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석 달 지난 밀키트… 바꿔 달랬더니 소비기한 표기 떼고 배송 [식약설명서]

유통기한 석 달 지난 밀키트… 바꿔 달랬더니 소비기한 표기 떼고 배송 [식약설명서]

올해까지 유통·소비기한 병행 표기 가능하지만
표기 들쭉날쭉에 기한 지난 식품 파는 업체들
"소비기한 안전하려면 업체·소비자 신뢰가 바탕"

편집자주

즐겁게 먹고 건강한 것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그만큼 음식과 약품은 삶과 뗄 수 없지만 모르고 지나치는 부분도 많습니다. 소소하지만 알아야 할 식약 정보, 여기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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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이마트 밀키트 판매대에서 시민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김포시에 사는 직장인 유재영(38)씨는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인 지인에게 보양식을 선물하려다가 머쓱한 경험을 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전남 완도군의 죽 제조업체에서 수만 원짜리 전복죽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지인에게 보냈는데요. 식재료와 양념이 조리 직전 상태로 포장된 밀키트 형태라, 거동이 편치 않을 환자가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선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감사 인사 대신 "고맙지만 먹은 걸로 칠게"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품에 '유통기한 2023년 8월 8일'이라고 적혀 있었던 겁니다. 기한이 3개월이나 지난 음식이 배달된 것이죠.

유씨는 속상했지만 업체에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배달해 달라"며 정중하게 요청했습니다. 일주일 뒤 지인에게 새로 배달된 전복죽 밀키트에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이 적용돼 있었습니다. 문제는 기한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 소비기한 표시란에 '별도 표기일까지'라고 적혀 있었지만 포장 어디에도 날짜 표기는 없었습니다. 스티커를 뗀 듯한 자국만 있을 뿐이었죠. 당연히 언제까지 먹어도 괜찮은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가공식품이 아니라서 상하기 쉬울 텐데 섣불리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한참 지나버린 유통기한 때문에 한 번, 확인 불가한 소비기한으로 또 한 번. 지인에게 면목 없어진 유씨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따졌지만 담당자는 적반하장이었습니다. "우리 같은 영세업자한테 그런 것까지 깐깐하게 요구해야겠냐. 그냥 먹으면 안 되냐"며 되레 언성을 높였습니다. 화가 난 유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불량식품 신고를 했고, 식약처와 완도군청이 조치에 나섰습니다.

판매 기간 길어졌지만 기한 이후 보관 가능 기간은 짧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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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기한과 유통기한 차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코로나19를 거치며 밀키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유씨와 같은 사례를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식재료가 조리하기에 간편하면서도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상태로 포장돼 있다 보니 섭취해도 좋은 기간을 정확히 표기하고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식약처가 지난 6월 밀키트 무인 판매점을 점검한 결과 소비기한 경과 제품을 판매한 7곳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소비기한을 속이거나 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하면 식품위생법 44조(소비기한 경과 제품 판매), 식품표시광고법 4조(표시 방법 위반) 위반으로 처벌받습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일부 소규모 업체 중에는 아직도 소비기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식품 판매 기한을 철저히 지키는 건 제조·유통업체의 의무이지만, 소비자도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기한 확인에 소홀하면 안 됩니다. 특히 식품 기한 표기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에 더욱 그래야 합니다. 1985년부터 40년 가까이 사용해온 유통기한을 대신해 올해 1월 1일부터 소비기한을 표기하게 됐거든요.(올해는 유예기간이라 유통기한 표기 포장지를 일부러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소비기한의 특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유통기한은 제조업자 중심의 표기 방식이고, 소비기한은 소비자 중심 방식입니다. 거의 모든 나라가 소비기한을 쓰고 있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유통기한 사용을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더 먹을 수 있는 식품인데도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대량 폐기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소비기한으로 바꾼 것이죠.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으로, 식품 상태가 변질되는 데 걸리는 '품질안전한계기간'의 60~70%로 설정합니다. 반면 소비기한은 보관 방법을 잘 지켰을 경우 먹기에 안전한 기간입니다. 유통이 아닌 섭취가 판단 기준이라 소비기한은 품질안전한계기간의 80~90%로 잡습니다. 예컨대 유씨가 선물한 전복죽 밀키트의 품질안전한계기간이 10일이라면 유통기한은 6, 7일이지만 소비기한은 8, 9일이 됩니다. 소비기한이 유통기한보다 길죠.

