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기부왕’이 세운 회사 결국 무너졌다…160억 자본잠식

‘1조원 기부왕’이 세운 회사 결국 무너졌다…160억 자본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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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 연합뉴스
[서울경제]

‘1조원 기부왕’으로 이름을 알린 고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의 삼영산업이 경영악화로 결국 무너졌다. 이 회사는 타일 제조 업체로 40년 가까이 운영돼 왔다.

24일 삼영산업과 김해시에 따르면 김해시 진영읍 하계로에 본사와 공장을 둔 삼영산업이 지난 15일 전 직원 130명에 대해 해고 통보를 했다. 삼영산업은 현재 누적 부채가 16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경영 악화로 지난달부터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삼영산업은 전반적인 건설경기 악화로 건축용 자재인 타일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원자재, 가스비 인상 등이 덮치면서 경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회장이 2002년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기부를 계속해 삼영산업이 자본잠식 상태가 더 악화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회장은 이 재단에 1조7000억원을 기부해 세간에 화제가 됐다. 자산 규모로 아시아 최대의 장학재단이다. 고인은 장학재단을 만든 이유를 “돈을 움켜쥐고 있자니 걱정만 커졌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앉는 일도 많았다”며 “그러다가 기부를 결정하고 나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2014년에는 600억원을 기부해 서울대 관정도서관을 헌정하면서 서울대 사상 최대 기부액을 기록했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고 2021년에는 제22회 4·19문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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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기부왕’ 고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타일 제조업체인 경남 김해 삼영산업. 이 회사는 경영악화로 인한 자본잠식으로 지난달부터 전면 휴업에 이어 지난 15일자로 종업원 130명 모두에게 해고를 통보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이 회사 직원들은 한 달 넘게 휴업을 함께 하면서 견뎌왔는데 해고 통보를 받아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직원은 “회사만 믿고 오직 한길로 일해왔는데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서야 할 상황”이라며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영산업은 1972년 9월 이 회장이 삼영요업으로 설립해 운영해 왔으나 최근 4년간 영업손실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9월 이 회장이 별세하고 그의 자녀들조차 회사가 경영 위기에 몰리자 지분 상속을 포기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집회신고를 해놓고 있으나 회사 문은 굳게 닫힌 상태다. 서무현 삼영산업 노조위원장은 “그나마 임금 체불은 없지만 당장에 심각한 것은 직원들의 퇴직금 32억원은 사측에서 지급 여력이 없다고 한다”며 “대부분 평생직장으로 일해온 노동자들이 많은데 재취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창업주 아들인 이석준 회장도 삼영산업 대표로 있었고 선대의 피땀이 서린 사업장에 대한 책임 의지를 갖추고 사태를 챙겨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기문 삼영산업 대표는 “이달 말까지 외상매출금 등을 최대한 회수해 퇴직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에서는 총무팀 등 필수 근무 인력만 출근한 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양산지청과 김해시는 이 회사 직원들의 체불임금 상황과 퇴직금 관련 대책 등을 확인하고 있다.

12 Comments
자유인146 01.26 10:25  
최고의 기부는 도서관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개 아닐까 합니다
자유인205 01.26 10:25  
기부중독  본업폭망...재단우선 사업뒷전...쯧쯧쯧
자유인282 01.26 10:25  
기업가는 건실하 기업을 만들어 세금 많이 납부하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하는게 최고의 사회적 기부다.
자유인193 01.26 10:25  
회사가 망해가는데도 계속 기부를 했다? 직원 퇴직금도 못줄정도다? 웃기는거죠. 기족명의의 재단 만들어서 돈생기는족족 재단으로 빼돌리니 정작 회사경영을 위한 돈이 없어 망한거죠. 아버지 사망후 아들이 일부러 폐업처리한걸거에요
자유인50 01.26 10:25  
계열사 중 한 회사 아닙니까?
자유인238 01.26 10:25  
본인이 번거는 모두 재단과 학교로 보내고 사회환원시키고 나머지는 코로나와 경기침체로 이리저리 하다가 폐업절차밟는격이구만 자손들도 스스로 벌어서살던지 하라는 일종의 유종의 미로 판단됨
자유인279 01.26 10:25  
사업은 냉철해야 한다.
자유인46 01.26 10:25  
기부로 회사를 살려준 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니 안타깝다! 장학재단도 중요하지만 직원들 복리가 우선이다. 장학재단에 회사가 넘어갈 만큼의 거대자금출연을 근로자가 동의해줬나? 이사회승인도 문제가 있다.
자유인292 01.26 10:25  
기부 보다 회사 번성하고 직원 더 고용하는게 기부다
자유인218 01.26 10:25  
기부왕은 개뿔 재단 만들어서 상속세없이 증여한듯해 보이더구만..  대부분의 부자들이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해서 재단을 만들지 종업원에게는 인색하면서 기부는 잘해 알고보면 재단을 통해 상속하는거지
자유인86 01.26 10:25  
내가 살면서 느낀것은 기부아무리많이 해도 막상 내가어려울때는  아무도. 그누구도 날 도와주는 사람없다는 거다.
자유인273 01.26 10:25  
기부도 적당히 해야지...사업을 잘 하는 것도 사회에 겅헌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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