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열등생' 마이크론, 삼성·SK 추격위해 日 협력 강화

'HBM 열등생' 마이크론, 삼성·SK 추격위해 日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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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를 가공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미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점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공략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로부터 받는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히로시마 공장 설비를 최첨단 D램 생산 용도로 전환하고, 동시에 HBM 생산 기지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마이크론은 세계 D램 시장에서 3위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 매출 기준으로 22.8%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삼성전자(38.9%), SK하이닉스(34.3%)에 비해 낮은 HBM 비중으로 인해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양상이다. 세계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한 상황으로, 마이크론의 존재감은 10% 미만으로 파악된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 구도를 깨기위해 최근 공격적인 목표치를 내놓고 있다. 내년 초 5세대인 'HBM3E' 양산을 시작해 제품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2025년까지 회사의 전체 D램 점유율과 비슷한 20% 수준을 기록하겠다고 공언했다. 마이크론이 양산을 계획 중인 HBM3E는 현재 고객사에 시제품을 전달한 상태다. HBM은 고객사의 수주를 기반으로 생산이 결정되는 제품인 만큼 고객사의 품질 승인을 거쳐야 예정된 양산 일정을 지킬 수 있다. 

HBM은 D램 칩 8개에서 12개를 쌓은 다음,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해 데이터가 오가는 길인 대역폭을 대폭 확대한 반도체다. 한번에 처리하는 데이터 양이 늘어나면서 고성능 반도체인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궁합이 좋다. 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기업이 HBM을 구매한 다음 대만 TSMC에 맡겨 GPU와 HBM을 함께 패키징해 완제품으로 완성한다.

발표된 성능을 놓고 보면 마이크론의 HBM3E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견줘도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다. 마이크론은 업계 최선폭에 해당하는 1베타(β·10나노미터 5세대) D램을 바탕으로 HBM을 생산할 계획으로, 이는 SK하이닉스의 HBM3E 개발 계획과 동일하다. 심지어 10㎚ 4세대 D램을 활용하는 삼성전자 보다는 앞서있다. 다만 선단 공정의 경우 양산의 안정성과 생산능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론의 HBM3E 양산 계획에 공정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 유치가 절실한 일본 정부는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공장에 최대 1920억엔 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마이크론은 일본 공장에 첨단 반도체 공정에 투입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들여와 2026년부터 차세대 D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HBM 시장은 수요가 공급량을 크게 웃도는 만큼, 마이크론 역시 HBM 공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회사는 올해 HBM의 실적 기여분은 한자릿수 미만 비중으로 사실상 매출이 없었지만, 내년부터 수억 달러 수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를 포함해 주요 HBM 공급망을 선점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에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 물량의 비중에 따라 현재 열등생인 마이크론의 입지가 보다 공고해질 여지가 있다.
2 Comments
자유인56 2023.12.17 20:50  
HBM은 하이닉스 > 삼성임.
자유인19 2023.12.17 20:50  
삼성은 언제부터 HBM을 엔디비아에 납품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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