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복원 마치고 모습 드러낸 알렉산더 대왕 왕궁터

16년 복원 마치고 모습 드러낸 알렉산더 대왕 왕궁터

그리스 북부 베르기나 마케도니아 유적지 재개장
옛 마케도니아 수도…1970년대 발굴
기원전 4세기 그리스 북방 마케도니아를 대제국으로 일군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 대왕의 왕궁이 16년간의 복원 작업을 거쳐 재개장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은 지난 5일 그리스 북부 베르기나 지역에 있는 고대 마케도니아 왕궁 유적지가 다시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2007년 문을 닫은 후 16년 동안 복원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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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의 복원 사업 끝에 지난 5일(현지시간) 재개장한 그리스 베르기나 알렉산드로스 왕궁 유적지 일부[사진출처=AFP 연합뉴스]

베르기나는 마케도니아 왕국의 수도였던 옛 지명 '아이다이'다. 이곳은 기원전 4세기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동방 원정에 나서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까지 세를 확장해 '대왕' 칭호를 얻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즉위했던 곳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기원전 356년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피살된 아버지 필리포스 2세의 뒤를 이어 20세 약관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왕이 된 그는 군대를 이끌고 소아시아 원정에 나선다. 이후 알렉산드로스는 페르시아와 이집트를 차지했고 점령지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세웠다. 알렉산드리아는 약 70개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아라비아반도 원정을 준비하던 가운데 기원전 323년 33살의 젊은 나이로 바빌론에서 숨졌다.

이 유적지는 기원전 2세기 로마에 의해 파괴된 후 오래도록 채석장으로 사용되다가 1970년대에야 발굴됐다. 그리스는 이곳의 역사적 가치와 규모 등을 고려해 대대적인 복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2007년 문을 닫은 뒤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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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의 복원 사업 끝에 재개장한 알렉산드로스 왕궁터. 이곳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즉위식이 열렸던 곳이다. [사진출처=AFP 연합뉴스]

더타임스는 유적지가 웅장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고 전했다. 유적지는 넓은 안뜰을 포함하는 왕궁과 왕릉, 각종 출토 유물이 전시된 폴리센트릭 박물관, 궁전의 돌로 지어진 중세 교회 등으로 이뤄졌다. 마리아 스타마토풀루 옥스퍼드대 고고학과 교수는 "1만5000㎡에 달하는 왕궁 규모는 그리스에서 유례없는 규모로, 파르테논 신전보다 3배 더 크다"며 "파괴됐던 유적을 다시 되살렸다는 점은 매우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 유적지 재개장으로 관광 부흥 기대

이 유적지는 헬레니즘 문화를 대표하는 곳이기도 하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정복으로 영토를 넓혔을 뿐 아니라 그리스 문명과 동방 문명을 융합한 헬레니즘 문명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스타마토풀루 교수는 "이 유적지는 우리가 아는 헬레니즘 세계가 마케도니아를 중심지로 한다는 점을 입증한다"며 "우즈베키스탄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이 왕궁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그리스 정부는 관광 부흥을 꾀하고자 유적지 복원 작업을 지원했다. 그리스에선 관광업이 농업, 해운업과 함께 3대 산업을 이루고 있다. 2023년 기준 그리스를 방문한 해외관광객 수는 약 1740만 명이며, 관광 추정 매출은 210억 유로(30조여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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