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또 비례 출마? 이탄희 정말 불출마? 두 사람에게 직접 물었다 [김은지의 뉴스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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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5 09:20
월~목요일 오후 5시, 〈시사IN〉 유튜브 라이브 ‘김은지의 뉴스IN’이 찾아갑니다. 한 발 더 깊이 있게, 뉴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해당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을 확인하기 원하시는 분들은 방송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은지의 뉴스IN]■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노무현·노회찬 선거제도 개혁 집착… 정치의 본질에 천착한다면 집착할 수밖에”
“2020년 총선 지역구에서 발생한 사표 약 1200만표, 병립형은 민의 반영할 수 없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수 정당 배려? 투표 결과만큼 의석수 배분하는 것”
“병립형은 ‘윤석열 기사회생법’, 민주당이 바보가 아니라면 연동형 유지해야”
“연동형 유지 개별 의원 의견은 더 따질 상황이 아니야… 지도부가 결정하면 돼”
“국민의힘이 동의 안 하면 무조건 독주? 독주가 아니라 다양한 개혁의 길”
“이상민 탄핵 때 정치적 역풍 협박했지만 일어나지 않아… 개혁 두려워할 필요 없어”
“연합정당과 위성정당은 달라… 2024년 연합정당은 2020년 위성정당과 다르게 해야”
“〈조선일보〉·윤석열·국힘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연합정치… 증오 정치 토대가 붕괴”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의 제3지대? 결국 보수 정당 확대 재생산에 기여할 수밖에”
“윤동희(윤석열·한동훈·김건희)는 한 몸… 같이 등장했고, 같이 퇴장할 사람들”
“김건희 의혹 사라지고 ‘윤석열이 이겼냐’ ‘한동훈이 이겼냐’만 남는 것 우려스러워”
“‘한동훈 세우기’와 ‘김건희 성역화’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중”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서도 퇴장 전술? 국민의힘은 공당의 역할 잊어서는 안 돼”
■ 진행자 / ‘정치개혁’하면 이탄희·용혜인 의원 떠올리시는 시청자 여러분 많으시죠. 오늘 두 분 함께 모셨습니다. 먼저 이탄희 의원님, 방송 시작부터 댓글에 ‘불출마 번복해달라’는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고 있어요.
■ 이탄희 / (웃음) 정치의 과정은 참 좋았어요. 성과가 없어서 좌절감은 많이 느꼈지만.
■ 용혜인 / 저는 정치가 적성에 맞는 것 같지 않아요.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일에 좀 가깝달까요. 특히나 선거 다가오니까 ‘정말 나랑 안 맞는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여의도에 현재 여러 이합집산이 일어나고 굉장히 혼란스럽잖아요. 그 속에서 제가 하는 말이나 제안, 정책이 잘 전달되기 어렵기도 하고요. 또 어떤 정무적 판단이라고 할까요? 이합집산 같은 걸 해야 주목도 많이 받고 하는데, 저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정치를 시작한 일을 후회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던 4년이었습니다.
■ 이탄희 / 저도 출마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았어요. 후회를 안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목적이 있는 정치를 하려고 애를 많이 썼던 게 도움이 됐어요. 목적은 두 가지였는데요, 하나는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이 제가 당사자니까 결자해지하고 싶었고요. 둘째는 구체적인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수호자 정치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판사 출신이니까 재판하면서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는 경험을 많이 했잖아요. 그렇게 만났던 사람들을 지켜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 진행자 / 두 분 모두 지난 4년간 좋은 의정 평가를 받으셨어요.
■ 용혜인 / 정공법에 가까운 데, 기자회견을 많이 한 국회의원 순위를 매기면 제가 상위권에 들 거예요. 기자회견문이 길다 보니까 ‘세 줄 요약’해달라는 분들도 있었는데, 저는 충분히 설득하려면 충분히 길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일곱 글자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했던 거나, 이준석 대표의 자극적인 언사보다는 시민들에게 길고 차분하게 말 걸고 싶었어요. 물론 저도 ‘이준석처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웃음) 충분히 설득하려는 노력의 시간이 쌓여서 ‘그래도 용혜인 말은 들어볼 만하다’라는 신뢰와 평가를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이탄희 / 저는 딱히 비법이랄게 없어요. 하던 대로 했고, 제가 법사위에서 주로 상대해야 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워낙 특이하다 보니까 그렇게 보였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두 분 또 ‘정치개혁에 집착한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잖아요.
