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어도 식중독 방심 금물··· 날 음식 섭취시 ‘이 바이러스’ 주의
자유인92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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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 15:22
기온이 내려가 식중독 위험이 낮아진다고 생각하기 쉬운 겨울철에 유독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 바이러스가 있다. 11월부터 늘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는 ‘노로바이러스’다.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고, 60도의 온도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될 정도로 저항성이 강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더 감염력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보통 조개나 생굴 등의 해산물을 충분히 익히지 않고 먹거나, 오염된 지하수, 가열하지 않은 생채소 등을 섭취할 때 감염된다. 또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입자로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은 데다, 감염자의 구토물이나 분변 1g당 약 1억개의 노로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정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겨울철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증가하는 이유는 겨울엔 기온이 낮아 어패류나 해산물이 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익히지 않고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오심이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2~3일 동안 증상이 지속하다가 빠르게 회복된다. 소아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은 설사가 주로 나타난다.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도 다른 사람으로 옮길 가능성이 남는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된다. 보통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막아주는 보전적 치료를 하고,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바이러스의 일종이기 때문에 항생제로는 치료되지 않으며,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노로바이러스는 유전자에 따라 28종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힘든데, 종류가 많아 한 번 감염된 이후에도 재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오염된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은 물론, 외출이나 화장실 사용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조리 시작 전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다. 식품은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한 후 조리하고, 조리된 음식을 맨손으로 만지지 않아야 한다. 또 채소류 등 비가열 식품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미 감염된 환자와 생활공간을 공유한다면 화장실, 변기, 문 손잡이 등을 희석한 염소 소독제로 틈틈이 소독하고, 감염이 의심될 때도 용변을 본 변기 뚜껑을 꼭 닫고 물을 내리는 것이 좋다. 지정선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음식은 익혀 먹기, 물 끓여 먹기 등을 반드시 실천하고 생굴, 조개, 회 등 익히지 않은 어패류나 수산물을 먹을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