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정치, 일상을 잠식했다”
자유인98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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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7 07:27
이재명-배현진 피습 이후
여야 강성 지지층 중심… 온라인서 적개심 더 커져
여야, 자성 대신 극단대립
“정치가 국민 증오 부추겨… 총선앞 또 테러사태 우려”“복수혈전이다. 개딸들의 공격이 더 있을 수 있다.”
“디올 백 이슈를 덮으려고 여권에서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중학생에게 돌로 습격을 당한 다음 날인 26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등에서 여야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또다시 극단적인 증오 발언과 허위 정보가 쏟아졌다.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증오정치 문화를 바꾸자는 자성론이 일었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테러를 당한 정치인의 소속 정당이 바뀌자 복수를 언급하는 등 상대 진영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4·10총선을 75일 앞두고 극단적 대립 정서가 여야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면서 증오의 문화가 국민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상대 진영에 대한 극단적 분노를 부추기다 ‘증오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유튜브나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극단적 적개심이 정치인에 대한 실제 테러로 이어지는 일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피습 포비아’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6일 여야 강성 지지층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에선 저주성 증오 발언과 음모론이 난무했다. 야권 강성 지지층은 “중학생이 그 시간에 배 의원이 해당 건물에 올 것을 어떻게 알고 기다렸을까. 내부자 소행 아니냐”는 등 여권 내부의 자작극설을 제기했다. “나도 촉법소년이면 여권을 다 작살내고 싶다”, “(배 의원이) 별 상처도 안 났으면서 언플(언론플레이)하려고 한다” 등 막말과 비난도 잇따랐다.
여권 강성 지지층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피습으로 곤욕을 치렀으니 복수하라고 누군가를 가스라이팅해 배현진 의원을 테러했다”, “이재명 대표 피습이 자작극인 것이 들통날까 두려워 다른 정치 테러 사건을 일으킨 것”이라는 음모론이 올라왔다. “좌파들이 어디서 돌멩이 들고 사람 폭행하냐. 너희들 내가 똑같이 해줄까” 같은 보복을 위협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단화된 정치가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다른 진영을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적으로 싸워야 할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한국도 머지않아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미국처럼 혐오가 실제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만 해도 이 대표 피습 직후처럼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자”는 자성론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오후부터 배 의원 피습의 경찰 책임론을 두고 다시 싸우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이 또다시 증오를 키운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배 의원에 대한 테러는 이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가 낳은 참사”라고 정부 여당을 공격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테러, 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삐뚤어졌다”며 “구시화문(口是禍門·입이 화를 부르는 문)”이라고 맞받았다.
여당 강성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중등 촉법소년을 이용한 좌파의 테러” “배현진 의원 테러는 99.518% 빨갱이 소행”이라는 주장들이 이어졌다. 야당 강성 지지층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재명 사건을 자작이라고 지껄이던 ‘2찍’(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용어)들, 이것도 자작이라고 해야지”라는 주장들이 올라왔다.
