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경제] AI, 반도체 산업 지형도 바꾼다···샘 올트먼 행보에 쏠린 눈
자유인24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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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8 08:52
챗GPT 개발사 오픈AI CEO 방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장 집결
AI 시대 반도체 시장 급성장 예상, 한국에도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나와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반도체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AI반도체 구매를 위해 장기간 대기를 해야할 만큼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의 행보에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대만, 일본 등을 연이어 방문하며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접촉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말 챗GPT 4를 출시한 오픈AI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생성형 AI 시대를 주도하는 오픈AI가 AI 반도체 경쟁 구도의 다각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반도체 업계도 AI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GPT 아버지' 올트먼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지난 26일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삼성과 SK 최고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날 오전 올트먼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았다.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시설이 밀집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 단지로 꼽힌다.
같은 날 오후 올트먼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따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는 이번 방문에서 6시간 가량 한국에 머물며 반도체 기업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추가되며 체류 기간은 1박2일로 늘었다. 올트먼의 방한은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올트먼의 이번 방한은 자체 반도체 생산을 위한 협력사 물색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픈AI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동시에 자금 조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AI 중심의 '반도체 동맹'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력한 후보군에 오른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양산하고 있다.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은 전 세계 시장의 90%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5세대인 HBM3E 양산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양산은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아우른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 AI 반도체, 산업계 판도 바꾸나
AI기술의 부상은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AI는 분야의 경계를 넘어 첨단산업을 관통하는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시스템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성능이 높은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AI 반도체 매출은 534억 달러(약 7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20.8% 성장했다. 올해 AI 반도체 매출액은 25.6% 증가한 671억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27년에는 AI 반도체 매출 규모는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1천19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광범위한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따라 고성능그래픽처리장치(GPU)와 최적화된 반도체 디바이스 구축이 필수가 됐다"며 "이것이 AI 칩의 생산과 배포를 주도하는 주요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를 고도화하면서 엔비디아 제품을 적용하고 있으나, 주문량이 몰리면서 제때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제작에 착수했다. 오픈AI 역시 연내 반도체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양산에는 협업이 필수적이다.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가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꼽힌다. 다만 파운드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후보군에 속한다. 대규모 공급이 이뤄질 경우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오픈AI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 한국에도 엔비디아가 나올 수 있을까
한국은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나 메모리·종합반도체기업(IDM) 중심의 성장을 이어온 탓에 분명한 한계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설계와 웨이퍼 생산, 패키징·테스트, 판매·유통 등 분업화를 통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초창기 IDM 위주로 성장을 거듭하던 반도체 산업은 1980년대부터 분업화가 이뤄졌다. 분야별 전문성이 강화되는 장점이 뚜렷하다.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시작점에는 설계 전문기업인 '팹리스'가 있다.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엔비디아가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이다. 이 외에도 퀄컴, AMD 등 팹리스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팹리스 업계는 아직 경쟁력이 낮은 수준이다. 시장조시 기관 옴디아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팹리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머물고 있다. 세계 50대 팹리스 기업에 속하는 한국 기업은 LX세미콘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인 팹리스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하며 팹리스 산업 강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초창기 어려움을 겪는 팹리스 기업을 위한 지원을 두텁게 하고, 팹리스가 제작한 시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검증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5대 신산업 중 하나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대구시도 팹리스 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작년 9월 한국팹리스산업협회와 협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팹리스 유치를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한국팹리스산업협회·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내년부터 '지능형 반도체 개발·실증 지원'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
AI 시대 반도체 시장 급성장 예상, 한국에도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나와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반도체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AI반도체 구매를 위해 장기간 대기를 해야할 만큼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의 행보에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대만, 일본 등을 연이어 방문하며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접촉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말 챗GPT 4를 출시한 오픈AI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생성형 AI 시대를 주도하는 오픈AI가 AI 반도체 경쟁 구도의 다각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반도체 업계도 AI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GPT 아버지' 올트먼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지난 26일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삼성과 SK 최고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날 오전 올트먼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았다.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시설이 밀집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 단지로 꼽힌다.
같은 날 오후 올트먼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따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는 이번 방문에서 6시간 가량 한국에 머물며 반도체 기업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추가되며 체류 기간은 1박2일로 늘었다. 올트먼의 방한은 작년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올트먼의 이번 방한은 자체 반도체 생산을 위한 협력사 물색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픈AI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동시에 자금 조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AI 중심의 '반도체 동맹'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력한 후보군에 오른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양산하고 있다.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은 전 세계 시장의 90%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5세대인 HBM3E 양산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양산은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아우른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 AI 반도체, 산업계 판도 바꾸나
AI기술의 부상은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AI는 분야의 경계를 넘어 첨단산업을 관통하는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시스템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성능이 높은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AI 반도체 매출은 534억 달러(약 7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20.8% 성장했다. 올해 AI 반도체 매출액은 25.6% 증가한 671억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27년에는 AI 반도체 매출 규모는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1천19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광범위한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따라 고성능그래픽처리장치(GPU)와 최적화된 반도체 디바이스 구축이 필수가 됐다"며 "이것이 AI 칩의 생산과 배포를 주도하는 주요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를 고도화하면서 엔비디아 제품을 적용하고 있으나, 주문량이 몰리면서 제때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제작에 착수했다. 오픈AI 역시 연내 반도체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양산에는 협업이 필수적이다.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가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꼽힌다. 다만 파운드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후보군에 속한다. 대규모 공급이 이뤄질 경우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오픈AI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 한국에도 엔비디아가 나올 수 있을까
한국은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나 메모리·종합반도체기업(IDM) 중심의 성장을 이어온 탓에 분명한 한계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설계와 웨이퍼 생산, 패키징·테스트, 판매·유통 등 분업화를 통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초창기 IDM 위주로 성장을 거듭하던 반도체 산업은 1980년대부터 분업화가 이뤄졌다. 분야별 전문성이 강화되는 장점이 뚜렷하다.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시작점에는 설계 전문기업인 '팹리스'가 있다.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엔비디아가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이다. 이 외에도 퀄컴, AMD 등 팹리스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팹리스 업계는 아직 경쟁력이 낮은 수준이다. 시장조시 기관 옴디아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팹리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머물고 있다. 세계 50대 팹리스 기업에 속하는 한국 기업은 LX세미콘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인 팹리스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하며 팹리스 산업 강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초창기 어려움을 겪는 팹리스 기업을 위한 지원을 두텁게 하고, 팹리스가 제작한 시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검증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5대 신산업 중 하나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대구시도 팹리스 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작년 9월 한국팹리스산업협회와 협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팹리스 유치를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한국팹리스산업협회·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내년부터 '지능형 반도체 개발·실증 지원'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