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차·기아의 차종 중 내연기관 모델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많이 팔린 차종도 4개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중형 SUV 싼타페의 전체 판매량(5만1343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2만9854대)이 차지하는 비율은 58.2%로 집계됐다. 내연기관 모델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많이 팔린 것은 2021년 7월 싼타페 하이브리드 출시 이후 처음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판매는 2021년 전체 싼타페 판매의 23.3%에 그쳤지만, 2022년 47.3%를 기록하는 등 매년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늘어났다.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쏘렌토(8만5811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66.6%에 달하는 5만7109대였다.

2022년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71.7%)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판매 대수로는 7000대 이상 더 많이 팔린 것이다. 쏘렌토는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기아 브랜드 차종 중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베스트 셀링카'에 이름을 올린 현대차의 그랜저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내연기관 모델보다 더 많았다. 그랜저는 전체 11만3062대가 판매됐는데,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6만1907대로 전체의 54.8%를 차지했다.

2013년 12월 출시 이후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이 처음으로 전체 판매의 절반을 넘긴 것이다.

기아의 K8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내연기관 모델 판매량을 앞섰다. K8 전체 판매량 4만437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62.3%인 2만5211대였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높아진 주된 이유로는 오랜 충전 시간과 인프라 미흡 등으로 전기차 구입을 꺼리면서도 고연비와 친환경을 가치 있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역시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기아는 지난해 11월 11월 다목적차량(MPV)인 카니발에 1.6ℓ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싼타페. 현대차 제공 쏘렌토. 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