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보호사의 부주의로 샤워실에 갇힌 치매 노인이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사한 것과 관련, 이에 대한 책임이 요양원에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판사는 지난 5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요양원장 50대 A 씨와 70대 보호사 B 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치매 환자 C(70대) 씨는 지난 2021년 6월 5일 오전 8시 36분쯤 충북 보은군 내북면의 한 요양원에서 2층 샤워실 창문 밖으로 탈출하다가 추락,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C 씨는 B 씨가 샤워실 내부를 확인하지 않고 문을 잠그자 갇히게 됐다. 이에 1m 40㎝ 높이에 있는 창밖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당 요양원 측은 평소 샤워실 내 물기로 인한 낙상사고와 사람이 쉽게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창문 때문에 사고 방지 차원에서 문을 잠그도록 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이를 번거로워해 A 씨는 경첩 고리에 자물쇠를 걸기만 하도록 지시했다.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자물쇠를 C 씨가 치우고 샤워실에 들어가면서 사고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B 씨는 출입문을 잠근 것과 피해자의 사망이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재판부는 "A 씨가 출입문 관리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 B 씨가 내부를 확인하지 않고 문을 잠근 사실은 피해자 사망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샤워실 문을 제대로 잠가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해야 할 주의의무가 두 사람에게 있었다"고 판시했다.

또한 정상적인 인지와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치매 환자가 자물쇠를 해제하고 샤워실에 들어가거나 문이 잠겼을 때 창밖으로 탈출하려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