특히 온라인과 유튜브에선 2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때보다 상대 진영에 대한 보복 심리가 두드러지면서 극단적 증오 언어가 더욱 증폭된 경향을 보였다. 여야 정치인들이 부추긴 증오 정치가 온라인상에서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는 밑바탕 역할을 했고,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상대를 ‘제거해야 할 적’으로 보는 극단 정서가 온라인을 벗어나 상대 진영이나 정치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나 테러로 확산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의 ‘증오와 혐오 장사’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경고”라며 “대선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한마디에 미 국회 의사당을 점령한 2021년 사태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여당 강성 지지층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선 “어디서 돌멩이 들고 사람 폭행하냐, 니들 전부 내가 똑같이 해줄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야당 강성 지지층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배 의원은) 찰과상 정돈데 이재명 대표 상처에 비빌 수도 없다. 너도 당해 보니 어떻니?”라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정당을 위해 보복해야 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요즘 거리에서 상대 당 지지자한테 ‘××년’ 같은 쌍욕을 듣는 것은 다반사”라고 했다. 다른 야당 의원도 “체구가 작은 편인데 유튜버들이 막 화를 내면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위협감을 느낀다”며 “정치 행사에서 욕설과 몸싸움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 출마 의사를 밝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12월 초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유권자’라는 이가 교수 연구실에 남긴 쪽지에는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막고자 나가는데 왜 국민의힘이냐”는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 이 교수는 “연구실 문틈에 (쪽지를) 끼워 놓고 갔다는 건 내 위치와 동선을 알 수도 있다는 얘기”라며 “잠시 두려움이 판단력을 마비시켰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이원욱 의원(무소속)의 경기 화성을 지역구 사무실 인근에는 이 의원을 겨냥해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여야 강성 지지층 중심… 온라인서 적개심 더 커져
여야, 자성 대신 극단대립
“정치가 국민 증오 부추겨… 총선앞 또 테러사태 우려”“복수혈전이다. 개딸들의 공격이 더 있을 수 있다.”
“디올 백 이슈를 덮으려고 여권에서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중학생에게 돌로 습격을 당한 다음 날인 26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등에서 여야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또다시 극단적인 증오 발언과 허위 정보가 쏟아졌다.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증오정치 문화를 바꾸자는 자성론이 일었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테러를 당한 정치인의 소속 정당이 바뀌자 복수를 언급하는 등 상대 진영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4·10총선을 75일 앞두고 극단적 대립 정서가 여야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면서 증오의 문화가 국민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상대 진영에 대한 극단적 분노를 부추기다 ‘증오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유튜브나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극단적 적개심이 정치인에 대한 실제 테러로 이어지는 일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피습 포비아’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6일 여야 강성 지지층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에선 저주성 증오 발언과 음모론이 난무했다. 야권 강성 지지층은 “중학생이 그 시간에 배 의원이 해당 건물에 올 것을 어떻게 알고 기다렸을까. 내부자 소행 아니냐”는 등 여권 내부의 자작극설을 제기했다. “나도 촉법소년이면 여권을 다 작살내고 싶다”, “(배 의원이) 별 상처도 안 났으면서 언플(언론플레이)하려고 한다” 등 막말과 비난도 잇따랐다.
여권 강성 지지층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피습으로 곤욕을 치렀으니 복수하라고 누군가를 가스라이팅해 배현진 의원을 테러했다”, “이재명 대표 피습이 자작극인 것이 들통날까 두려워 다른 정치 테러 사건을 일으킨 것”이라는 음모론이 올라왔다. “좌파들이 어디서 돌멩이 들고 사람 폭행하냐. 너희들 내가 똑같이 해줄까” 같은 보복을 위협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단화된 정치가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다른 진영을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적으로 싸워야 할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한국도 머지않아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미국처럼 혐오가 실제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만 해도 이 대표 피습 직후처럼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자”는 자성론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오후부터 배 의원 피습의 경찰 책임론을 두고 다시 싸우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이 또다시 증오를 키운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배 의원에 대한 테러는 이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가 낳은 참사”라고 정부 여당을 공격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테러, 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삐뚤어졌다”며 “구시화문(口是禍門·입이 화를 부르는 문)”이라고 맞받았다.
