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만 늦었어도…의사도 아닌데 6000명 목숨 구한 교수 [조아라의 IT's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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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3 19:08
[조아라의 IT's fun] 50사진=펑파이신문
'삐- 삐- 삐'
지난해 8월24일 오후 3시50분. 중국 간쑤성 린타오현 수자원 관리국에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사무실 모니터엔 10대 여학생이 다리 난간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직원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오후 4시1분께 경찰과 구급대원은 현장에 출동해 여학생을 무사히 구했다. 최초 감지부터 구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분. 이 지방 수지원 관리국과 정보기술(IT) 기업 바이두가 공동으로 구축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비극을 막았다.
13일 중국청년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린타오현 수자원 관리국과 바이두가 현지에서 최초로 구축한 'AI 긴급구조 시스템'이 인명을 구조한 사례가 소개됐다. 바이두 클라우드 관계자는 구조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사람 움직임을 감지하는 AI 비디오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익사 방지 모델을 개발했다. 사람이 다리 난간에 오르거나 강가에 가까이 걸어갈 때, 위험한 행동을 할 때 등 위급 상황을 자동 감지해 10초 이내로 경보를 울린다.
지난해 6월 도입된 AI 구조 시스템은 출시 직후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6월23일 10대 소년이 도로 가드레일을 넘는 위태로운 장면이 포착됐다. 그가 다리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성이는 순간 경보음이 울렸다. 즉시 출동한 경찰은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끈기있게 설득해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다. AI 기술을 활용해 15분 만에 인명구조가 이뤄진 것이다.
사진=바이두
야외에 있는 다리 특성상 날이 어두워지면 행인의 움직임을 식별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두 개발자는 다량의 고품질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공을 들였다. 바이두 클라우드 연구팀은 "허위 경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샘플 데이터를 수집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실제 환경에 적용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AI 영상 모니터링, 구조용 드론 배치, 안면 인식 등 4단계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출시 이후 1500회 이상 사용됐으며 80여명의 대피를 돕고 5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술을 활용해 수천명을 구한 교수의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학교 인공지능학과 종신교수이자 중국 연구기관인 선란과학원 소속 교수인 황즈성은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6000명에 달하는 미성년자의 목숨을 구했다. 1980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해 이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황 교수는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에서 자살 키워드를 감지해 구조대상을 물색한다. 10단계로 설정된 자살위험도가 모니터링 중 9단계로 올라가면 가족과 친구, 경찰 등을 동원해 대상자를 구조한다. 매일 24시간 온라인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80% 이상의 정확도를 자랑한다는 게 교수 측 설명이다.
사진=바이두
황 교수는 실제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나 먼저 갈게"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약물 복용으로 목숨을 끊으려던 대학생을 구하기도 했다. 거액의 대출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대학생이 작성한 이 글은 그의 AI 시스템에 포착된 이후 경찰 신고가 이뤄졌다. 쓰러진 대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돼 목숨을 건졌다. 황 교수는 과거 BBC 인터뷰에서 "매주 10명의 목숨을 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한 인명 구조가 활발하기 이뤄지고 있다. 이미 실생활에서 인파밀집에 따라 혼잡도를 자동으로 계산해 위험징후를 알리는 AI 인파감지 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핼러윈 기간 서울시는 AI 시스템이 적용된 CCTV를 통해 인파를 실시간으로 자동 측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파가 심각 수준인 1㎡(제곱미터) 당 5~6명에 이르면 즉시 서울시와 경찰, 소방 당국에 영상과 분석결과가 전송된다. 특히 최근 '묻지마 범죄' 등이 늘어남에 따라 서울시는 2026년까지 서울 전역에 17만대 이상의 CCTV를 AI가 탑재된 지능형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6월 승강기에 AI·사물인터넷 기술을 새롭게 적용한 '미리(MIRI) 서비스'를 출시했다. AI 음성·영상 인식으로 돌발 상황에 발생하면 즉시 관제실 등에 알려 대처할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내놓은 가정용 AI 스피커 역시 긴급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사용자가 구두로 "도와줘" "119 불러줘" 외치면 자동으로 호출되는 식이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는 '긴급 SOS' 서비스와 연계한 구조 사례가 지난해 이미 500건을 돌파했다. KT 역시 지니 AI 스피커를 통해 독거노인 구조 등을 돕고 있다. LG유플러스도 AI 스피커 등을 통해 수집된 건강정보를 확인하는 서비스 '스마트 실버케어'를 개발한 바 있다.