밀키트 같은 즉석식품, 소비기한 내 반드시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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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일 서울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시지에 소비기한이 표기돼 있다. 이날부터 기존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으로 식품 기한을 표기하는 정책이 시행됐다. 연합뉴스

실제 식약처가 제시한 밀키트(간편조리세트)의 기준 소비기한은 8일로 유통기한(6일)보다 이틀 늘어났습니다. 원래 소비기한은 각 제조업체가 실험을 통해 정해야 하는데 중소업체는 비용 때문에 기한 설정 실험을 하기가 부담스럽죠. 이를 감안해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식품유형별 소비기한 참고값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대체되면 식품이 폐기되지 않고 판매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같은 식품인데 품질이 유지되는 기간이 연장될 리는 없죠. 식품 기한이 끝나는 시점부터 제품이 변질되는 시점까지를 '보관 가능 기간'이라고 한다면, 소비기한 적용 식품의 보관 가능 기간은 유통기한 적용 식품보다 짧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밀키트처럼 자연식품에 가깝게 유통되는 제품이라면 이 점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유통기한을 두고 '잘 보관한다면 기한이 조금 지나더라도 먹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텐데요. 하지만 소비기한은 보관 가능 기간이 짧은 만큼 보다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겠습니다. 전문가들도 밀키트 같은 종류의 식품이라면 "반드시 소비기한을 지켜서 먹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하 교수는 "밀키트는 냉장고에 넣어도 하루이틀 정도밖에 못 간다"며 "소비기한은 '안전을 위해 반드시 지키자'는 식품업체와 소비자의 약속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23 Comments
자유인272 2023.12.09 16:30  
밀키트 사먹지말아야지 ᆢ
자유인87 2023.12.09 16:30  
오히려 유통기한으로 바꿔야한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은 밀키트 온라인 제품이 많습니다 거기 다양한 여러 재료 들어가는데 소비기한은 이후 문제가 발생될 수 있습니다 소비기한의 기준도 애매하고요 또 한국은 날씨가 매우 변동적입니다 아무리 냉동냉장유지하더라도 이동중 조금씩  신선도에 타격있을수밖에 없습니다 마트진열 때 냉동제품 그냥 상온에 있습니다 외국과 한국의 환경이 다른데 왜 외국과 왜 비교를 하나요?
자유인260 2023.12.09 16:30  
그놈에 영세업체..기본도 지키기 힘들정도면 문을닫으세요
자유인81 2023.12.09 16:30  
저딴시키들은 피고름에 밥말아서먹여야됨
자유인204 2023.12.09 16:30  
빨갱이는 날짜지난것도 없어서 못먹는거 아닌가?
자유인263 2023.12.09 16:30  
업체공개좀해요
그래야 다른피해자 안생기죠~
자유인69 2023.12.09 16:30  
유통 업체들에서 소비기한을 잘 지키고 기한 확인에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밀키트 제품들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유통 업체에서 소비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소비자의 건강에 큰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유인109 2023.12.09 16:30  
완도가 어디에 있노? 혹시 그짝 동네? 왜 그러냐 좀 사람답게 살자 지킬건 지키고 양심을 가지고.
자유인174 2023.12.09 16:30  
전라남도 완도권이라  청정지역에서는 유통기한이 고무줄이냐 ?
자유인47 2023.12.09 16:30  
밀키트는 대형 마트랑 쿠팡만 이용하는게 좋아보임.. 최소한 유통기한은 검수해주니까 ㅠㅠ 집압 반찬가게 밀키트 절대 드시지 마세용..
자유인58 2023.12.09 16:30  
소비기한은 언제까지 집에서 보관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변수이고, 유통기한은 언제 까지 팔 수 있는가를 결정한다. 그런데, 유통기한이 지난걸 팔았다면, 그냥 신고하면 됨. 적어도 편의점은 유통기한을 전산으로 다 관리하는데, 유통기한 관리 안하는데가 문제지.
자유인230 2023.12.09 16:30  
저곳은 장사하면 안 될 것 같군요. .
자유인54 2023.12.09 16:30  
소비기한도 믿으면 안됨.  가급적 구매 즉시 먹는걸 추천.  외국에선 냉장보관후 살모넬라균으로 사망 사고도 빈번
자유인107 2023.12.09 16:30  
이러라고 한 놈이 윤씨 아니었나?  유통기간 좀 넘어도 먹을사람있다고 개소리했었지.
자유인6 2023.12.09 16:30  
저쪽 제품은 가급적 거르고 구입합니다.
자유인301 2023.12.09 16:30  
유통업체들이 양심적이어야  합니다. 얼마전 인터넷 몰에서 불량상품 보내왔지만 당장 필요한 거라 반품도 못하고 그냥 썼네요. 속상하더라고요.
자유인232 2023.12.09 16:30  
먹는걸로 장난치는 것들은 똥구멍에 장난친 음식 쑤셔넣어야 정신을 차린다
자유인239 2023.12.09 16:30  
이상한 사건이 보이면 주소지를 유심히 찾아 본다. 예상은 빗나가질 않음ㅋㅋㅋㅋ
자유인227 2023.12.09 16:30  
저 업체 대표들을 굥산 대통령실 및 국똥당 기업살리기 특보로 강추
자유인140 2023.12.09 16:30  
유통기한에서 하루이틀도아니고 3개월이나지난걸 그냥먹으라고 씨부린다고.? 저런곳은 식품가공업체자격 취소시켜야지...
자유인181 2023.12.09 16:30  
쓰레기가 쓰레기를 파는듯..
자유인203 2023.12.09 16:30  
그냥 반품을 했었어야지.
자유인209 2023.12.09 16:30  
먹는걸로는 제발 장난치지말자..쓰레기보다 못한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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