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혼소송 2라운드] 유공서 통신사 인수까지 '노태우 특혜'로 시작된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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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5 07:37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다. 5년째 벌어지고 있는 재산 분할 소송에 더해 부동산 퇴거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소영 관장의 "가정을 깨면 벌 받아야" 발언에 대해 SK측에서 "언론플레이"라고 맞받으며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노소영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부터 형성된 집안간 관계가 2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이들 부부는 SK그룹이 재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대기업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그는 또 "제가 1심에 대해 항소한 것만 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가 있다"며 "사회의 새로운 진화 과정과 여성의 내조 가치를 인정받는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도 이례적으로 해외 출장 중에 입장문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최 회장측 변호인은 12일 "노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다"며 "십수년 동안 형식적으로만 부부였을 뿐 서로 불신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남으로 지내다 현재 쌍방이 모두 이혼을 원한다는 청구를 해 1심에서 이혼 판결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노소영 관장은 마지막 남은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 일방적인 자신의 입장으로 논란을 일으켜 당황스럽다"며 "개인적인 일로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게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2심에서는 재산분할 및 위자료 액수만을 다투는 상황이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 부분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12월 19일 항소했다. 사흘 뒤 최 회장 측도 항소장을 냈으나 재산분할 판단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으며 이혼 청구 부분에 대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동규 전 동력자원부 장관은 에세이집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통해 이같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당시 재계 1위 기업이던 유공을 선경이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개입 논란이 불거진 배경이다. SK는 유공 인수에 대해 "선경의 원유공급 능력이 당시 국내 민간기업 중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SK그룹은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정권 당시 이동통신사업자에 선정됐다가 '사돈 기업 특혜' 논란이 일자 사업권 반납 후 국영기업 한국이동통신사를 인수했다. 한국이동통신의 후신인 SK텔레콤은 현재 시장점유율 50% 안팎의 국내 1위 사업자다.
이 같은 논란은 최 회장의 재산 증식 과정에서 그의 아내인 노소영 관장이 주장하는 기여도를 은연 중에 뒷받침한다. 노 관장은 2심에서 실질적 결혼 생활을 통한 가정의 가치를 앞세워 기여도를 입증하려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SK이노베이션은 건물 전체에 대한 보수 공사(리노베이션)를 진행 중이지만 아트센터 나비가 입주한 곳에는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는 수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소송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아트센터 나비는 2019년 9월을 기점으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무단으로 공간을 점유하면서 노 관장의 개인적 소송인 이혼 소송과 이번 건을 연관 짓고 있다"며 "사무실을 비우지 않아 임직원들 불편은 물론 경영상 손실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 관장측은 "(퇴거하면) 미술품을 둘 곳도 없고 직원들도 모두 해고해야 한다"며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며 퇴거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2023년 11월 기준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인근 빌딩의 평당 월 임대료는 13만∼17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건축물 대장상 서린빌딩 4층의 계약면적은 약 500평으로 아트센터나비는 이 중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노 관장이 지급해야하는 아트센터 나비의 월 임대료는 42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SK이노베이션 측이 임대기간이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2019년 9월 이후 밀린 임대료 환산 시 22억원에 달한다.
이후 노 관장은 2000년 11월 서린빌딩 4층에 아트센터나비를 개관하고 '예술과 산업의 결합'을 추진해왔다. 노 관장은 아트센터 나비에 거의 매일 출근하면서 애착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새로운 기업 로고를 발표한 SK그룹의 이미지 변신을 위한 미술적 차원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실제 SK로고에 그려진 주황색 '나비' 심볼은 노 관장의 아이디어다. 이 밖에도 아트센터 나비는 노 관장 주도하에 미디어 아트전을 열고 관련 심포지엄과 워크숍을 잇따라 개최하는 등 예술전진기지로 입지를 다졌다. 아트센터 나비를 거쳐 간 예술가만 해도 수천명에 달한다.
노 관장은 2004년 완공된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신사옥 SKT 타워의 건물 내부 이미지 설정 작업에도 상당 부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T 신사옥 1층에 위치한 '코모(COMO)갤러리' 역시 노 관장의 이같은 의지가 담긴 공간이다. 코모갤러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이 한창이던 2020년 종료됐다.
