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업무용 파일 4000여개를 삭제하고 회사 홈페이지를 초기화해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에 벌금형을 선고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김선숙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 인터넷 쇼핑몰 직원 A(35)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4월 회사 구글 계정에 저장된 업무용 파일 4216개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홈페이지 관리자 계정의 비밀번호를 변경한 후 홈페이지 양식을 초기화하고 그간 구축해 온 쇼핑몰 디자인을 삭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익배분 등과 관련해 회사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사하면서 이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업무방해를 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과 정산 협의가 되지 않아 파일을 휴지통에 옮긴 것이고 구글 계정 휴지통에 있는 파일은 언제든 복구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글 계정 휴지통에 법인 파일을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30일이 지나면 복구할 수 없다”며 “실제로 회사는 A씨로부터 일부 자료만 회수했고 A씨가 회사의 홈페이지를 초기화하면서 그동안의 작업 내용도 복구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