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흑자 전환’ 토스뱅크 “건강한 대출 만든다”[이코노 인터뷰]
자유인165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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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6 11:11
[3사 3색 인터넷은행]③ 김준, 박신건 여신 담당 PO 인터뷰
빌라왕 사태 보며 고객 원하는 것 고민
“자체 개발한 TSS로 상환의지 파악, 연체율 관리 노력”토스뱅크 여신 실무책임자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신건 프로덕트 오너(PO), 김준 PO. [사진 신인섭 기자][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저희 직원 중에도 전세 보증금을 떼이는 일들이 있었어요. 고객이 진짜 필요한 게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토스뱅크가 3분기에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출범 2년 만이다. 지난 9월에는 전월세보증금 대출도 출시했다. 토스뱅크 대출은 대부분 신용대출로 이뤄져 있다. 월 흑자 전환에 맞춰 담보대출이 출시되며 흑자의 발판은 더욱 단단해졌다.
다만 토스뱅크가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출시한 시기에 갑자기 ‘빌라왕’, ‘전세사기’ 등 부동산 시장 우려를 키우는 사태가 터졌다. 시장에선 전세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오히려 이 시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고객들이 어떤 대출 상품을 원하는 지에 집중했다. 낮은 금리는 물론이고, 대출 한도가 다소 낮더라도 ‘안전한 대출’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토스뱅크는 이를 두고 ‘건강한 대출’이라고 표현했다. 건강한 대출이 바로 ‘토스뱅크의 DNA’인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토스뱅크 여신 담당 실무자 김준 퍼스널 론 스쿼드(Personal Loan Squad)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PO)와 박신건 하우징 론 스쿼드(Housing Loan Squad) PO를 만나 최근 대출시장에 대해 토스뱅크가 가진 생각을 들어봤다.
김준 PO는 지방은행 디지털 부서에서 상품과 제품 기획으로 7~8년 정도 일하다 3년 전 토스뱅크에 합류했다. 박신건 PO는 특수은행을 다니다가 타 인터넷은행에서 4년 반 정도를 근무하다 2년 전 토스뱅크에 입사했다.
Q.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의 분위기는 많이 다른가.
박 PO : 아무래도 많이 다르다. 전산 개발 직원과 같이 일하다 보면 개발 과정에 대한 지식을 요한다. 기존 은행에 있을 땐 굳이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다. 개발 과정을 다 알아야 한다. 인터넷은행은 처음부터 모바일에 맞춰 시스템을 만들기 때문에 이런 점이 있다고 보면 된다.
김 PO : 모든 개발자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개발 부분들까지 속속들이 알아야 하고, 상품의 요건이 반영되는 과정까지 잘 알고 있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
Q.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한 지 3개월이 지났다.
박 PO : 토스뱅크에는 20~30대 고객이 많다 보니 신용대출 이후 전세대출을 받고 이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라이프 사이클이 생긴다고 봤다. 다만 전세대출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이 많았다. 제일 쉬운 방법은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고객이 원하는 건가’라는 고민이 있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부터 전세사기, 역전세 이슈들이 터졌다. 저희 직원 중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들이 생겼다. ‘진짜 필요한 게 이것이구나’라고 생각해 등기 변동 알림과 반환 보증 서비스를 함께 내놓게 됐다. 반환 보증의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이 저렴했는데, 비대면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100% 비대면 반환 보증을 처음부터 만들면서 출시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Q. 전월세보증금대출에 일반, 청년, 다자녀를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박 PO : 사실 상품 구성이 3개가 되면 복잡도는 제곱이 된다. 개발자들에게도 난이도가 올라가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 자녀뿐만 아니라 두 자녀도 다자녀로 분류되기 때문에 혜택을 받게 되는 고객이 많아진다. 다자녀를 증명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할 필요도 없다. 다자녀 상품의 경우 소득 대비 한도도 높였다. 전월세보증금 대출 실적은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더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반환 보증과 등기 변동 알림 서비스가 있다 보니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
(왼쪽부터) 박신건, 김준 PO. [사진 신인섭 기자]
Q. 토스뱅크의 여신 규모가 11조원을 돌파했다.
김 PO : 토스 앱의 1500만 월간 사용자 수(MAU)를 통해 은행을 성장시킨 부분이 가장 주효했던 것 같다. 그래서 토스뱅크 800만 고객 수를 달성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이 고객들에게 대출이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이라고 봤다. 매월 업데이트되는 대출 한도와 금리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출범 시점부터 만든 이유다. ‘매달 내는 돈 낮추기’, ‘매달 이자만 갚기’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Q. 이런 아이디어가 토스뱅크에서 유독 잘 나온다.
김 PO : ‘매달 이자만 갚기’는 직원 한 명이 캐나다에서 (비슷한) 상품을 보고 ‘도입하면 좋겠다’라는 아이디어를 내놔 나올 수 있었다. 이 직원은 여신이나 기획팀도 아니고 재무팀에 있다. (전 직원으로부터) 풍부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아이디어를 올릴 채널도 있어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개발자가 기획 업무에 모두 참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설명된다.
Q. 3분기 연체율이 1.18%로 전 분기보다 0.38%p 떨어졌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줄었다는 비판은 어떻게 보는지?
김 PO : 연체율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토스뱅크 대출은 대부분 신용대출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출범 이후 (여신) 영업을 중단한 시기를 빼면 최근에야 매·상각을 진행했기에 기존 은행과 단순하게 비교하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다. 출범 이후로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은 중저신용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고 이런 상태로 2년이 경과됐다. 이 때문에 연체율이 조금 더 부각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 TSS(Toss Scoring System) 고도화가 계속 이뤄지면서 상환 의지가 있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파악할 수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주담대 출시 계획은?
