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전 떠난 친모가 아들 목숨값 챙기는 게 말이 되나요

54년 전 떠난 친모가 아들 목숨값 챙기는 게 말이 되나요

선원구하라법·구하라법 통과 촉구하는 김종선씨
남동생 실종에 생모 54년 만에 나타나 보상금 수령
"자식 돌보지 않은 부모는 상속 제외시켜야"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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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 거제도 앞바다에서 실종된 김종안씨의 친누나 김종선(맨 오른쪽)씨가 지난 6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54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동생의 사망 보상금을 모두 가져가려고 해 억울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뉴스1

54년 만이었다. 기억조차 나지 않던 엄마의 얼굴을 마주했다. 두 살, 다섯 살, 여덟 살 삼남매를 버리고 떠난 뒤 반백 년이 넘도록 연락 한번 없었던 엄마는 2021년 1월 선원으로 일하던 김종안(56·실종 당시)씨의 실종 소식에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54년 동안 한 번도 자식들을 들여다보지 않던 사람이, 막내아들의 목숨값을 챙기기 위해 '엄마'의 자격으로 나타난 것이다.

"위로하러 왔다"고 했지만 속내는 달랐다. 구순을 바라보는 노모는 60대가 된 딸에게 흔한 인사조차 건네지 않았다. 김종선(61)씨가 엄마에게 들은 첫마디는 이랬다. "내가 두 살까지 키웠기 때문에 나한테 권리가 있다." 노모는 혼자가 아니었다. 새로 꾸린 가정에서 낳은 아들, 딸, 사위까지 합세해 들이닥쳤다. 생전 처음 보는 그 집 사위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무슨 권리를 말하는 건지도 몰랐죠. 나중에 보니까, 돈 얘기더라고요." 종선씨는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리고, 자다가도 숨이 넘어간다고 했다.

노모는 실종된 아들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종선씨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수색 과정에 열을 올리며 애를 태우는 동안, 노모의 가족은 선박회사가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성화였다. 노모는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자 곧바로 아들의 실종선고를 했고, 사망 보험금과 보상금까지 3억 원을 챙겼다. 종안씨 앞으로 있는 집과 통장도 자신의 명의로 바꿔놨다.

자식을 버리고 떠난 엄마가 아들 목숨값을 챙길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법정 상속 자격 1순위이기 때문이다. 민법 제1004조에 따르면 △살인·살인 미수 △상해 치사 △유언 방해 △유언 강요 △유언서 위조·변조·파기·은닉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직계존속 등 법정 상속인의 상속이 가능하다. 종안씨의 경우 배우자와 자녀가 없어 직계존속인 생모가 상속 우선자가 된 것이다. 종안씨에게는 6년간 함께 살아온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가 있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속 대상에서 배제됐다.

종선씨는 법의 부당함에 가슴을 쳤다. "54년 동안 엄마 대신 고모와 할머니가 우리 삼남매를 키웠습니다. 보상금을 받아도 그분들이 받아야지, 양말 한 켤레, 사탕 하나 안 보내놓고 이제 와서 생모라고 자식 목숨값을 챙기는 게 법이고 정의입니까."

법을 고치려는 시도는 있었다.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자식의 재산을 상속받는 것을 제한하는 일명 '구하라법'(민법 일부 개정안,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2019년 11월 가수 구하라씨가 세상을 등지자, 20년 동안 연락 없이 지냈던 친모가 뒤늦게 나타나 상속 재산을 요구한 것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마련됐다. 국회 입법 청원 동의자가 10만 명이 넘어서며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데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민법 개정안은 기존 상속결격 사유에 '양육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자'를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자식을 제대로 부양하지 않은 부모를 상속인에서 제외하자는 것으로, 부양 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 법무부는 상속 자격 박탈 여부를 법정에서 따지자고 했고, 서영교 의원도 부양 의무를 게을리한 사유가 있으면 가정법원이 상속 결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해 절충안을 찾았지만,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부양 의무 기한을 적시하자는 의견이 제시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여야 이견이 남아 있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종선씨 가족에게 해당되는 '선원 구하라법'도 마찬가지로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 3년간 국회와 법원 등을 쫓아다니느라 생계까지 막막해진 종선씨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민들도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법을 왜 3년째 바꾸지 못하는 겁니까. 짐승이 아니고 사람이라면, 부모라면, 엄마라면, 양심이 있어야지요." 종선씨는 '선원 구하라법'과 '구하라법'이 통과될 때까지 국회 앞에서 노숙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그날 종안이는 마지막 배였어요. 몸이 힘들어서 더는 못 하겠다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타고, 키워준 고모가 있는 남해로 내려가 와이프랑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사는 게 마지막 꿈이었는데… 그 추운 바다에서 얼마나 애타게 누나를 불렀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억장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저는 끝까지 할 겁니다. 죽어도 법을 꼭 바꾸고 죽을 겁니다."

