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독성 돼지고기 수입… 총통 선거 앞둔 대만, 중국발 가짜뉴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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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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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22:11
대만 연구기관 “SNS 등서 84개 유형 발견”
박빙 선거에 ‘반미 허위 정보’ 영향 촉각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가운데) 후보가 3일 수도 타이베이의 교차로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대만 정부가 대(對)중국 공격용 생화학 물질을 만들기 위해 미국에 국민들 혈액 샘플을 넘겨주고 있다.”
총통 선거(13일)를 불과 5일 앞두고 있는 대만에서 최근 이 같은 ‘반미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발신지는 다름 아닌 중국이라고 한다. 무력시위와 무역 제재 등을 통해 이번 선거에 개입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허위정보를 수반한 여론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자국산 돼지고기를 대만산으로 몰래 속여 대만 내에 유통하고 있다’는 소문도 마찬가지다. 나중엔 ‘미국산 돼지고기에 독이 들어 있다’는 내용도 더해졌다. 뜬소문의 진원지는 친중국 성향 홍콩 매체의 보도였는데, 이미 오래전 허위 사실로 판명됐다. 앞서 대만 사회는 2021년 미국산 돼지고기 문제로 실제 분열을 겪기도 했는데, 당시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중단 안건이 국민투표 끝에 부결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그때 만들어진 가짜뉴스가 총통 선거를 앞둔 시점에 부활한 셈이다.
대만 민간 싱크탱크 정보환경연구센터(IORG)는 이를 ‘미국 회의론’ 등으로 명명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라인’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웹사이트 등에서 총 84개 유형을 발견했다고 한다. 허무맹랑한 음모론뿐 아니라,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초강대국’ 등 부정적으로 묘사한 내용도 상당수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미국 시장 진출 당시, ‘미국이 강제로 대만 자원을 털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에 유포됐던 게 대표적이다. 이는 대만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서도 확산된다는 게 IORG의 설명이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앞줄 오른쪽) 총통 후보가 4일 신베이시에서 선거 유세 차량에 탑승한 채 이동하면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신베이=EPA 연합뉴스
대만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총통 선거가 사실상 ‘미중 간 대리전’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발(發) 반미 가짜뉴스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서다.
미국을 바라보는 대만 내 여론도 예전 같지 않다. 대만중앙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미국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4%에 그쳤다. 2021년 45%에 비해 11%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대만여론재단의 조사에서도 대만 20대 초반 청년 중 51%가 ‘미국 회의론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소극적 지원 등을 목격한 대만인들로선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BBC는 분석했다.
총통 선거 D-5인 이날,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지룽, 제1 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타이중에서 각각 저녁 유세를 펼쳤다. 최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선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1위, 친중 성향 허우유이 후보가 2위로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는 선거 당일까지도 유동적일 중도층 표심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박빙 선거에 ‘반미 허위 정보’ 영향 촉각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가운데) 후보가 3일 수도 타이베이의 교차로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대만 정부가 대(對)중국 공격용 생화학 물질을 만들기 위해 미국에 국민들 혈액 샘플을 넘겨주고 있다.”
총통 선거(13일)를 불과 5일 앞두고 있는 대만에서 최근 이 같은 ‘반미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발신지는 다름 아닌 중국이라고 한다. 무력시위와 무역 제재 등을 통해 이번 선거에 개입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허위정보를 수반한 여론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자국산 돼지고기를 대만산으로 몰래 속여 대만 내에 유통하고 있다’는 소문도 마찬가지다. 나중엔 ‘미국산 돼지고기에 독이 들어 있다’는 내용도 더해졌다. 뜬소문의 진원지는 친중국 성향 홍콩 매체의 보도였는데, 이미 오래전 허위 사실로 판명됐다. 앞서 대만 사회는 2021년 미국산 돼지고기 문제로 실제 분열을 겪기도 했는데, 당시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중단 안건이 국민투표 끝에 부결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그때 만들어진 가짜뉴스가 총통 선거를 앞둔 시점에 부활한 셈이다.
대만 민간 싱크탱크 정보환경연구센터(IORG)는 이를 ‘미국 회의론’ 등으로 명명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라인’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웹사이트 등에서 총 84개 유형을 발견했다고 한다. 허무맹랑한 음모론뿐 아니라,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초강대국’ 등 부정적으로 묘사한 내용도 상당수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미국 시장 진출 당시, ‘미국이 강제로 대만 자원을 털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에 유포됐던 게 대표적이다. 이는 대만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서도 확산된다는 게 IORG의 설명이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앞줄 오른쪽) 총통 후보가 4일 신베이시에서 선거 유세 차량에 탑승한 채 이동하면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신베이=EPA 연합뉴스
대만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총통 선거가 사실상 ‘미중 간 대리전’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발(發) 반미 가짜뉴스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서다.
미국을 바라보는 대만 내 여론도 예전 같지 않다. 대만중앙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미국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4%에 그쳤다. 2021년 45%에 비해 11%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대만여론재단의 조사에서도 대만 20대 초반 청년 중 51%가 ‘미국 회의론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소극적 지원 등을 목격한 대만인들로선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BBC는 분석했다.
총통 선거 D-5인 이날,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지룽, 제1 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타이중에서 각각 저녁 유세를 펼쳤다. 최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선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1위, 친중 성향 허우유이 후보가 2위로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는 선거 당일까지도 유동적일 중도층 표심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