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픈AI 숙청 사태에 ‘꿩먹고 알먹고’
구글 등 빅테크, 오픈AI 인재 흡수하려 안간힘

올트먼의 MS 합류를 알리는 사티아 나델라의 링크드인./사티아 나델라 링크드인 캡처
오픈AI 이사회에 의해 지난 17일 전격 해고된 샘 올트먼 오픈AI 전 최고경영자(CEO)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한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한 대주주다.

20일(현지 시각)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링크드인 게시물을 통해 “샘 올트먼과 그레그 브로크먼이 MS에 합류해 새로운 첨단 AI 리서치팀을 이끌게 된 점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레그 브로크먼은 오픈AI 회장이자 전 이사회 의장으로, 올트먼이 해고된 후 회사에 항의하며 사표를 낸 상태다. 나델라는 “우리는 그들의 성공에 필요한 자원들을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나델라 CEO는 올트먼의 해고 소식을 듣고 크게 분노하며, 투자자들을 모아 그의 오픈AI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8~19일 양일 간 이어진 복귀 협상이 결국 불발되자, 올트먼과 브로크먼을 품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로이터 연합뉴스
테크 업계에서는 이로서 MS가 AI 경쟁에서 구글, 아마존 등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선점할 기회를 잡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MS는 오픈AI에 과감한 투자를 하며 빠르게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와 관련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도입하고 있다. 당초 올트먼은 오픈AI에서 MS와 비슷한 소비자형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MS 대 오픈AI’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었다. MS 입장에선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픈AI가 자체적으로 올트먼을 축출시키면서, MS 입장에선 오히려 잠재적인 경쟁 상대가 사라지는 동시에 핵심 인재를 보유하게 된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올트먼이 사라진 오픈AI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19일 IT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트먼의 복귀 불발이 확정된 후 십여명의 직원들이 줄 사표를 던졌다. 구글 등 빅테크들은 갑작스럽게 시장에 나온 AI 브레인들을 흡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극단적인 이상주의를 실천하려는 오픈AI 이사회의 결정이 기업가치 860억 달러의 기업을 한 순간에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