28 Comments
자유인260 2023.12.16 12:25  
국회가 국회답게 입법한적이 없다 국회의원은 정말 필요가치가 하나도 없다
자유인187 2023.12.16 12:25  
170마리 국개들이 그런데는 관심없거던 지들 욕심채우고 사기군대표 방탄하기 바쁘지
자유인110 2023.12.16 12:25  
두살때까지 키운 모유값만 몇푼쥐어주고 보내면 되겠네. 낳아줬다고 다 부모가아니라 책임져줬냐가 뒷받침되야지.
자유인295 2023.12.16 12:25  
민주당놈들 결국에는 통과 안시키네 ㅋㅋ
자유인48 2023.12.16 12:25  
국개들이 맨달 지들 밥그릇및공천에 목이나메고 국OOO이 할일은 안하니 뭐가  되겠냐 만진당 국개들은 이죄명 이나 지키는데 혈안되고 총선앞두고 표반이 있는곳 시체팔이나 하고 이테원참사 유가족이나 만나다니지 니들이 구하라법에 관심이나 있냐?  이런놈들 좋다는 얼간이들이 반이니 이놈들이 일할생각을 안하지 모조리 떨어트려 국개다운 일좀하게 만드는  국민은 다어디있는건가.ᆢ  한심스럽네,ᆢ 국민수준이.참  ㅉㅉ
자유인232 2023.12.16 12:25  
구캐이안들 밥줄을 끊어놔야한다.아니면 절단허든지...짐승들이니?
자유인77 2023.12.16 12:25  
범죄다..
자유인124 2023.12.16 12:25  
혼인신고라도  해놓을  일이지...
자유인278 2023.12.16 12:25  
국회 300명이  국민과 나라는 안중에도 없고  기득권에 취해 자기들  주머니 채우고 밥그릇 챙기만 한다 낳기만 하면 다 부모냐??  의무를 다 하지 않았으면 권리도  없는게 당연한거다  천안함 아들 ㆍ구하라ㆍ조업 배 침몰해서  익사한 어느선원ㆍ그 가족들이 절규하는 방송봤는데 저 엄마들  고인된 자식들 키우지도 않고 권리를 주장 하는게 정상이냐??  일반 정상인들은 부끄러워서  기어 나오지 못한다 적반하장 뻔뻔들 하다  국개들아 제발 민생을 챙겨라 ㅉㅉ
자유인138 2023.12.16 12:25  
그게  이 나라여~~~~
자유인112 2023.12.16 12:25  
국회의원들 뭐하는지...해외만 다니지 말고 국내 민생일 돌봐야지요
자유인296 2023.12.16 12:25  
낳았는데 뭘더해. 낳아줬으니 된거지
자유인246 2023.12.16 12:25  
민주당 인원수로 무조건 반대만 하니 일을 할수가 없지..제발 좀 일만 하시길..
자유인143 2023.12.16 12:25  
그걸 총선 공약으로 내새우고 통과시키겠다고 하는 자를 뽑겠다고 여론이 만들어지면 너두나두 나설것입니다.거지 같은 사이퀴들. 하악 퉤
자유인12 2023.12.16 12:25  
다른이의  억울함보다  공천에 눈이멀어 멀하겠노
행길에 걸레들 걸리고  되도 않은 국민,국민을위해ᆢ
저런것들을 와 뽑는날이 있는지 세월이 흘러도  똑같이 변화가 없구나
자유인96 2023.12.16 12:25  
그 부모와 식구들 얼굴 좀 공개해라~ 전국민 망신좀 당해서 편히 못살게..
자유인51 2023.12.16 12:25  
온국민이 분노하고  구하라법 통과를 염원하는데 국회는 3년씩이나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지 이런기사를 접할때마다 스트레스다 의원님들 표싸움만 하지 마시고 민생을 돌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자유인68 2023.12.16 12:25  
이래서 개나 소나 의원하겠다고 난리법석이구나~~
자유인287 2023.12.16 12:25  
그지같은 법과 사악한 종자들의 콜라보 ✊️ 콱~
자유인251 2023.12.16 12:25  
통과 거부하는 놈이 누구냐..  또 어디 이상한 법 섞어서 통과시킬려고 안하는 거냐?
자유인120 2023.12.16 12:25  
도대체 이 법은 왜 통과가 안되는걸까요?
누가 이유라도 좀 설명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유인103 2023.12.16 12:25  
국회는 일도 안하는데 월급은 왜 받아가나?무노동 무임금 아닌가?
자유인120 2023.12.16 12:25  
꼭바꿔주세요
자유인218 2023.12.16 12:25  
국개들아!입장을바꿔생각이란것을쫌해봐라!
뇌가없는것들!
자유인172 2023.12.16 12:25  
더듬당이 건희  엿 먹이는 개 식용 금지법  날치기로  가로 채기 만들 줄이나 알지...구하라 법 ,구하라 법 선원  버젼 법 같은 거는 관심도 없다....그러다 건희가  구하라 법 만들자고 하면 곧바로 날치기 제정 통과 시켜 버릴거다...일 좀 제대로 해라 더듬가 날치기 하지나 말고
자유인219 2023.12.16 12:25  
양아치 짓 작작하고 제발 일 좀해라 국개들아 저런게 문제로 지적된게 언젠데 아직 이런거 기사에서 봐야되냐????
자유인102 2023.12.16 12:25  
국회가 일은 진짜 안하는구나 돈다내놔라
자유인54 2023.12.16 12:25  
국회는 진짜 일 안하는구나. 어떻게든 한 번 더 해 먹을 생각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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