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몇 살까지 일해야 하나... 중년 아내 생각은?
자유인219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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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18:13
[김용의 헬스앤] 중년 부부는 노후에 여행-취미를 즐기며 여유 있게 살 수 있을까?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는 노후도 적지 않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친구들이 은근히 저를 부러워해요. 60대 중반 남편이 매일 출근하고 돈을 벌거든요."
중년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면 아내는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한다. 첫째는 돈 걱정이고, 둘째는 남편이 종일 집에 있는 것이다. 삼시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이른바 '삼식이'가 되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남편이 가사 분담을 전혀 하지 않는 '옛날 남편'이라면 걱정이 태산이다. 앞으로 20~30년을 이렇게 살아야 하나... 주부의 '정년'은 왜 없을까?
철없는 남편은 퇴직 후 아내와 24시간 붙어 있고 싶지만, 아내의 생각은 다르다. 퇴직 후 몇 개월은 수십 년 동안 고생한 남편을 위로하고 여행도 권한다. 하지만 부부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부담스럽다. 아침에도 된장국에 밥을 원하는 옛날 방식의 남편이라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남편이 모처럼 외출이라도 하면 너무 반갑다.
'최고의 남편'은 몇 살까지 일해야 할까?
남편이 60세 이후에도 매일 출근하고 돈을 번다면 이런 걱정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빠듯한 생활비 부담을 덜고 남편 뒷바라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예전에 '최고의 남편감'은 90세 넘어서도 일을 한 고 송해 선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송해 선생은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전국노래자랑 지방 녹화로 집을 비웠다. 노년까지 경제활동을 한 그가 부인에게 '자유 시간'까지 준 것이다. 송해 선생은 생전에 이런 농담을 소개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내 노후는?... 취미활동·여행 vs 소득·생계 활동
우리 국민 대다수는 노후에 취미활동·여행 등을 즐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고단한 일상이 이어진다. 국민연금으론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여전히 생계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가족의 간병, 손주 양육에 시달리기도 한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60세 이상에게 '노후에 무엇을 하고 보내고 싶나?'라고 물었더니, 취미활동 44.3%, 여행·관광 23.4%, 소득 창출 12.3% 순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랐다. 온전히 여행·관광 활동을 하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5.2%에 불과했다. 비록 취미활동(33.2%)이 가장 높았으나 소득 창출(32.2%)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육아·간병 등 가족 돌봄(10.9%)이 뒤를 이었다. 취미활동을 하면서도 틈틈이 알바 등 저임금 일자리를 찾아 생활비에 보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마지못해 손해를 감수하고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50~60대는 '낀 세대'... 10명 중 8명, 생활비 스스로 마련
노년 부부의 적정 생활비는 발표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살려면 월 300만 원이 넘어가지만 200만 원대 중후반도 생활은 가능하다. 국민연금만으론 부족해 개인연금, 저축 등을 다 끌어모아야 한다. 이런 삶에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는 큰 부담이다. 직장에서 지역으로 바뀐 탓에 오롯이 은퇴 직장인이 다 내야 한다. 현역 때는 회사에서 절반을 부담해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은퇴하면 큰 돈이다.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 60세 이상 10명 중 8명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로부터 지원 받는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50~60대는 이른바 '낀 세대'다. 부모 부양을 하면서도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9~59세 급여 소득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0%가 노후를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자녀에게 부모 부양의 의무를 지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83.2%나 됐다.
신중년의 노후를 뒤흔드는 최대 복병은 건강 문제
60대 신중년의 노후를 뒤흔드는 최대 복병은 건강 문제다. 부부의 건강뿐만 아니라 나이든 부모의 치료-간병비도 포함한다. 양가 부모님을 도와줘야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병을 늦게 발견해 신약 등 거액의 치료비가 필요한 경우다. 신약을 쓰면 더 살 수 있는데 마냥 외면할 수 없어 고민이 깊어진다. 노후의 최고 절약, 아니 돈을 버는 것은 결국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누리는 것이다.
나는 몇 살까지 일해야 하나? 은퇴 후 매월 내는 20~30만 원의 건보료(건강보험료)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평생 면허가 있는 의사는 80세 현역도 적지 않다.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70세까지 일해야 할까? 오늘도 국민연금 예상 액수, 저축 상황 등을 모두 끌어모아 노후 생활비를 추정해본다. 50~60대는 직장에 모든 것을 걸고 쉼 없이 질주해온 세대다. 다시 노년 초입에도 생활 전선에서 뛰어야 할까?
