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요충지서 허 찔린 美 … 21년만에 중동戰 직접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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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9 22:10
親이란 민병대 공격에 미군 3명 사망 … 바이든 "보복할것"
3개국 접경지 자리잡은 타워22
중동 주둔 미군 핵심기지 역할
궁지몰린 바이든, 대응 불가피
공화당 강경파 "이란 타격을"
이·하마스 인질협상 앞두고
이란 직접 공격은 어려울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의 한 교회에서 연설하는 도중 친이란 민병대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 3명을 추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친이란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하면서 미국이 보복 수위를 얼마나 높일지에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왔던 미국은 전쟁 이후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미국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2003년 제2차 걸프전에 이은 대규모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이 적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중동 지역 주둔 미군은 지금까지 친이란 민병대로부터 150번 이상 공격을 받았지만, 이전까지는 소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데 그쳤다.
중동 지역 확전을 우려한 미국은 그동안 이란보다는 공격을 감행한 무장 세력의 건물과 기반시설 등을 제한적으로 공격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을 분리해 대응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군이 적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한 만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요일인 28일 오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선거 유세를 하다가 미군 피격 소식을 접했다.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상회의를 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보복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미 당국자들도 이전과 다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이란을 직접 타격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해 미군이 사망했다며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 세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마침내 미국의 힘을 행사해 이란이 행동을 바꾸도록 강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다시 맞붙을 것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이 뻔뻔한 공격은 바이든의 유약함과 굴종의 끔찍하고 비극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어나지 않고 세계가 평화로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은 그 대신 우리가 3차 세계대전 직전에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중동 곳곳에서 연일 이스라엘·미국과 친이란 무장 단체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전 위험을 무릅쓰고 이란을 직접 공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도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은 이날 오전 방송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긴장이 고조돼 중동에서 발생한 일이 더 광범위한 분쟁으로 이어지는 길로 가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억류된 인질의 석방을 논의하며 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란 직접 공격은 그간 미국과 동맹국의 협상 중재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이란 공격으로 확전이 불가피할 경우 현재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도 아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이번 공격이 이란이 분쟁을 격화하려고 의도적으로 시도한 것인지, 아니면 친이란 민병대가 우연히 벌인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평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이번 공격을 통해 더 광범위한 전쟁을 시작할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NYT에 전했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미군 3명이 사망한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은 이란과 무관하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이란 무장단체의 드론에 피격당한 요르단 내 미군 주둔지 '타워22'는 시리아·이라크·요르단 3개국 국경이 만나는 중동의 요충지이자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의 심장부다.
'타워22'는 루크반이라는 시리아 난민 캠프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이 캠프에는 난민 1만5000명이 수년간 거주하고 있다. 또 수백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시리아의 기지, 이라크의 알왈리드 공군기지와도 접경 지역이다. 이라크 알왈리드 공군기지는 2003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 때부터 사용됐던 기지로 중동 지역 미 공군의 핵심 요새다.
이 지역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여러 민병대가 활동 중이지만 미국은 알탄프 기지 주변 55㎞ 반경 내를 '에어리어55'라고 부르면서 안전지대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에어리어55'의 심장부가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군사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김제관 기자]
3개국 접경지 자리잡은 타워22
중동 주둔 미군 핵심기지 역할
궁지몰린 바이든, 대응 불가피
공화당 강경파 "이란 타격을"
이·하마스 인질협상 앞두고
이란 직접 공격은 어려울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의 한 교회에서 연설하는 도중 친이란 민병대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 3명을 추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친이란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하면서 미국이 보복 수위를 얼마나 높일지에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왔던 미국은 전쟁 이후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미국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2003년 제2차 걸프전에 이은 대규모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이 적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중동 지역 주둔 미군은 지금까지 친이란 민병대로부터 150번 이상 공격을 받았지만, 이전까지는 소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데 그쳤다.
중동 지역 확전을 우려한 미국은 그동안 이란보다는 공격을 감행한 무장 세력의 건물과 기반시설 등을 제한적으로 공격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을 분리해 대응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군이 적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한 만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요일인 28일 오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선거 유세를 하다가 미군 피격 소식을 접했다.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상회의를 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보복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미 당국자들도 이전과 다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이란을 직접 타격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해 미군이 사망했다며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 세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마침내 미국의 힘을 행사해 이란이 행동을 바꾸도록 강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다시 맞붙을 것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이 뻔뻔한 공격은 바이든의 유약함과 굴종의 끔찍하고 비극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어나지 않고 세계가 평화로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은 그 대신 우리가 3차 세계대전 직전에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중동 곳곳에서 연일 이스라엘·미국과 친이란 무장 단체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전 위험을 무릅쓰고 이란을 직접 공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도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은 이날 오전 방송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긴장이 고조돼 중동에서 발생한 일이 더 광범위한 분쟁으로 이어지는 길로 가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억류된 인질의 석방을 논의하며 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란 직접 공격은 그간 미국과 동맹국의 협상 중재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이란 공격으로 확전이 불가피할 경우 현재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도 아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이번 공격이 이란이 분쟁을 격화하려고 의도적으로 시도한 것인지, 아니면 친이란 민병대가 우연히 벌인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평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이번 공격을 통해 더 광범위한 전쟁을 시작할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NYT에 전했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미군 3명이 사망한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은 이란과 무관하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이란 무장단체의 드론에 피격당한 요르단 내 미군 주둔지 '타워22'는 시리아·이라크·요르단 3개국 국경이 만나는 중동의 요충지이자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의 심장부다.
'타워22'는 루크반이라는 시리아 난민 캠프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이 캠프에는 난민 1만5000명이 수년간 거주하고 있다. 또 수백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시리아의 기지, 이라크의 알왈리드 공군기지와도 접경 지역이다. 이라크 알왈리드 공군기지는 2003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 때부터 사용됐던 기지로 중동 지역 미 공군의 핵심 요새다.
이 지역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여러 민병대가 활동 중이지만 미국은 알탄프 기지 주변 55㎞ 반경 내를 '에어리어55'라고 부르면서 안전지대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에어리어55'의 심장부가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군사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