한편 노 관장은 이혼 소송과는 별도로 올해 3월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특히 노소영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부터 형성된 집안간 관계가 2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이들 부부는 SK그룹이 재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대기업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양측 대립각 '첨예'…최 회장 해외 출장 중 입장발표 '이례적'
양측은 각자 주장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대립각을 펼치고 있다. 주된 쟁점은 실질적인 결혼 생활을 영위한 시기에 집중되고 있다. 노 관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가정은 계약이 아니고 언약이다. 근본적인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을 인간 되게 한다는 것은 신뢰를 만들어가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것이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한테 불리하고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한번 맺은 약속은 지키는 게 사람을 사람답게 한다"고 했다.그는 또 "제가 1심에 대해 항소한 것만 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가 있다"며 "사회의 새로운 진화 과정과 여성의 내조 가치를 인정받는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도 이례적으로 해외 출장 중에 입장문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최 회장측 변호인은 12일 "노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다"며 "십수년 동안 형식적으로만 부부였을 뿐 서로 불신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남으로 지내다 현재 쌍방이 모두 이혼을 원한다는 청구를 해 1심에서 이혼 판결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노소영 관장은 마지막 남은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 일방적인 자신의 입장으로 논란을 일으켜 당황스럽다"며 "개인적인 일로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게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2심에서는 재산분할 및 위자료 액수만을 다투는 상황이다.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 부분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12월 19일 항소했다. 사흘 뒤 최 회장 측도 항소장을 냈으나 재산분할 판단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으며 이혼 청구 부분에 대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6공화국' 시작과 동시에 유공부터 통신사까지 인수한 SK
"그때 대한석유공사(유공·현 SK이노베이션)를 선경(현 SK그룹)에 넘기게 한 사람은 보안사령관이었던 노태우야. 나도 몰랐어."최동규 전 동력자원부 장관은 에세이집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통해 이같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당시 재계 1위 기업이던 유공을 선경이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개입 논란이 불거진 배경이다. SK는 유공 인수에 대해 "선경의 원유공급 능력이 당시 국내 민간기업 중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SK그룹은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정권 당시 이동통신사업자에 선정됐다가 '사돈 기업 특혜' 논란이 일자 사업권 반납 후 국영기업 한국이동통신사를 인수했다. 한국이동통신의 후신인 SK텔레콤은 현재 시장점유율 50% 안팎의 국내 1위 사업자다.
이 같은 논란은 최 회장의 재산 증식 과정에서 그의 아내인 노소영 관장이 주장하는 기여도를 은연 중에 뒷받침한다. 노 관장은 2심에서 실질적 결혼 생활을 통한 가정의 가치를 앞세워 기여도를 입증하려 하고 있다.
밀린 임대료만 20억…"방 빼라" vs "응할 수 없다"
이혼 소송은 최근 부동산 공방으로도 번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노 관장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서린빌딩은 사실상 SK그룹의 본사다. 아트센터 나비가 입주한 서린빌딩 소유주는 SK위탁관리부동산(SK리츠)으로 SK이노베이션이 임차해 아트센터나비측에 빌려줬다.SK이노베이션은 건물 전체에 대한 보수 공사(리노베이션)를 진행 중이지만 아트센터 나비가 입주한 곳에는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는 수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소송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아트센터 나비는 2019년 9월을 기점으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무단으로 공간을 점유하면서 노 관장의 개인적 소송인 이혼 소송과 이번 건을 연관 짓고 있다"며 "사무실을 비우지 않아 임직원들 불편은 물론 경영상 손실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 관장측은 "(퇴거하면) 미술품을 둘 곳도 없고 직원들도 모두 해고해야 한다"며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며 퇴거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2023년 11월 기준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인근 빌딩의 평당 월 임대료는 13만∼17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건축물 대장상 서린빌딩 4층의 계약면적은 약 500평으로 아트센터나비는 이 중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노 관장이 지급해야하는 아트센터 나비의 월 임대료는 42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SK이노베이션 측이 임대기간이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2019년 9월 이후 밀린 임대료 환산 시 22억원에 달한다.
혼외 자녀 인정 후 27년만에 파경…'아트센터나비' 어디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슬하에 윤정·민정·인근씨 1남 2녀를 뒀다. 노 관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 육아에 전념하다 1997년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부인인 박계희 여사로부터 아트센터나비의 모태인 워커힐 미술관을 물려받았다.이후 노 관장은 2000년 11월 서린빌딩 4층에 아트센터나비를 개관하고 '예술과 산업의 결합'을 추진해왔다. 노 관장은 아트센터 나비에 거의 매일 출근하면서 애착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새로운 기업 로고를 발표한 SK그룹의 이미지 변신을 위한 미술적 차원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실제 SK로고에 그려진 주황색 '나비' 심볼은 노 관장의 아이디어다. 이 밖에도 아트센터 나비는 노 관장 주도하에 미디어 아트전을 열고 관련 심포지엄과 워크숍을 잇따라 개최하는 등 예술전진기지로 입지를 다졌다. 아트센터 나비를 거쳐 간 예술가만 해도 수천명에 달한다.
노 관장은 2004년 완공된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신사옥 SKT 타워의 건물 내부 이미지 설정 작업에도 상당 부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T 신사옥 1층에 위치한 '코모(COMO)갤러리' 역시 노 관장의 이같은 의지가 담긴 공간이다. 코모갤러리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이 한창이던 2020년 종료됐다.
한편 노 관장은 이혼 소송과는 별도로 올해 3월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