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조 부담됐나…NXC 지분 입찰 참여 '0'

4.7조 부담됐나…NXC 지분 입찰 참여 '0'

◆1차 공매 유찰
경영권 없고 의사 결정조차 못해
대내외 불확실성 더해 투심 위축
사우디·中 텐센트 2차 참여 주목
정부, 상속세 물납처리 못해 곤혹
[서울경제]

정부가 넥슨의 지주회사 NXC 지분 29.29%의 1차 공개 매각을 진행했지만 입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데다 매각 예정 가격도 5조 원에 육박해 원매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지속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도 입찰을 주저하는 요인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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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게임 업계에 따르면 NXC 지분 29.29%(85만 1968주) 공매에 대한 1차 입찰 결과 유찰됐다. 최초 예정 가액은 약 4조 7149억 원이다. 매각은 캠코의 공매 포털 온비드에서 18일부터 이틀간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당 지분은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이 상속세로 납부한 것이다. 김 창업자의 배우자인 유정현 이사와 두 자녀는 지난해 9월 김 창업자 명의의 NXC 지분 196만 3000주(당시 지분율 67.49%)를 상속받은 바 있다. 김 창업자의 유족은 물려받은 지분 일부를 상속세로 납부했고 기획재정부는 이를 토대로 물납 자산 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속세로 NXC 지분을 정부에 냈지만 오히려 매각이 되지 않아 정부로서도 곤욕일 것"이라고 말했다.

NXC는 2019년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98.64%를 매각하려 했지만 김 창업자가 갑작스레 공개매각을 철회하며 관련 작업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MBK파트너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베인캐피탈·카카오·넷마블 등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4년 전과 달리 이번 NXC 지분 유찰에 업체들이 관심이 없는 것과 관련해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분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NXC 최대 주주인 유 이사는 경영권을 지속해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지분 상속 이후에도 한동안 NXC 감사로 있던 유 이사는 올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 이사는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넥슨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NXC 측은 5월 지분 물납 당시 “유 이사 및 관련자는 70%에 상당하는 지분율을 유지해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유 이사가 총수라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NXC 2대 주주가 되더라도 경영 의사 결정에 참여하기도 어렵다는 점 또한 유찰의 이유로 꼽힌다. 지분을 확보해도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유 이사와 두 자녀, 국내 계열사 와이즈키즈의 지분율은 70.71%에 달한다. 상법상 출석 주주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 주주총회의 보통 결의 사항과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에서도 2대 주주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이외에도 비상장 증권인데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유찰 배경으로 꼽힌다.

2차 공개매각은 이달 25일부터 입찰을 진행한 뒤 29일 낙찰자를 발표한다. 카카오·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국내 기업은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대다수 게임사는 실적 악화로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향후 해외 자본이 NXC 2대 주주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PIF)와 중국의 대형 게임사 텐센트 등이 대표적이다. 게임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PIF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4대 주주다. PIF는 지난해 2월부터 넥슨 지분을 꾸준히 매수해 지분율을 10.23%까지 끌어올렸다. PIF는 주요 게임사의 지분도 매수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지분 9.30%를 확보해 김택진 대표에 이어 2대 주주다. PIF는 몇 년 전부터 닌텐도·액티비전블리자드·일렉트로닉아츠(EA)·캡콤·테이크투 등 글로벌 유명 게임사의 지분을 연이어 확보하기도 했다. PIF는 지난해 9월 산하 ‘새비게임스그룹’을 통해 e스포츠 산업 육성에 2030년까지 54조 원에 이르는 금액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텐센트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텐센트는 크래프톤(13.73%)의 2대 주주이자 넷마블(17.52%)의 3대 주주이며 게임사 시프트업 지분 24%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차 공매에서도 유찰될 경우 추후 처리 방안을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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