■ 이탄희 / 저는 솔직히 집착해요. 목적이 있는 싸움을 하고 싶은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치 구조로는 참 어렵거든요. 상대의 증오심만 부추기고 조롱하는 정치만 계속되는 상황이 22대 국회에서도 계속된다면 제가 거기서 한 자리 차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정치개혁에 집착하는 거 맞습니다. 이 구조를 바꾸는 게 훨씬 중요하고요, 정말 바꾸고 싶습니다.
■ 용혜인 / 이런 표현 어떨지 모르지만 이탄희 의원이 제가 만나본 가장 ‘진심맨’이거든요? 선거제도 개혁 문제에 있어서 다수의 의원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게 게임의 룰’이라고 소수정당들도 이야기하고요. 그 프레임에 빠지지 않고, 지치지 않으면서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도 힘이 많이 났고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서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이탄희 의원과 꼭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불출마 선언하셨잖아요.
■ 이탄희 / 마음이 참 뜨거워지네요(웃음). 선거제도에 집착한 정치인들, 많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고요. 노회찬 의원도 그렇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절반 내줄 테니 선거법을 바꿔 달라고 호소했지만 바뀌지 않았죠. 국회도, 민주당도 응하지 않았어요. 저는 퇴임 이후에 돌아가시게 된 구조적인 원인 중 하나가 민주당과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이 요구했던 선거제도 개혁을 안 해준 것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대 정당의 실책에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 증오 정치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바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을 때 전임 대통령인 노 전 대통령을 끌어내서 모욕을 주려고 했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그 과정에서 벌어진 비극이었고요. 노회찬 의원은 정치 시작하면서부터 선거법만 바꿀 수 있으면 국회의원 평생 안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다니셨던 분이잖아요. 정치의 본질, 정치의 목적에 천착하는 정치인이라면 선거제도 또는 정치개혁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 진행자 / 정치개혁 왜 필요한가, 시민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요. 각 선거제도, 30초 안에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이탄희 / 어차피 지금은 병립형이냐 연동형이냐가 핵심이잖아요. 병립형은 사표가 많은 제도고요, 연동형은 사표가 적은 제도입니다. 병립형은 거대 양당을 낳습니다. 2020년에 지역구에서만 사표가 1200만표 발생했거든요? 그런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게 병립형이고요. 사표가 워낙 많이 발생하고 양당이 초과의석을 가져가니까 비례대표 47석이라도, 비유하자면 골목상권이라도 지켜준다는 의미로 연동형이 도입된 거죠. 득표율만큼 정당 의석을 가져갈 수 있도록요.
■ 진행자 / 조금의 고민도 없이 바로 설명해 주시네요(웃음).
■ 용혜인 / (저희 둘 다) 정말 한 100번도 넘게 한 이야기라서요(웃음). 국민들의 지지율을 47석 비례대표 의석에만 반영하면 병립형이고요, 국민들의 지지율을 300석 의석 전체에 반영하면 연동형입니다. 그걸 절반만 반영하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고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소수 정당 배려라고 하는데 저는 그 말은 틀렸다고 생각해요. 정확히 말하면 국민의 투표 결과만큼 의석수로 배분하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연동형을 왜 반대합니까? 현재 자신들의 지지율보다 훨씬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더 이상의 큰 명분도, 설명도, 이해관계도 저는 없다고 봅니다.
■ 진행자 / 22대 총선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두 분 모두 동의하고 계신데요. 총선이 80일도 안 남았는데 아직 결정이 안 됐어요.
