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전화도 먼저 안 끊는다...'싸움닭' 한동훈 달라졌어요
자유인277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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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08:3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화해·겸손’ 모드를 선보이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검투사’ 장관이었지만, 정치 입문을 계기로 정반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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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적 野 비난 ‘잠시 멈춤’
야권에 손을 뻗는 듯한 발언도 많았다. 한 위원장은 4일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어떤 이슈에서는 오른쪽에 정답을 낼 것이고, 어떤 이슈에서는 왼쪽에서 정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화합·공감 정신을 거론하며 “국민의힘과 저는 바로 그 마음으로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6일 행사장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 위원장의 인사를 피했다는 ‘패싱’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대해서도 한 위원장은 “(김 여사가) 저를 모르셨을 수도 있다”며 “여사님을 다음에 또 뵈면 제가 더 잘 인사드리겠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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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부 호응…“전화도 먼저 안 끊어”
지도부 소속 초선 의원도 7일 통화에서 “한 위원장은 누구랑 통화하든 절대 전화를 먼저 끊는 일이 없다”며 “(지난달 29일)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 때도 한 위원장이 일일이 먼저 다가가 허리 굽혀 인사한 게 회자됐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검사 시절에도 술을 멀리하고 역사·철학·문화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특수부에서 가장 세련된 남자’ 등으로 불렸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누구보다 선명한 파이터 기질로 대중의 관심을 받아온 그가 돌연 신사적 면모를 과시하는 건 ‘중도 공략’이라는 정치적 목적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중도층을 10명으로 봤을 때 이번 총선은 ‘투표장에 가는 7명 중 누가 4명의 마음을 가져오느냐’의 싸움”이라면서 “이들은 편협하지 않은 정치인을 원한다. 한 위원장이 유연하고 실용적인 면모를 내세우는 건 무당층·수도권·2030·MZ세대·여성의 민심을 얻기 위한 궤도 수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중도층 요구가 큰 이슈에는 한 위원장이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민주당보다 한발 앞선 공천 제도 개혁이나 현역 물갈이 등 확실한 개혁 행보를 보여줘야만 한동훈 비대위가 진정한 중도 확장성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