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 신제품' 무대에 삼성 반도체·모바일 임원 등장…메모리·CPU 협력 커진다

인텔 'AI 신제품' 무대에 삼성 반도체·모바일 임원 등장…메모리·CPU 협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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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가 '5세대 제온'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인텔)
인텔이 인공지능(AI) 성능에 힘을 준 신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차기 개인용컴퓨터(PC)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코어 울트라(메테오레이크)'와 서버용 CPU '제온 5세대(에메랄드래피즈)'가 주인공이다. 내년 중에는 AI 가속기인 '가우디3'도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의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가 최종 탑재되는 PC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협력이 공고해지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차세대 메모리를 제온 5세대에 공급한다. 가우디3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기대되는 분야다. 반대로 인텔 코어 울트라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북4'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인텔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AI 에브리웨어'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어 울트라와 제온 5세대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모바일(MX)사업부, LG전자 등 협력사 관계자도 참석했다.

 
EUV 기반 PC 칩·차기 서버용 반도체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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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혁 인텔코리아 상무가 '코어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인텔)
인텔이 출시한 코어 울트라는 노트북과 PC에 탑재되는 CPU로, 가장 큰 특징은 AI 연산을 위한 별도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부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설계와 공정에도 변화를 줬다. 전용 NPU를 집어넣기 위해 설계 구조를 40년 만에 갈아엎고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입출력(I/O)인터페이스, 시스템온칩(SoC)이 영역별로 분리된 '타일' 구조를 채택했다. 기존에는 CPU와 GPU를 한 칩에, 나머지 부분은 영역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별도 칩으로 구성돼 하나의 반도체로 패키징됐다. 인텔에 따르면 타일 구조는 다양한 구성요소가 하나의 칩으로 통합되기 때문에 성능을 높이고 전력효율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원혁 인텔코리아 상무는 "NPU는 CPU, GPU의 부하를 줄이며 전력효율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며 "CPU는 빠른 응답이 필요한 AI 워크로드에, GPU는 병렬화 작업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PU 탑재를 통해 동영상 편집에 걸리는 시간이 이전세대 대비 56% 단축되고 전력 효율성은 2.5배 향상됐다.

인텔은 TSMC가 위탁생산하는 GPU 타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은 '인텔4(7나노미터급)' 공정에서 생산한다.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적용한 공정이다. 이를 인텔의 3차원(3D) 적층 공정인 '포베로스'를 통해 하나의 패키지로 완성했다.

차세대 서버용 CPU인 제온 5세대는 전작 대비 일반 연산 성능이 21%, AI 추론은 42% 향상됐다. 공정은 이전 제품과 동일한 '인텔7(10나노미터급)'에서 생산되지만 구조를 소폭 변경해 코어 수를 60개에서 64개로 늘렸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고객에게 중요한 점은 지속가능성"이라며 "기존 제온 1세대를 제온 5세대로 바꾸면 총소유비용(TCO)을 77% 절감할 수 있으며, 서버 대수는 94%, 이산화탄소 배출과 전력 역시 90%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DDR5·CXL' 협력...HBM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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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철 삼성전자 부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인텔 AI 에브리웨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텔)
이날 행사에는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 부사장, 이민철 삼성전자 MX사업부 갤럭시에코비즈팀 상무, 공혁준 LG전자 IT CX 담당 등이 참석해 인텔과 협업 사례를 공유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만큼 인텔의 CPU 성능 강화를 위해 완제품뿐만 아니라 메모리 분야에서도 오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인텔 제온 5세대를 지원하는 초당 5600메가비트(Mbps) 성능의 DDR5를 공급할 계획이다. 배 부사장은 "4세대부터 인텔과 메모리 관련 협력을 이어왔고, 5세대에서 더 높은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DDR5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CXL 관련 협력도 기대되는 분야다. CXL은 차세대 메모리 규격으로, 유연성과 확장성이 강점이다. 기존 규격은 CPU 1개당 연결할 수 있는 D램 모듈의 수가 제한적이지만, CXL 규격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다. AI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용량에 대한 요구사항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떠오르는 기술 중 하나다.

인텔의 제온 5세대 일부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CXL1.1 타입3' 규격을 지원한다. 데이터센터 고객이 인텔의 제온 5세대를 주문하며 CXL지원을 요청하면, 기능을 탑재해 판매하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5월 CXL 1.1 기반 D램을 개발했고, 올해 5월에는 2.0을 지원하는 신제품을 추가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CXL이 초기 시장이지만 일부 데이터센터에서는 인텔의 신규 CPU 출시를 계기로 CXL 메모리 도입을 서두르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인텔과 CXL 분야에서 긴밀히 협업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내년 선보일 AI 가속기인 가우디3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 인텔의 가우디는 TSMC의 5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되며 HBM 탑재량이 기존 96기가바이트(GB)에서 114GB로 대폭 확장되는 점이 특징이다.

AI 가속기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부족한 HBM 공급량이다. 현재 4세대인 HBM3의 공급량 대부분은 SK하이닉스가 담당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올해 4분기부터 공급을 본격화했다. 인텔 역시 가우디3의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이 급한 상황이다.

 
AI 노트북 '갤럭시북4' 탑재...생태계도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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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북4'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인텔의 고객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인 갤럭시북4에 코어 울트라를 탑재했다. 갤럭시북4는 코어 울트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코어 울트라가 기기 내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의 시대를 알리는 제품인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다양한 노트북 제조사가 자사 제품에 탑재를 앞두고 있다. 인텔은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억대 이상의 PC에 AI 기능을 탑재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삼성전자가 소개한 AI 기능 중 하나는 화상회의 카메라다. 화상회의를 할 때 AI 카메라가 사용자의 구도를 잡아주며, 시선을 보정하고 배경을 흐리게 바꿔준다.

하지만 인텔과 삼성전자에 여전히 빈약한 AI 서비스는 숙제다. 인텔은 AI 소프트웨어 확장을 위한 생태계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1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 기업과 함께 300개가 넘는 AI 가속 기능에 관해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인텔과 협력하며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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