■ 이탄희 / 결정권은 민주당이 쥐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윤석열 정부 출범하고 나서 민주당이 ‘갑’이 돼서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쥐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저는 민주당이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걸 다 차치해도, 현재 병립형 선거제도를 누가 요구하고 있는지만 봐도 본질이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애타게 요구하는 게 병립형 선거 제도입니다. 돌아가자는 거예요. 민주당을 엄청 꼬시고 있죠. 상대 당 대표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이 왜 그럴까? 본인들이 살려고 그러는 거거든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게 계속 유지되고 있다 보니 궁지에 몰린 거예요. 윤석열 견제, 윤석열 심판 구도로 선거를 치렀을 때 어떻게 되는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경험했잖아요. 이분들은 이대로 총선 치르면 큰일 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개헌 저지선, 그리고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 요건인 120~130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가 병립형이니까 그 계산 끝내고 민주당에 요구하는 겁니다. 민주당이 거기에 넘어갈 리 없죠. 바보가 아니니까요. 여러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결국 역사에는 이렇게 적힐 겁니다. ‘민주당은 바보가 아니었다.’
■ 진행자 / 민주당은 왜 자꾸 병립형에 기운다고 보세요?
■ 이탄희 / 국민의힘 논리는 ‘우리랑 같이 먹자’는 거죠. 눈앞의 이익이 크게 느껴지는 일부 의원들이 흔들리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우리 집단 지성이 그렇게 허투루, 이상한 결정을 하게 되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그 안에 있으니까,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남 일처럼 이야기하지 않고요.
■ 진행자 /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 이탄희 / 다들 그걸 물어보시는데요. 저도 잘 몰라요(웃음). 시시각각 계속 변하고, 민주당 개별 의원들이 무슨 생각하는지를 더 따져야 할 상황은 아니에요. 지도부가 그냥 결정하면 돼요.
■ 용혜인 / 민주당 안에서 병립형 주장하는 의원님들이 가끔 연동형이 민주당이 당시에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통과시킨 안이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것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요.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최종적으로 동의하지 않았죠. 연동형 가면 위성정당 만들겠다고 해서 실제로 먼저 실행에 옮겼죠. 그런데 당시 국회에 국민의힘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민주평화당, 민생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국민의힘을 제외하고는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합의해서 만들어낸 결과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였던 거고요. 국민의힘만 합의하지 않았던 건데 그러니까 과거로 돌아가자? 그러면 야권이 180석을 갖든 200석을 갖든 국민의힘이 동의 안 하면 다 잘못됐다는 논리인가요? 국민의힘이 동의 안 하면 단독 처리하는 거고, ‘독주’ 프레임을 우리가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냥 개혁의 길을 가는 겁니다. 촛불이 명령했던, 대한민국에 필요한 각종 다양한 개혁의 깃발을 들고 간다는 것을 국민들께 설명할 수 있어야 다수결에 의한 결정도 힘을 가지고 추진될 수 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 이탄희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 꼼수에 우리가 넘어가면 안 됩니다. 저는 병립형 선거제도를 이렇게 불러요. ‘윤석열 기사회생법’이다. 민주당이 절대 여기에 동의해서는 안 됩니다.
■ 진행자 / 용혜인 의원이 주장하는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여러 비판의 목소리도 있잖아요.
■ 용혜인 / 저는 비례연합정당이 연동형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하고요, 야권이 크게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도 생각해서 제안드린 겁니다. 위성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공격하는 거죠. 2024년에는 2020년의 위성정당과 다르게, 그리고 제대로 하면 됩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이 모든 의석을 다 가져가기 위한 것도 아니고, 선거 끝나고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선거연합도 아닙니다.
■ 이탄희 / 위성정당과 연합정당 둘을 자꾸 비교하는데요, 비슷하게 보인다면 언어적인 착시입니다. 위성정당이라는 용어가 사실은 부정확한 용어예요. 위장정당이죠. 2020년 당시에 더불어시민당이 비판받았던 것은 민주당이 나중에 흡수 합당을 했잖아요. 그런데 연합정당은 민주당도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연합의 일원이에요. 개념이 아예 다르죠. 물론 연합정당도 비판이 있을 수 있죠. 그 부분은 토론하면 되는 거고요. 연합정당과 위성정당을 동일한 것처럼 이야기하면 안 돼요.
