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현대홈쇼핑, '블랙아웃' 피했지만…정부 중재에 쏠린 눈
자유인28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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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19:16
현대홈쇼핑은 지난 20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KT스카이라이프의 송출중단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지난 9월부터 송출중단을 예고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의 협의체가 이달 17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현대홈쇼핑은 송출 중단 일정을 협의체의 운영 종료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양사가 갈등을 빚는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고 지불하는 비용을 말한다. 양사는 지난 3월부터 송출수수료와 채널 번호(6번)를 뒤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협상을 지속했다.
양사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유는 송출수수료가 회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051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43.7% 감소한 규모다. KT스카이라이프의 입장에서도 송출수수료를 쉽게 인하하기 어렵다. 3분기 누적 매출 중 28.9%가 플랫폼수익(광고수익, 홈쇼핑송출수수료, T커머스송출수수료) 등에서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은 기존 채널에 입점할 대체자를 찾기 어려워 당사가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당사는 이미 타 홈쇼핑사업자들과의 계약이 끝난 상황에서 정부의 가이드라인 위반이 우려되는 또 다른 분쟁 발생에 대한 고려 없이 현대의 일방적인 번호 변경을 수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송출수수료와 관련해서는 "회사는 수년간 현대홈쇼핑의 의견을 고려해 송출수수료 인상 없이 합리적인 조정을 해왔다"며 "그러나 2023년에는 조정과 협의가 아닌 번호 이동만을 강요하고, 대가산정에 대한 의미 있는 산식 제공이나 협의를 회피해 가이드라인을 형해화시키는 협상만을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기본 협상 기간 중에 협상 종료 및 방송중단을 통보하고 시청자에게 공지하는 등 양사 간 합의를 위한 협상이 아닌 방송중단을 압박한 일련의 경과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배턴은 협의체로 넘어가게 됐다. 협의체는 사업자들이 성실협의 원칙, 불리한 송출대가 강요 금지 등 기준(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지의 여부와 대가산정 협상에서 고려할 요소 값이 적정한지 여부를 검증해 사업자간 비대칭성을 축소한다.
협의체는 양측의 송출수수료를 산정해주진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 양측의 산정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본 전례가 없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향후 협상에서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정부가 보증하는 형태의 공식적인 협의체이기 때문에 당위성도 확보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협의체는 60일 동안 진행되며, 필요할 경우 1개월이 연장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협의체 구성을 완료하고 운영단계에 있다"며 "다만 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는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