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잇수다]'서울의 봄' 흥행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

[예잇수다]'서울의 봄' 흥행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 정말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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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군사 반란이 발생한지 44년된 12일 서울 한 영화관에서 12.12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3주 차 주말 누적 관객 수 700만을 넘어선 가운데, 한 극장 직원의 호소글이 화제가 됐다. 영화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최근 '서울의 봄'이 대박 나서 입장객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직원은 없고,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서 주문하면 오래 기다리셨을 텐데 다 직원이 없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인력이 작년 대비 반 이상 줄어서 동시간대 1, 2명이 매회 차 매진되는 걸 겨우 받아내고 있다. 예전에는 장사가 잘되면 인건비도 증가하니 아르바이트생도 쓰고, 회사 매출이 늘면 처우가 좋아져 기뻤는데 지금은 장사 잘돼도 어차피 나만 힘드니까 관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읍소했다.

극장 산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사 위기를 맞자 지난 2020년, 고정비 절감을 위해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 등 대대적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극장 임차료와 관리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해마다 증가하는데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폐점하는 극장도 속출했다. 급기야 3사 멀티플렉스는 세 차례에 걸쳐 관람료 인상을 발표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방역 대응이 완화되고 할리우드 대작들이 개봉하면서 극장가는 다시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감축한 현장 인력이 코로나 이전 수준만큼 충원되지 않아 극장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확대됐다. 지난해 6월 영화 상영 중 화재경보가 울려 영화를 관람하던 관객이 모두 대피하고 소방차가 출동한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 경보기 오작동에 의한 해프닝이었다. 비슷한 시기 다른 극장 건물 옥상에서 화재가 발생해 관객이 대피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시 대피로를 안내한 사람은 극장 직원이 아닌 경찰로 밝혀져 안전 부실 대응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CJ CGV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CJ CGV 전체 아르바이트생 수는 2102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과 대비 62.8%가 감소했다. 특히 기간제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329명으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83.7%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 2010명이었던 기간제 아르바이트생 수는 2020년에 200명 미만으로 대폭 축소됐고, 2021년 말 기준 코로나19 이전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롯데시네마 본사는 롯데컬처웍스 전국 직영 극장에 최근 근무 인원을 줄이고 근무 시간을 올해 10월 대비 50%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근속 3년 차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메가박스중앙 또한 최근 희망퇴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데믹 상황에도 좀처럼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자 구조조정 등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정상화에 나서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실적 부진으로 극장이 지점 현장 근무 인력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대폭 감소한 근로자는 단기계약직인 기간제 아르바이트생들이다. 정규직 사원 또한 업무 과잉에 내몰리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이들에게 '서울의 봄'의 흥행은 달갑지 않은 남의 집 잔치일 뿐이다. 높아진 관람료 대비 비위생적인 관람 환경과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극장업계의 인력 충원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시점이다.

2 Comments
자유인175 2023.12.13 15:00  
이 영화를 좌빨 영화라고 하는데.. 영화상 전두환을 막은 장태완, 정병주, 정승화도 완전 우익인데 왜 좌빨이라고 하지??? 사실 정상적으로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전방 병력을 빼지 말라고한 정승화, 장태완이야 말로 칭송받아야 될 우익이자나~~~~~~
자유인64 2023.12.13 15:00  
어제 시내 나가보니 보는 사람들 별로 없던데... 700만이라 놀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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