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지난 4월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특판가구 입찰담합’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한 뒤 20일 첫 강제수사에 나섰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이 차장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을 했다. 이 차장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의혹’ 등 수사를 총괄하고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20일 이 차장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기 수원 ㄱ골프장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밝혔다. 강원 춘천에 있는 ㄴ리조트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도 설명했다. ㄱ골프장은 이 차장검사의 처가가 운영하는 곳이다. ㄴ리조트는 2020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 때 이 차장검사와 가족 등이 기업 관계자에게 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곳이다.

지난달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이 차장검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가 쪽 분쟁 해결을 위해 이 차장검사가 변호사를 추천해주거나 현직 검사들에게 골프장 예약을 도와줬다는 내용 등이다. 코로나19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고급 리조트에서 기업 관계자에게 접대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가족들의 편의를 위해 범죄 경력 조회를 해줬다는 의심도 나왔고 자녀 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민주당은 이 차장검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대검은 이날 오전 이정섭 차장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내부 구성원에게 제기된 의혹에 관해 엄정한 기준으로 수사와 감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위장전입을 제외한 나머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이 차장검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딸 학교 입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것은 맞는다”며 “나머지 의혹을 이혼 소송 중에 있는 처남의 아내 쪽에서 제기하는 문제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