"친구들이 은근히 저를 부러워해요. 60대 중반 남편이 매일 출근하고 돈을 벌거든요."
중년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면 아내는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한다. 첫째는 돈 걱정이고, 둘째는 남편이 종일 집에 있는 것이다. 삼시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이른바 '삼식이'가 되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남편이 가사 분담을 전혀 하지 않는 '옛날 남편'이라면 걱정이 태산이다. 앞으로 20~30년을 이렇게 살아야 하나... 주부의 '정년'은 왜 없을까?
철없는 남편은 퇴직 후 아내와 24시간 붙어 있고 싶지만, 아내의 생각은 다르다. 퇴직 후 몇 개월은 수십 년 동안 고생한 남편을 위로하고 여행도 권한다. 하지만 부부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부담스럽다. 아침에도 된장국에 밥을 원하는 옛날 방식의 남편이라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남편이 모처럼 외출이라도 하면 너무 반갑다.
'최고의 남편'은 몇 살까지 일해야 할까?
남편이 60세 이후에도 매일 출근하고 돈을 번다면 이런 걱정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빠듯한 생활비 부담을 덜고 남편 뒷바라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예전에 '최고의 남편감'은 90세 넘어서도 일을 한 고 송해 선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송해 선생은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전국노래자랑 지방 녹화로 집을 비웠다. 노년까지 경제활동을 한 그가 부인에게 '자유 시간'까지 준 것이다. 송해 선생은 생전에 이런 농담을 소개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내 노후는?... 취미활동·여행 vs 소득·생계 활동
우리 국민 대다수는 노후에 취미활동·여행 등을 즐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고단한 일상이 이어진다. 국민연금으론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여전히 생계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가족의 간병, 손주 양육에 시달리기도 한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60세 이상에게 '노후에 무엇을 하고 보내고 싶나?'라고 물었더니, 취미활동 44.3%, 여행·관광 23.4%, 소득 창출 12.3% 순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랐다. 온전히 여행·관광 활동을 하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5.2%에 불과했다. 비록 취미활동(33.2%)이 가장 높았으나 소득 창출(32.2%)과 큰 차이가 없었다. 육아·간병 등 가족 돌봄(10.9%)이 뒤를 이었다. 취미활동을 하면서도 틈틈이 알바 등 저임금 일자리를 찾아 생활비에 보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마지못해 손해를 감수하고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50~60대는 '낀 세대'... 10명 중 8명, 생활비 스스로 마련
노년 부부의 적정 생활비는 발표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살려면 월 300만 원이 넘어가지만 200만 원대 중후반도 생활은 가능하다. 국민연금만으론 부족해 개인연금, 저축 등을 다 끌어모아야 한다. 이런 삶에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는 큰 부담이다. 직장에서 지역으로 바뀐 탓에 오롯이 은퇴 직장인이 다 내야 한다. 현역 때는 회사에서 절반을 부담해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은퇴하면 큰 돈이다.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 60세 이상 10명 중 8명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로부터 지원 받는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50~60대는 이른바 '낀 세대'다. 부모 부양을 하면서도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9~59세 급여 소득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0%가 노후를 자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자녀에게 부모 부양의 의무를 지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83.2%나 됐다.
신중년의 노후를 뒤흔드는 최대 복병은 건강 문제
60대 신중년의 노후를 뒤흔드는 최대 복병은 건강 문제다. 부부의 건강뿐만 아니라 나이든 부모의 치료-간병비도 포함한다. 양가 부모님을 도와줘야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병을 늦게 발견해 신약 등 거액의 치료비가 필요한 경우다. 신약을 쓰면 더 살 수 있는데 마냥 외면할 수 없어 고민이 깊어진다. 노후의 최고 절약, 아니 돈을 버는 것은 결국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을 누리는 것이다.
나는 몇 살까지 일해야 하나? 은퇴 후 매월 내는 20~30만 원의 건보료(건강보험료)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평생 면허가 있는 의사는 80세 현역도 적지 않다.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70세까지 일해야 할까? 오늘도 국민연금 예상 액수, 저축 상황 등을 모두 끌어모아 노후 생활비를 추정해본다. 50~60대는 직장에 모든 것을 걸고 쉼 없이 질주해온 세대다. 다시 노년 초입에도 생활 전선에서 뛰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