■ 용혜인 /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잘 자리 잡고 있는 해외 사례를 보면 연합정치가 굉장히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벌어지거든요? 비례 명부를 공유하기도 하고, 플랫폼 정당을 만들어서 선거연합을 하기도 하고요. 한국 정치는 이런 연합정치를 별로 해본 적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좀 낯설게 느껴지는 건 있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은 연합정치가 무조건 위성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했던 것도 연합정치가 아니라 야합이겠죠. 연합은 무조건 야합이라는 프레임을 야권에 씌우려고 하는 게 의문스럽고요. 민주당이나 심지어 정의당에서도 ‘위성정당 어쩔 수 없다’라고 하는데, 이건 분명하게 가르마를 타고, 연합정치의 분명한 상에 대해서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 낯설 수 있지만,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 이탄희 / 〈조선일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연합정치입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연합정치고요. 연합정치가 가동되면 국민들이 효능감을 느끼기 시작하거든요. 일이 되는 거죠. 개혁 입법이 성과를 내고요. 그러면 국민들도 신이 나겠죠. 투표율도 올라가고 여러 정치세력도 등장합니다. 그러면 그동안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조선일보〉가 생존해 왔던 반사이익 구조가 깨지는 거예요. 증오 정치의 토대가 붕괴되는 거고요. 그동안은 사회를 바꿔보겠다는 국민의 열망이 담지된 어떤 주체를 악마로 만든 다음에 ‘결국 우리밖에 찍을 데가 없지’ 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면서 생명 연장해 왔잖아요. 그 구조를 깨뜨릴 수 있는 게 연합정치입니다. 그래서 그 싹만 보이면 위성정당 프레임이든 무슨 각종 프레임을 다 들고 나와서 뒤집어씌우는 거예요. 그래서 반드시 연합정치를 해야 합니다. 이 길로 가야만 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공약도 못 외우고, 손에 ‘왕’ 자나 쓰고 나오고, 정권교체 네 글자만 외치다가 대통령 돼서 하는 일이 계속 압수수색이고 상대 비난이잖아요. 연합정치는 이런 대통령이 또 나오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거죠.
■ 진행자 / 안철수 의원도 결국 국민의힘에 들어갔잖아요. 그런 모습들이 누적되어서 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이탄희 / 안철수-윤석열은 정치공학적인 단일화고요. 선거연합은 ‘우리가 연합해서 이런 일들을 하겠습니다’라는 계약서를 공개하고 약속하는 겁니다. 완전히 다르죠. 이걸 구별해야 해요. 연합정치 사례는 많죠. 현행 연동형 선거제도 촛불연대와 여러 정당이 다 모여서 패스트트랙 통해서 달성한 어떤 성과고요. 공수처도 그렇게 우리가 만들었고요. 거슬러 올라가면 무상교육, 무상급식 이런 것들도 민주노동당이 의제를 적극적으로 끌고 가면서 민주당도 거기에 동참한 거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마찬가지고요. 엄청난 에너지를 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내주셨기 때문에 야권 세력뿐 아니라 여권 내에 있던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연합할 수 있었죠. 제가 4당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최소한 4당 체제가 되면 연합정치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어요. 거대 양당이 자기들만의 힘으로는 뭘 하기가 어렵고 작지만 강한 정당들과 손을 잡고 일을 해야 일이 진척되거든요.
■ 용혜인 / 21대 국회에서도 연합정치 사례가 있어요. 이상민 장관 탄핵이었죠. 당시에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서 ‘역풍 불 거다’라고 얼마나 협박했습니까?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기각시켰지만 역풍? 안 불었거든요. 국민의힘이 아무리 반대해도, 해야 할 일을 나머지 세력이 연합해서 힘을 모아서 하면 거기에 정치적 역풍이 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그런 걸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 저는 지금 제3지대를 자처하는 많은 세력의 이합집산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오히려 국회를 멈출 수도 있는 정치 세력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연합정치는 민주당을 좀 더 개혁적으로 견인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이죠.
■ 이탄희 / 판사 탄핵의 경우도 굉장히 소중한 연합정치의 경험이에요. 처음에는 각 당의 소수 의원이 눈덩이를 굴리기 시작했는데, 결국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는 성과를 냈어요.