여야 지지층 “빨갱이” “자작극” 극단 대립… 증오, 더 격해졌다
[일상 잠식한 증오정치]
“증오의 정치, 일상 잠식”
이재명-배현진 피습뒤 갈등 증폭… 음모론-허위정보, SNS 통해 번져
“정치권 ‘혐오 장사’ 임계점 넘어… 美의사당 난입사태 남의 일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재판이 열린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유튜버들이 경찰 통제선 너머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일부 유튜버는 이 대표 재판이 진행되는 시간에 “건달이 등장해 법정에서 고성을 지르고 있다” 등의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도 했다. 박형기 기자 [email protected]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 강성 지지층이 결집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게시판은 양 극단으로 갈렸다. 상대 진영을 향한 극단적 적개심을 드러내는 증오 언어가 난무했고, 각종 음모론과 허위 정보가 ‘인포데믹(infodemic·정보전염병)’처럼 퍼져 나갔다. “증오의 정치, 일상 잠식”
이재명-배현진 피습뒤 갈등 증폭… 음모론-허위정보, SNS 통해 번져
“정치권 ‘혐오 장사’ 임계점 넘어… 美의사당 난입사태 남의 일 아냐”
여당 강성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중등 촉법소년을 이용한 좌파의 테러” “배현진 의원 테러는 99.518% 빨갱이 소행”이라는 주장들이 이어졌다. 야당 강성 지지층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재명 사건을 자작이라고 지껄이던 ‘2찍’(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용어)들, 이것도 자작이라고 해야지”라는 주장들이 올라왔다.
특히 온라인과 유튜브에선 2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때보다 상대 진영에 대한 보복 심리가 두드러지면서 극단적 증오 언어가 더욱 증폭된 경향을 보였다. 여야 정치인들이 부추긴 증오 정치가 온라인상에서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는 밑바탕 역할을 했고,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상대를 ‘제거해야 할 적’으로 보는 극단 정서가 온라인을 벗어나 상대 진영이나 정치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나 테러로 확산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의 ‘증오와 혐오 장사’가 임계점에 달했다는 경고”라며 “대선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한마디에 미 국회 의사당을 점령한 2021년 사태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 “총선 앞 증오 정서→실제 테러 임계점 넘어”
여러 전문가는 증오 정치에 따른 혐오 정서가 온라인에 차곡차곡 누적돼 오다 개인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실제 폭력으로 옮길 수 있는 임계점을 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음지의 외톨이 늑대들이 움직일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증오를 부추긴 정치인들이 다시 혐오의 대상이 되는 악순환이 일상화됐다. 보복과 비난을 겁내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지적도 나온다.실제로 이날 여당 강성 지지층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선 “어디서 돌멩이 들고 사람 폭행하냐, 니들 전부 내가 똑같이 해줄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야당 강성 지지층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배 의원은) 찰과상 정돈데 이재명 대표 상처에 비빌 수도 없다. 너도 당해 보니 어떻니?”라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정당을 위해 보복해야 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요즘 거리에서 상대 당 지지자한테 ‘××년’ 같은 쌍욕을 듣는 것은 다반사”라고 했다. 다른 야당 의원도 “체구가 작은 편인데 유튜버들이 막 화를 내면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위협감을 느낀다”며 “정치 행사에서 욕설과 몸싸움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 출마 의사를 밝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12월 초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유권자’라는 이가 교수 연구실에 남긴 쪽지에는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막고자 나가는데 왜 국민의힘이냐”는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 이 교수는 “연구실 문틈에 (쪽지를) 끼워 놓고 갔다는 건 내 위치와 동선을 알 수도 있다는 얘기”라며 “잠시 두려움이 판단력을 마비시켰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이원욱 의원(무소속)의 경기 화성을 지역구 사무실 인근에는 이 의원을 겨냥해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 “미국의 의회 난입 사태 남일 아냐”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 되풀이되고 이를 둘러싼 적대적 증오 언어가 난무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극단화된 정치’를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일삼는 정치 문화가 시민들의 정서 속에 응어리져 있게 됐다”며 “지나치게 양극화된 정치 상황에서 무분별한 정치 정보가 SNS를 통해 인포데믹을 형성했고 이에 따른 허위 정보를 믿으며 편향되게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들도 자기 언행을 정제해야 한다. 극단 언어가 노출되면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편향된 정보에 의존해 자신의 주관으로 떳떳하게 했다는 정치 폭력 범죄들이 잇따를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