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금도 결혼자금도 날아갔다…새해부터 ‘홍콩 쓰나미’ 현실화
자유인30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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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10:36
홍콩ELS 확정손실 1000억 넘어
원금 손실률 최고 52%에 달해
상반기 만기 도래 10조 이상 규모
손실 5조원대까지 커질 가능성 ↑
원금 손실률 최고 52%에 달해
상반기 만기 도래 10조 이상 규모
손실 5조원대까지 커질 가능성 ↑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자들이 집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주요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불과 최근 닷새 만에 1000억원이 넘는 원금 손실이 확정되는 등 우려했던 ELS 사태가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재 만기가 돌아오는 ELS의 경우 가입이 2021년에 집중됐는데, 당시와 비교해 현재 홍콩H지수가 폭락한 상태라 최고 원금 손실률은 52%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를 앞둔 관련 상품 규모는 10조2000억원으로, H지수가 이례적으로 폭등하지 않는 한 손실 규모는 절반인 5조원대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2일까지 1067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는 8일부터 첫 손실 확정이 이뤄진 만큼, 이후 12일까지 불과 닷새 만에 손실이 1000억원을 넘은 셈이다.
이 기간 만기 도래한 원금은 약 2105억원인데 1038억원만 상환된 만큼 전체 손실률은 50.7%(손실액 1067억원)으로 집계됐다. 만기 일자마다 다르지만, 일부 상품에서는 최고 52.1% 손실률도 확인됐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데,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통상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H지수 기초 ELS에서 원금 손실이 잇따르는 이유는 상품이 2021년 이후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는데 최근 3년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에 홍콩H지수가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00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이 19조300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통상 ‘녹인(knock-in)’형은 녹인 발생시 최종 상환 기준선(통상 70%), 녹인 미발생 시 녹인기준(통상 50%)을 넘어야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노 녹인(No Knock-in)형’은 65% 정도가 수익상환 기준선이다.
결국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가 2021년 상반기의 65∼70% 수준은 돼야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 12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대규모 원금 손실이 확정되면서 소비자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 12일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접수된 홍콩 ELS 관련 전체 민원 건수는 1410건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