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구원투수로 등장한 생성형 AI
자유인219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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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18:15
K게임쇼 '지스타 2023' 결산
AI업체 최신 서비스 선보여
엔씨·넥슨·넷마블 접목 활발
AI로 캐릭터 목소리도 뚝딱
게임 개발 생산성·독창성 '쑥'
서브컬처 등 신작 장르 다변화
윤영진 네이버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비즈니스 리더(맨 왼쪽)가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게임 AI 모델을 시연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 "레비, 성을 빼앗기는 건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야." 화면에서 음성의 특징을 선택한 뒤 나이와 성별, 대사 등을 입력하자 인공지능(AI)이 이에 어울리게 만든 가상의 목소리가 생동감 있게 대사를 읽었다. 하이브의 AI 음성 솔루션 자회사 수퍼톤이 내년 출시를 앞두고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3'에서 처음 공개한 '스크린플레이'다. 발화 속도, 높낮이 등도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했다.
# 입력창에 '판타지 게임 소재로 사용할 칼 무기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하자 네이버클라우드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는 바람의 원소를 이용해 적을 베는 단검 '윈드 커터'를 답변으로 내놨다. 무기와 얽힌 사연에 대해선 "고대 마법사들의 도시였던 아케이나스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비밀스러운 검"이라며 "검을 쓰는 동안 사용자 체력이 소모된다"고 말했다.
이달 16~1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사들의 절박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전시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작 쇼케이스 경쟁이 벌어졌고, 특히 B2B(기업 간 거래) 전시장에서는 생성형 AI 솔루션을 중심으로 게임사들의 혁신을 이끌 차세대 정보기술(IT)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올해 처음 지스타에 참가한 네이버클라우드의 AI 부스는 지스타 개막일인 지난 16일 하루에만 200여 개사가 다녀갔을 정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지스타에서 커스텀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이는 AI 기반의 게임 캐릭터 인물 설정, 스토리 창작 지원 등에 활용 가능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스마일게이트와 AI 협력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센터장은 그동안 게임업계 관계자가 주로 맡았던 지스타 기조 연설자로 초청됐다. 그는 "게임 캐릭터 원화나 배경음악(BGM)의 초안 작업, 역할수행게임(RPG)에서의 AI 플레이어 활용 등 다방면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생성형 AI는 게임 개발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위 '트리플A급' 게임에는 제작비나 자원이 많이 들어가는데, 최근 경쟁 심화나 장르 일반화로 성공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앞으로는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AI 같은 기술의 활용이 업계의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자체적인 AI 구축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LLM '바르코(VARCO)'를 공개하고 최근 생성형 AI의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회사는 스크린플레이와 유사한 AI 음성 솔루션인 '바르코 오디오' 덕분에 과거 40시간이 소요되던 성우의 녹음 시간을 6시간 안팎으로 줄였다. 향후엔 녹음이 필요 없는 수준까지 도달하겠다는 목표다.
이연수 엔씨소프트 NLP센터장은 "AI를 통해 게임 개발 과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그동안 시간이나 비용 때문에 구현하지 못했던 게임의 독창성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생성형 AI 기반의 새로운 게임 파이프라인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넥슨도 자사 AI 연구소인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AI 게임 중계 등 서비스를 개발 중이고,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각각 AI센터와 딥러닝 본부를 통해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신작 보안 유지에 철저했던 게임사들은 그간의 기조를 버리고 이번 지스타에서 대거 신작을 공개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는 데 집중했다. 그간 한국 게임업계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치중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번 지스타에선 장르 다변화가 눈에 띄었다. MMORPG 장르는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주요 7개사가 출품한 신작 19종 가운데 4종에 불과했다. 그동안 거의 볼 수 없었던 콘솔 플랫폼 게임도 크게 늘었다.
참가사 중 최대 규모(200개 부스)로 지스타를 찾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라이크'를 탈피한 모습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를 포함해 신작을 7종이나 들고나왔다. MMORPG와 슈팅게임을 혼합한 루트 슈터 장르의 'LLL'과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등이 대표적이다.
또 올해 지스타에선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내세워 세계관을 만든 '서브컬처' 장르 게임이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다.
