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역성장' 지속…삼성·LG 투자도 속도조절
자유인223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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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18:50
OLED TV의 수요가 불확실해지자 패널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중소형 OLED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는 양상이다. 중단된 TV용 OLED 투자는 TV 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띠는 내년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세계 TV 출하량은 누적 1억4327만7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출하량 1억4299만8000만대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OLED TV 출하량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올해 3분기까지 OLED TV 출하량은 371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0만대와 비교해 약 13% 줄었다. TV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도 3%에서 올해 3분기까지 2.6%로 소폭 감소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OLED TV를 203만6800만대 출하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이어갔지만, 출하량 자체는 1년전 같은 기간 대비 20%나 꺾였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OLED TV 판매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제품군 확대 효과에 따라 출하량을 지난해 3분기 누적 13만5000대에서 올해 62만대로 확대했다. 다만 전체 출하량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LG전자가 12.5%로 삼성전자(1%)보다 월등히 높다.
세계 OLED TV 시장은 2021년 연간 출하량이 약 650만대를 기록한 이후 정체되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OLED TV의 출하량이 67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를 비롯한 TV 제조사들은 OLED TV를 고부가가치, 대형 제품군 내세우며 꾸준히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12%에서 좀처럼 커지지 않고 있다.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 역시 OLED TV 시장 침체에 가동률을 크게 줄였다. LG디스플레이가 확보한 연간 OLED 패널 생산능력은 1000만대 수준이지만, TV 판매량이 저조한 탓에 현재 절반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시작한 경기 파주 P10 공장의 대형 OLED 투자 종료 시점을 당초 올해 3월에서 5년 뒤인 2028년 3월로 미루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충남 아산 Q1에서 대형 OLED 양산 능력을 확보한 이후 추가 투자를 단행하지 않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수요가 불확실한 대형 OLED 대신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2026년까지 정보기술(IT)용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과 모니터 등 중소형 O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스마트폰용 OLED 생산 규모를 기존 월 3만장에서 4만5000장 수준으로 증설했다.
대형 OLED 사업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LG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조사가 OLED TV를 주력 제품군으로 밀어야 한다. 하지만 세계 최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여전히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를 최상위 제품군으로 내세우고 있어 OLED 출하량이 단기간에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 TV 시장이 확대되려면 먼저 다양한 제조사가 많은 물량을 출시하며 현재 고급 제품에 집중된 시장에서 보급형까지 소비자의 선택지가 확대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여전히 LCD TV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하고, TV 시장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내년에도 극적인 시장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