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t 육중한 차체 K-2 전차 시속 70㎞ 질주… 60도 경사면도 ‘거뜬’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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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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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8 07:52
현대로템 창원공장 생산현장 가보니
韓·폴란드 주력 전차된 K-2
120㎜ 주포 탑재한 포탑 성능 점검 후
차체에 결합한 뒤 주행 시험 거쳐 완성
공장에선 육중한 굉음 속 작업 이어져
지상전 개념 바꾸는 새 병기들
디지털로 성능 개량 K1A2 전차 만들어
보병용 ‘K808 차륜형장갑차’ 생산 돌입
14.5㎜ 총탄도 방어… 수색 작전 등 도움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 창원공장. 지상군의 핵심 장비인 기갑차량을 생산하는 공장에 들어가니 K-2 전차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장 내 생산라인에선 직원들이 작업 과정을 수행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고, 기계들도 육중한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한국 육군을 상징하는 주력 전차이자 폴란드의 선택을 받은 K방산 대표 주자인 K-2 전차는 기동성과 화력, 방호력을 겸비한 최신 지상 장비다. 공장에서 생산 중인 K-2 전차는 한국 육군과 폴란드에 납품되어 양국의 지상 전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첨단 기술로 전차 생산 ‘이상 무’
현대로템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공장에 들어서니 녹색의 철제 구조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K-2 전차 포탑이었다. 120㎜ 주포와 동축총, 대전차 미사일 공격 시도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능동방호장치 등을 장착한 포탑은 일부 장비를 추가하면 완성된 모습에 가까울 정도로 제작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였다.
K-2 전차 포탑은 판형을 절단하고 용접을 통해 접합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접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적 포탄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용접 기술이 얼마나 뛰어나냐에 따라 포탑의 내구성이 결정되는 셈이다.
용접 과정을 통해 포탑 구조물을 만들면 사격통제장치와 조준경 등 주포 사격과 통제에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한다. 이후 레이저 경보체계와 120㎜ 주포 등을 탑재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K-2 전차 포탑의 외형에 가까워진다.
생산라인 한편에선 정밀 제작 기술과 엄격한 품질관리 과정을 적용해 만들어진 포탑을 시험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대로템 직원들은 신규 제작된 포탑이 한국군 요구성능(ROC)을 충족하는지 점검하고 있었다.
6·25전쟁 당시 고지를 공격하던 중공군을 저지하는 데 전차를 투입했던 한국군은 전차포를 수평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서 발사하는 능력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포탑에 장착된 120㎜ 주포가 포수의 뜻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차의 공격력은 크게 감소하고 기계화부대 작전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사격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공장에서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포탑 생산라인 인근에서는 K-2 전차의 차체 조립이 한창이었다. 차체는 전차를 움직이게 하면서 주포 사격 시 발생하는 강한 반동을 견뎌야 한다. 높은 수준의 기동성과 내구성이 필수다. 이를 구현하려면 생산 과정에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될 수 없다. 기자를 안내한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체에 현수장치와 유압장치를 설치하고 전기 계통을 추가한 뒤 궤도를 장착하면 차체가 만들어진다”며 “차체와 포탑을 결합한 뒤 주행 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K-2 전차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군이 현재 운용하는 전차를 개량하는 작업도 눈에 띄었다. 2001년부터 전력화한 K1A1 전차는 120㎜ 주포를 장착하고 특수장갑을 적용해 K1 전차보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높였다. 최근 들어 네트워크 중심전(NCW)을 통해 K-2 전차, K-21 보병전투차와 합동작전을 펼치는 개념이 강조되면서 K1A1에 전장 관리체계와 피아 식별장치 등 디지털 장비를 추가하는 형태로 성능을 개량한 K1A2 전차가 만들어졌다.
K1 계열 전차 성능 개량과 K-2 전차 폴란드 수출 등으로 작업 물량이 증가하면서 현대로템은 기존 공정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밀링, 선반 등 가공을 외주화하고 현대로템은 대형 구조물 제작에 역량을 집중하는 형태다.
창원공장 내 시험장에선 K-2 전차의 주행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시험장 한쪽 끝에 서 있던 K-2 전차가 현대로템 관계자의 신호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량이 55t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임에도 시속 70㎞의 빠른 속도로 기자의 눈앞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육안으로 보기만 해도 아찔한 수준인 60도 경사면도 거침없이 올라갔다.
◆보병부대 바꾸는 차륜형장갑차
창원공장에선 K-2 전차 외에 차륜형장갑차도 생산한다.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를 생산함으로써 전차 위주였던 방위산업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차륜형장갑차는 일선 보병부대의 신속한 이동과 수색·정찰 등을 위해 개발된 장비다. 420마력 국산 상용 디젤 엔진을 장착, 11명(조종수 포함)을 태우고 최고 시속 100㎞로 달릴 수 있다. 7.62㎜ 소총탄 공격을 막을 수 있으며 부가 장갑까지 더하면 14.5㎜ 총탄도 방어가 가능하다.
