 포함 11000원.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책값은 정말 오르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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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살펴볼 물가는 여성지 광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화장품입니다. 지금과 같은 로드숍이나 드럭스토어가 없던 시절, 방문판매나 백화점 위주로 판매되는 화장품 가격은 절대 만만치 않았습니다. 드봉 아티스테의 스킨이 15000원이네요.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거품이 많았던 시절로도 보입니다. 미모의 톱스타들이 각 화장품 브랜드 간판 모델로 활약하던 시절이니 모델비까지 제품 비용에 포함된 게 아닌가 싶네요.

“화운데이션과 콤팩트의 이중효과”를 내세운 신개념의 트윈케이크 ‘듀오케잌’의 가격은 18000원. 지금 기준으로 봐도 싼 가격은 아닙니다. 그럼 해외 브랜드는 어땠을까요. 랑콤의 마끼두쇠르 파운데이션의 권장소비자가격은 무려 35000원에 달했습니다. 대체 월급의 몇 퍼센트인가요. 임신진단 시약의 가격도 8000원이라는 고가에 판매됐습니다. 지금 보니 당시 여자로 산다는 게 너무 힘들었겠다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꾸밈 노동을 위해 눈물 머금고 고가의 화장품을 사야 했던 분들 많았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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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이트나 원목가구가 유행하듯, 한때 새신부의 혼수로 인기를 끌었던 옥색 가구 기억하시나요? 1990년대만 해도 ‘자’ 단위로 판매하던 옷장과 서랍장, 화장대, 침대 등의 가구세트는 첫 번째로 혼수로 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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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화풍이 묻어나는 11자 옷장의 가격은 350만원을 넘어갔네요. 비싸다, 비싸다 탄성이 끊이질 않습니다. 무려 ‘2230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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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멋쟁이들의 필수품, ‘향수’의 가격을 살펴볼게요. 한때 영화 이름으로도 등장했을 정도로 인기였던 향수 ‘쁘아종’의 가격은 10㎖에 58000원이었습니다. 한번 뿌릴 때마다 이게 얼마치인지 환산을 해봄 직한 가격입니다. 당시 X세대들은 진정 멋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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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던 중 거의 유일하게 “싸다” 소리가 나왔던 건, 역시나 책값이었습니다. 순정만화 함께 돌려보던 친구야, 기억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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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들은 발끝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죠. 당시 젊은 층이 즐겨 신던 캐주얼 신발 브랜드의 가격도 죽 훑어봅니다. 지금도 건재한 브랜드도 눈에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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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온라인 쇼핑몰이나 SPA 브랜드가 없어서 옷값이 금값이던 시절, 패션 잡지의 단골 기사 중 하나는 가격대별 패션 코디법이었습니다. ‘가성비’ 좋은 착장을 보여주는 잡지기자의 센스가 발휘되던 시절이기도 했어요. 하긴 패션은 가격순이 아니잖아요.

그밖에 세탁편의점의 양복 한 벌 세탁비, 한때 혼수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던 가스 오븐, 해외여행 패키지 비용, 여권 만드는 데 필요한 인지대, 특급 호텔 숙박비, 고감도 무선전화기 등 당시의 생활 물가를 속속들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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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물가를 살펴봤는데, 왜 이리 헛헛할까요? 하지만 “추억을 돌아보는 데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책장은 저희가 넘겨드립니다. 함께 봐요, 옛날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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