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와 선약' 권혁빈 vs '자사 부스 점검' 김택진, 경영진 행보 어땠나[지스타 23 ON]
자유인150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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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18:49
올해 '지스타 2023' 현장은 오랜만에 부스를 찾은 참가 게임사 경영진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지스타가 열린 부산 벡스코 현장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창업주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각각 4년, 8년 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이들은 각각 개인사 및 경영 악화 상황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길 꺼리면서도 국내 게임업계 최대 행사에 나타나 업계 및 자사 부스를 응원했다. 두 경영자 모두 개발자 출신으로, 최대 규모로 열린 지스타에 출품된 게임들을 확인하는 의미도 있었다.
권혁빈, 선약잡고 방문…타사 부스 당황하지 않은 이유
권혁빈 CVO와 김택진 대표는 지난 16일 자사 BTC(일반관람객 대상) 부스가 마련된 부산 벡스코 제 1전시관을 찾았다. 권 CVO는 평소 은둔형 경영진인 데다 최근 개인사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일각에서는 지스타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블로터> 취재에 따르면 권 CVO는 이날 선약을 잡고 각 게임사 부스에 방문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권 CVO가 부스에 머무르는 시간을 고려해 부스 방문 시간 등을 분 단위로 계산해 움직였다.
송모헌 위메이드 사장(COO)은 부스 앞에서 권 CVO를 맞이했으며, 이어서도 권 CVO 등장에 넷마블 등 부스 관계자들이 당황하지 않고 정해진 시연 자리에 안내했던 것 역시 이 때문이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를 비롯해 개발사 대표, 게임 총괄 PD 등 관계자들은 권 CVO가 게임을 시연한 뒤 다소 긴 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가 한 게임사 부스에서 게임을 시연할 당시, 해당 게임사 관계자는 <블로터>에 "스마일게이트 측이 미리 권 CVO 방문 시간을 논의했다"며 "게임 시연 후 대화를 나눌 관계자들도 사전에 권 CVO와의 미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권 CVO는 지난 16일 오후 3시 20분 경부터 약 1시간 가량 벡스코 제 1전시관 BTC 부스를 둘러봤다. <블로터> 현장 취재에 따르면 권 CVO는 이날 스마일게이트 RPG(역할수행게임) 부스를 먼저 찾지 않고, 지스타 메인 스폰서인 위메이드를 시작으로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의 순으로 타 게임사 부스를 먼저 둘러봤다.
권 CVO가 지스타 BTC 부스를 찾은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스마일게이트 RPG의 PC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처음이다. 특히 통상 경영진들은 지스타 개막 이후 단체로 각 부스를 둘러보는 것 외에 공식적으로는 따로 자사 부스만을 둘러본 만큼, 권 CVO의 공식 방문은 이례적인 행보였다.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 RPG 부스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사들의 부스를 둘러본 데에는 게임업계를 응원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당일 <블로터>가 4년 만에 지스타 현장을 찾은 이유를 묻자 그는 "응원하러 왔다"고 답했다.
"이용자 반응 궁금"…김택진, 새 도전하는 엔씨 격려
김택진 대표 방문의 경우, 8년 만에 지스타에 참가한 자사 부스를 점검하는 의미가 컸다. 또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를 기점으로 주력 장르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아닌 다장르 게임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 만큼 현장 점검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또한 공식석상에 나섰던 당시에는 자사 부스만 들렀지만, 제 1전시관 오픈 전 타사 부스들을 두루 돌아봤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블로터>에 "김 대표는 지난 8년 간 엔씨소프트 부스가 없었을 때도 비공식적으로 현장에 들렀을 만큼 지스타에 관심을 보여왔다"며 "올해도 전시관 오픈 전 엔씨소프트 부스 외 타사 게임사 부스 또한 둘러보며 현장 분위기를 살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당초 16일 오전 10시에 열린 지스타 2023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김 대표 대신 구현범 엔씨소프트 COO(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가 자리를 대신했다.
김 대표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11시 엔씨소프트 부스를 찾았다. 김 대표 방문에 사람이 몰려 현장이 혼잡해지자, 김 대표는 부스 중앙 무대에 등장해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 대표는 게임 이용자들과의 만남에 의의를 뒀다. 그는 공식무대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모처럼 온 지스타인 만큼 미흡하지 않도록 밤새 일하고 새벽같이 와서 준비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엔씨소프트가 MMORPG가 아닌 새로운 장르들로 도전한다"며 "우리가 그동안 노력한 것들에 대해 (게임 이용자들이)어떤 반응을 해줄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좀처럼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두 경영자들이 모습을 드러낸 만큼, 이들은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통한 발전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