박 PO : 언제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데 전세대출을 최근 출시해서 안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구상은 하고 있다.
빌라왕 사태 보며 고객 원하는 것 고민
“자체 개발한 TSS로 상환의지 파악, 연체율 관리 노력”토스뱅크 여신 실무책임자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신건 프로덕트 오너(PO), 김준 PO. [사진 신인섭 기자][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저희 직원 중에도 전세 보증금을 떼이는 일들이 있었어요. 고객이 진짜 필요한 게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토스뱅크가 3분기에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출범 2년 만이다. 지난 9월에는 전월세보증금 대출도 출시했다. 토스뱅크 대출은 대부분 신용대출로 이뤄져 있다. 월 흑자 전환에 맞춰 담보대출이 출시되며 흑자의 발판은 더욱 단단해졌다.
다만 토스뱅크가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출시한 시기에 갑자기 ‘빌라왕’, ‘전세사기’ 등 부동산 시장 우려를 키우는 사태가 터졌다. 시장에선 전세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오히려 이 시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고객들이 어떤 대출 상품을 원하는 지에 집중했다. 낮은 금리는 물론이고, 대출 한도가 다소 낮더라도 ‘안전한 대출’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토스뱅크는 이를 두고 ‘건강한 대출’이라고 표현했다. 건강한 대출이 바로 ‘토스뱅크의 DNA’인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토스뱅크 여신 담당 실무자 김준 퍼스널 론 스쿼드(Personal Loan Squad)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PO)와 박신건 하우징 론 스쿼드(Housing Loan Squad) PO를 만나 최근 대출시장에 대해 토스뱅크가 가진 생각을 들어봤다.
김준 PO는 지방은행 디지털 부서에서 상품과 제품 기획으로 7~8년 정도 일하다 3년 전 토스뱅크에 합류했다. 박신건 PO는 특수은행을 다니다가 타 인터넷은행에서 4년 반 정도를 근무하다 2년 전 토스뱅크에 입사했다.
Q.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의 분위기는 많이 다른가.
박 PO : 아무래도 많이 다르다. 전산 개발 직원과 같이 일하다 보면 개발 과정에 대한 지식을 요한다. 기존 은행에 있을 땐 굳이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다. 개발 과정을 다 알아야 한다. 인터넷은행은 처음부터 모바일에 맞춰 시스템을 만들기 때문에 이런 점이 있다고 보면 된다.
김 PO : 모든 개발자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개발 부분들까지 속속들이 알아야 하고, 상품의 요건이 반영되는 과정까지 잘 알고 있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
Q.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한 지 3개월이 지났다.
박 PO : 토스뱅크에는 20~30대 고객이 많다 보니 신용대출 이후 전세대출을 받고 이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라이프 사이클이 생긴다고 봤다. 다만 전세대출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이 많았다. 제일 쉬운 방법은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고객이 원하는 건가’라는 고민이 있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부터 전세사기, 역전세 이슈들이 터졌다. 저희 직원 중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들이 생겼다. ‘진짜 필요한 게 이것이구나’라고 생각해 등기 변동 알림과 반환 보증 서비스를 함께 내놓게 됐다. 반환 보증의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이 저렴했는데, 비대면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100% 비대면 반환 보증을 처음부터 만들면서 출시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Q. 전월세보증금대출에 일반, 청년, 다자녀를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박 PO : 사실 상품 구성이 3개가 되면 복잡도는 제곱이 된다. 개발자들에게도 난이도가 올라가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 자녀뿐만 아니라 두 자녀도 다자녀로 분류되기 때문에 혜택을 받게 되는 고객이 많아진다. 다자녀를 증명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할 필요도 없다. 다자녀 상품의 경우 소득 대비 한도도 높였다. 전월세보증금 대출 실적은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더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반환 보증과 등기 변동 알림 서비스가 있다 보니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
(왼쪽부터) 박신건, 김준 PO. [사진 신인섭 기자]
Q. 토스뱅크의 여신 규모가 11조원을 돌파했다.
김 PO : 토스 앱의 1500만 월간 사용자 수(MAU)를 통해 은행을 성장시킨 부분이 가장 주효했던 것 같다. 그래서 토스뱅크 800만 고객 수를 달성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이 고객들에게 대출이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이라고 봤다. 매월 업데이트되는 대출 한도와 금리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출범 시점부터 만든 이유다. ‘매달 내는 돈 낮추기’, ‘매달 이자만 갚기’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Q. 이런 아이디어가 토스뱅크에서 유독 잘 나온다.
김 PO : ‘매달 이자만 갚기’는 직원 한 명이 캐나다에서 (비슷한) 상품을 보고 ‘도입하면 좋겠다’라는 아이디어를 내놔 나올 수 있었다. 이 직원은 여신이나 기획팀도 아니고 재무팀에 있다. (전 직원으로부터) 풍부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아이디어를 올릴 채널도 있어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개발자가 기획 업무에 모두 참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설명된다.
Q. 3분기 연체율이 1.18%로 전 분기보다 0.38%p 떨어졌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줄었다는 비판은 어떻게 보는지?
김 PO : 연체율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토스뱅크 대출은 대부분 신용대출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출범 이후 (여신) 영업을 중단한 시기를 빼면 최근에야 매·상각을 진행했기에 기존 은행과 단순하게 비교하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다. 출범 이후로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은 중저신용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고 이런 상태로 2년이 경과됐다. 이 때문에 연체율이 조금 더 부각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 TSS(Toss Scoring System) 고도화가 계속 이뤄지면서 상환 의지가 있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파악할 수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주담대 출시 계획은?
박 PO : 언제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데 전세대출을 최근 출시해서 안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구상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