넷마블은 콘솔과 PC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게임인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 등 신작 출품 라인업 3종 중 2종을 서브컬처 작품으로 꾸렸다. 지스타 조직위는 서브컬처 열풍에 '지스타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을 올해 처음 열었다. 해외 업체들도 지스타를 찾아 한국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송경은 기자 / 황순민 기자]
AI업체 최신 서비스 선보여
엔씨·넥슨·넷마블 접목 활발
AI로 캐릭터 목소리도 뚝딱
게임 개발 생산성·독창성 '쑥'
서브컬처 등 신작 장르 다변화
윤영진 네이버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비즈니스 리더(맨 왼쪽)가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게임 AI 모델을 시연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 "레비, 성을 빼앗기는 건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야." 화면에서 음성의 특징을 선택한 뒤 나이와 성별, 대사 등을 입력하자 인공지능(AI)이 이에 어울리게 만든 가상의 목소리가 생동감 있게 대사를 읽었다. 하이브의 AI 음성 솔루션 자회사 수퍼톤이 내년 출시를 앞두고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3'에서 처음 공개한 '스크린플레이'다. 발화 속도, 높낮이 등도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했다.
# 입력창에 '판타지 게임 소재로 사용할 칼 무기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하자 네이버클라우드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는 바람의 원소를 이용해 적을 베는 단검 '윈드 커터'를 답변으로 내놨다. 무기와 얽힌 사연에 대해선 "고대 마법사들의 도시였던 아케이나스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비밀스러운 검"이라며 "검을 쓰는 동안 사용자 체력이 소모된다"고 말했다.
이달 16~1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사들의 절박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전시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작 쇼케이스 경쟁이 벌어졌고, 특히 B2B(기업 간 거래) 전시장에서는 생성형 AI 솔루션을 중심으로 게임사들의 혁신을 이끌 차세대 정보기술(IT)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올해 처음 지스타에 참가한 네이버클라우드의 AI 부스는 지스타 개막일인 지난 16일 하루에만 200여 개사가 다녀갔을 정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지스타에서 커스텀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이는 AI 기반의 게임 캐릭터 인물 설정, 스토리 창작 지원 등에 활용 가능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스마일게이트와 AI 협력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센터장은 그동안 게임업계 관계자가 주로 맡았던 지스타 기조 연설자로 초청됐다. 그는 "게임 캐릭터 원화나 배경음악(BGM)의 초안 작업, 역할수행게임(RPG)에서의 AI 플레이어 활용 등 다방면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생성형 AI는 게임 개발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위 '트리플A급' 게임에는 제작비나 자원이 많이 들어가는데, 최근 경쟁 심화나 장르 일반화로 성공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앞으로는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AI 같은 기술의 활용이 업계의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자체적인 AI 구축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LLM '바르코(VARCO)'를 공개하고 최근 생성형 AI의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회사는 스크린플레이와 유사한 AI 음성 솔루션인 '바르코 오디오' 덕분에 과거 40시간이 소요되던 성우의 녹음 시간을 6시간 안팎으로 줄였다. 향후엔 녹음이 필요 없는 수준까지 도달하겠다는 목표다.
이연수 엔씨소프트 NLP센터장은 "AI를 통해 게임 개발 과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그동안 시간이나 비용 때문에 구현하지 못했던 게임의 독창성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생성형 AI 기반의 새로운 게임 파이프라인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넥슨도 자사 AI 연구소인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AI 게임 중계 등 서비스를 개발 중이고,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각각 AI센터와 딥러닝 본부를 통해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신작 보안 유지에 철저했던 게임사들은 그간의 기조를 버리고 이번 지스타에서 대거 신작을 공개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는 데 집중했다. 그간 한국 게임업계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치중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번 지스타에선 장르 다변화가 눈에 띄었다. MMORPG 장르는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주요 7개사가 출품한 신작 19종 가운데 4종에 불과했다. 그동안 거의 볼 수 없었던 콘솔 플랫폼 게임도 크게 늘었다.
참가사 중 최대 규모(200개 부스)로 지스타를 찾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라이크'를 탈피한 모습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를 포함해 신작을 7종이나 들고나왔다. MMORPG와 슈팅게임을 혼합한 루트 슈터 장르의 'LLL'과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등이 대표적이다.
또 올해 지스타에선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내세워 세계관을 만든 '서브컬처' 장르 게임이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다.
넷마블은 콘솔과 PC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게임인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 등 신작 출품 라인업 3종 중 2종을 서브컬처 작품으로 꾸렸다. 지스타 조직위는 서브컬처 열풍에 '지스타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을 올해 처음 열었다. 해외 업체들도 지스타를 찾아 한국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송경은 기자 / 황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