앞으로는 가정 내 AI 반려로봇 등을 통해서도 위급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 2024'에서 AI 로봇 '볼리(Ballie)'와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두 로봇 모두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상황을 수집하고, 필요시 사용자들을 돕는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 AI 에이전트가 향후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반려가전으로 고객과 교감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삐- 삐- 삐'
지난해 8월24일 오후 3시50분. 중국 간쑤성 린타오현 수자원 관리국에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사무실 모니터엔 10대 여학생이 다리 난간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직원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오후 4시1분께 경찰과 구급대원은 현장에 출동해 여학생을 무사히 구했다. 최초 감지부터 구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분. 이 지방 수지원 관리국과 정보기술(IT) 기업 바이두가 공동으로 구축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비극을 막았다.
의사 아니지만…AI로 6000명 목숨 구한 대학교수
사진=바이두13일 중국청년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린타오현 수자원 관리국과 바이두가 현지에서 최초로 구축한 'AI 긴급구조 시스템'이 인명을 구조한 사례가 소개됐다. 바이두 클라우드 관계자는 구조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사람 움직임을 감지하는 AI 비디오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익사 방지 모델을 개발했다. 사람이 다리 난간에 오르거나 강가에 가까이 걸어갈 때, 위험한 행동을 할 때 등 위급 상황을 자동 감지해 10초 이내로 경보를 울린다.
지난해 6월 도입된 AI 구조 시스템은 출시 직후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6월23일 10대 소년이 도로 가드레일을 넘는 위태로운 장면이 포착됐다. 그가 다리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성이는 순간 경보음이 울렸다. 즉시 출동한 경찰은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끈기있게 설득해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다. AI 기술을 활용해 15분 만에 인명구조가 이뤄진 것이다.
사진=바이두
야외에 있는 다리 특성상 날이 어두워지면 행인의 움직임을 식별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두 개발자는 다량의 고품질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공을 들였다. 바이두 클라우드 연구팀은 "허위 경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샘플 데이터를 수집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실제 환경에 적용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AI 영상 모니터링, 구조용 드론 배치, 안면 인식 등 4단계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출시 이후 1500회 이상 사용됐으며 80여명의 대피를 돕고 5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술을 활용해 수천명을 구한 교수의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학교 인공지능학과 종신교수이자 중국 연구기관인 선란과학원 소속 교수인 황즈성은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6000명에 달하는 미성년자의 목숨을 구했다. 1980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해 이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황 교수는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에서 자살 키워드를 감지해 구조대상을 물색한다. 10단계로 설정된 자살위험도가 모니터링 중 9단계로 올라가면 가족과 친구, 경찰 등을 동원해 대상자를 구조한다. 매일 24시간 온라인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80% 이상의 정확도를 자랑한다는 게 교수 측 설명이다.
사진=바이두
황 교수는 실제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나 먼저 갈게"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약물 복용으로 목숨을 끊으려던 대학생을 구하기도 했다. 거액의 대출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대학생이 작성한 이 글은 그의 AI 시스템에 포착된 이후 경찰 신고가 이뤄졌다. 쓰러진 대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돼 목숨을 건졌다. 황 교수는 과거 BBC 인터뷰에서 "매주 10명의 목숨을 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시간 모니터링"…방안·도로위까지, 일상 파고든 AI
사진=뉴스1국내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한 인명 구조가 활발하기 이뤄지고 있다. 이미 실생활에서 인파밀집에 따라 혼잡도를 자동으로 계산해 위험징후를 알리는 AI 인파감지 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핼러윈 기간 서울시는 AI 시스템이 적용된 CCTV를 통해 인파를 실시간으로 자동 측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파가 심각 수준인 1㎡(제곱미터) 당 5~6명에 이르면 즉시 서울시와 경찰, 소방 당국에 영상과 분석결과가 전송된다. 특히 최근 '묻지마 범죄' 등이 늘어남에 따라 서울시는 2026년까지 서울 전역에 17만대 이상의 CCTV를 AI가 탑재된 지능형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6월 승강기에 AI·사물인터넷 기술을 새롭게 적용한 '미리(MIRI) 서비스'를 출시했다. AI 음성·영상 인식으로 돌발 상황에 발생하면 즉시 관제실 등에 알려 대처할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내놓은 가정용 AI 스피커 역시 긴급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사용자가 구두로 "도와줘" "119 불러줘" 외치면 자동으로 호출되는 식이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는 '긴급 SOS' 서비스와 연계한 구조 사례가 지난해 이미 500건을 돌파했다. KT 역시 지니 AI 스피커를 통해 독거노인 구조 등을 돕고 있다. LG유플러스도 AI 스피커 등을 통해 수집된 건강정보를 확인하는 서비스 '스마트 실버케어'를 개발한 바 있다.
앞으로는 가정 내 AI 반려로봇 등을 통해서도 위급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 2024'에서 AI 로봇 '볼리(Ballie)'와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두 로봇 모두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상황을 수집하고, 필요시 사용자들을 돕는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 AI 에이전트가 향후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반려가전으로 고객과 교감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