차륜형장갑차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바퀴가 8개인 K808 차륜형장갑차 차체가 라인에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차체 구조물에 현수장치와 기어박스, 전기 계통 등을 순차적으로 결합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여기선 차륜형장갑차 기본형과 지휘소용 차량 등을 생산한다”며 “자동차 프레스 기술과 유사한 공법을 사용해 용접 수요를 낮추고 내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라인 한쪽에선 차륜형 지휘소용 차량 조립이 한창이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상당히 넓었고, 야전에서 회의를 하기에 적합한 구조를 갖췄다. 기존 천막형 지휘소는 설치와 해체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방호력이 전혀 없었다. 반면 네트워크 기반 전투 지휘체계 장비와 실시간 송수신 시스템, 스크린, 빔 프로젝터 등을 갖춘 지휘소용 차량은 이동 중에도 안전하게 전장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韓·폴란드 주력 전차된 K-2
120㎜ 주포 탑재한 포탑 성능 점검 후
차체에 결합한 뒤 주행 시험 거쳐 완성
공장에선 육중한 굉음 속 작업 이어져
지상전 개념 바꾸는 새 병기들
디지털로 성능 개량 K1A2 전차 만들어
보병용 ‘K808 차륜형장갑차’ 생산 돌입
14.5㎜ 총탄도 방어… 수색 작전 등 도움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 창원공장. 지상군의 핵심 장비인 기갑차량을 생산하는 공장에 들어가니 K-2 전차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장 내 생산라인에선 직원들이 작업 과정을 수행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고, 기계들도 육중한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한국 육군을 상징하는 주력 전차이자 폴란드의 선택을 받은 K방산 대표 주자인 K-2 전차는 기동성과 화력, 방호력을 겸비한 최신 지상 장비다. 공장에서 생산 중인 K-2 전차는 한국 육군과 폴란드에 납품되어 양국의 지상 전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경남 창원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 시험장에서 K-2 전차가 주행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
현대로템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공장에 들어서니 녹색의 철제 구조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K-2 전차 포탑이었다. 120㎜ 주포와 동축총, 대전차 미사일 공격 시도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능동방호장치 등을 장착한 포탑은 일부 장비를 추가하면 완성된 모습에 가까울 정도로 제작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였다.
K-2 전차 포탑은 판형을 절단하고 용접을 통해 접합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접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적 포탄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용접 기술이 얼마나 뛰어나냐에 따라 포탑의 내구성이 결정되는 셈이다.
용접 과정을 통해 포탑 구조물을 만들면 사격통제장치와 조준경 등 주포 사격과 통제에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한다. 이후 레이저 경보체계와 120㎜ 주포 등을 탑재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K-2 전차 포탑의 외형에 가까워진다.
생산라인 한편에선 정밀 제작 기술과 엄격한 품질관리 과정을 적용해 만들어진 포탑을 시험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대로템 직원들은 신규 제작된 포탑이 한국군 요구성능(ROC)을 충족하는지 점검하고 있었다.
6·25전쟁 당시 고지를 공격하던 중공군을 저지하는 데 전차를 투입했던 한국군은 전차포를 수평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서 발사하는 능력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 포탑에 장착된 120㎜ 주포가 포수의 뜻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차의 공격력은 크게 감소하고 기계화부대 작전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사격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공장에서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군이 현재 운용하는 전차를 개량하는 작업도 눈에 띄었다. 2001년부터 전력화한 K1A1 전차는 120㎜ 주포를 장착하고 특수장갑을 적용해 K1 전차보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높였다. 최근 들어 네트워크 중심전(NCW)을 통해 K-2 전차, K-21 보병전투차와 합동작전을 펼치는 개념이 강조되면서 K1A1에 전장 관리체계와 피아 식별장치 등 디지털 장비를 추가하는 형태로 성능을 개량한 K1A2 전차가 만들어졌다.
K1 계열 전차 성능 개량과 K-2 전차 폴란드 수출 등으로 작업 물량이 증가하면서 현대로템은 기존 공정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밀링, 선반 등 가공을 외주화하고 현대로템은 대형 구조물 제작에 역량을 집중하는 형태다.
창원공장 내 시험장에선 K-2 전차의 주행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시험장 한쪽 끝에 서 있던 K-2 전차가 현대로템 관계자의 신호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량이 55t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임에도 시속 70㎞의 빠른 속도로 기자의 눈앞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육안으로 보기만 해도 아찔한 수준인 60도 경사면도 거침없이 올라갔다.
경남 창원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 전차 생산라인에 K-2 전차 포탑이 놓여 있다. 현대로템 제공 |
창원공장에선 K-2 전차 외에 차륜형장갑차도 생산한다.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를 생산함으로써 전차 위주였던 방위산업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차륜형장갑차는 일선 보병부대의 신속한 이동과 수색·정찰 등을 위해 개발된 장비다. 420마력 국산 상용 디젤 엔진을 장착, 11명(조종수 포함)을 태우고 최고 시속 100㎞로 달릴 수 있다. 7.62㎜ 소총탄 공격을 막을 수 있으며 부가 장갑까지 더하면 14.5㎜ 총탄도 방어가 가능하다.
차륜형장갑차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바퀴가 8개인 K808 차륜형장갑차 차체가 라인에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차체 구조물에 현수장치와 기어박스, 전기 계통 등을 순차적으로 결합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여기선 차륜형장갑차 기본형과 지휘소용 차량 등을 생산한다”며 “자동차 프레스 기술과 유사한 공법을 사용해 용접 수요를 낮추고 내구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라인 한쪽에선 차륜형 지휘소용 차량 조립이 한창이었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상당히 넓었고, 야전에서 회의를 하기에 적합한 구조를 갖췄다. 기존 천막형 지휘소는 설치와 해체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방호력이 전혀 없었다. 반면 네트워크 기반 전투 지휘체계 장비와 실시간 송수신 시스템, 스크린, 빔 프로젝터 등을 갖춘 지휘소용 차량은 이동 중에도 안전하게 전장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