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떠나보낸 김기현에게도 “떠나라” 압박…당 내부 “결단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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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08:05
김기현 대표 책임론 본격화
하태경·서병수 등 당내 일각
“김 대표 결단 내려야 할 때”
강서구청장 보선 두 달 됐지만
與 지지율, 30%대로 답보상태
하태경·서병수 등 당내 일각
“김 대표 결단 내려야 할 때”
강서구청장 보선 두 달 됐지만
與 지지율, 30%대로 답보상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호영 기자]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빈손으로 조기해산하면서 김기현 대표 퇴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혁신위를 직접 출범시킨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 당이 달라진 게 없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10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기현 대표는 강서구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정작 자신은 빼고 아랫사람만 사퇴시켰다”고 언급했다. 하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김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퇴가 불명예는 아니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 대표의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 연합뉴스]하 의원을 비롯한 당내 일부 의원들은 김 대표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전략적 선택’이란 표현을 쓰며 일부 혁신안을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데 양해를 구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전략적 선택을 단행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게 당내 일각의 주장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밝히고 당을 끌고 가든지, 그게 안 되면 사퇴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6개월 전부터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졌는데 지금 달라진 건 하나도 없고 위기론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출범한들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뭐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며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결기가 김기현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라고 김 대표를 직격했다. 서 의원은 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건전한 당정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6개에서만 국민의힘이 우세를 기록했다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 업체 매트릭스에 의뢰한 월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3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다.
한국갤럽이 이달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35%였다. 이는 한국갤럽이 지난 10월 10~12일 전국 18세 이상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국민의힘 지지도는 34%였다.
다만 총선을 4개월 앞둔 상황에서 김 대표 체제를 흔들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기현 대표는 500만 당원들의 선거로 당선된 대표인데 지금 시점에서 사퇴론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가 출범하기에는 시간적인 한계도 있다는 설명이다. 당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계획대로 이달 중순께 띄우면 결국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 간 갈등 봉합에 직접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김기현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대표, 인 위원장과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5일과 6일에 이어 이날까지 이달에만 윤 대통령과 총 세 번의 오찬을 함께했다.
한편 혁신위는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안을 최종적으로 종합 보고한다. 이날 김 대표가 ‘희생’과 관련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가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한다면 당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