■ 용혜인 / 그때도 역풍 안 불었잖아요.
■ 이탄희 / 그랬죠.
■ 진행자 / 그런 맥락에서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등 제3지대가 성공하지 못하리라고 보시는 건가요?
■ 용혜인 / 이런 방식의 제3지대는 성공할 수도 없고요. 이미 과거에 많이 등장했던 방식이잖아요.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제3지대를 자처하면서 영역을 만들어보려고 했던 정치세력은 결국 다 보수정당에 흡수됐어요. 지금 등장하는 제3지대도 총선에서 의석을 얻을 수야 있겠지만, 다음 대선에서는 보수 정당의 확대 재생산에 기여할 수밖에 없는 정당이라고 보고요.
■ 진행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홀로서기’는 어떻게 보셨어요?
■ 이탄희 / 별로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뭐 어디에 홀로 선다는 건가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셋이 한 몸이에요. 저는 윤석열, 한동훈, 김건희 셋을 합쳐서 ‘윤동희’라고 부릅니다. 몸 하나에 머리 셋이죠. 이분들은 같이 등장했고, 같이 퇴장할 사람들이에요. 권력을 나눠 먹고 있는 사람들끼리 싸우는 게 국민에게 중요한 관심을 끌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 용혜인 / 우리가 이번에 놓치지 말고 주목해야 하는 건 김건희 여사에 관한 여러 의혹이 결국 다 사라져 버렸다는 거예요. 명품 가방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굉장히 많잖아요.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도 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도 있고요. 그중에서 그냥 사과 하나로 끝낼 수 있을 거 같은 걸 한동훈 위원장이 골랐던 거고,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은 거는 다 거부권 쓰면서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 아닙니까?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은 싹 사라지고 윤석열이 이기냐, 한동훈이 이기냐 이런 이야기만 남는 것이 저는 우려스럽고요. 결국 ‘한동훈 세우기’와 ‘김건희 성역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또 다른 쟁점 중 하나가 김건희 특검법이죠. 설 연휴 즈음해서 재의결을 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통과될까요?
■ 이탄희 / 표결을 제대로 하면 통과될 것 같아요.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올 거예요. 근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퇴장하라고 하겠죠. 아예 표결 못하게. 퇴장하라고 하는데 남아 있을 국민의힘 의원이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한 위원장이 의원들의 표결 권한을, 이것도 헌법상 권리이자 의무인데요. 정상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허용할지, 원천 봉쇄할지 거기에 달린 것 같아요.
■ 용혜인 / 퇴장 전술을 쓰는 건 표 단속을 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거고, 김건희 특검법 표결할 때도 그랬고, 이상민 장관 탄핵, 이태원특별법 의결 때도 늘 퇴장 전술을 써왔죠. 그런데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부적절하게 생각하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지 않습니까? 그런 국민의 의지를 국회가 받아 안아야 하는 거고, 그럴 자신이 없다면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역할을 포기하고 해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뜻을 거스른다면 총선에서 심판받아야겠죠. 저는 윤석열 정권의 오만함과 불통, 그리고 단 하나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 이 태도를 심판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 진행자 / 자신을 둘러싼 오해 중에서 억울한 게 있으시다면 공개적으로 해명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웃음).
■ 용혜인 / 이준석 대표 같은 분들이 가끔 방송에서 ‘기본소득당이 기본소득 관련해서 뭐 했냐?’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제 의정활동을 본 적 있으면 그렇게 말씀 못 하실 텐데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가 지난 4년간 했던 모든 정치적 제안에는 기본소득이 들어있습니다. 정책적 아이디어로만 존재했던 여러 기본소득 정책을 국회에서 법안도 발의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연구하기도 했고요. 반대로 저는 묻고 싶어요. 이준석 대표가 대표로 있었던 국민의힘 정강정책 1호가 기본소득이에요. 그리고 그에 대한 어떤 책임 있는 정치 활동도 하지 않는 당이 국민의힘이고요. 저한테 그런 얘기 하시기 전에 본인을 좀 되돌아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게 제가 이준석 대표와 정치적으로 함께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입니다.
■ 진행자 / 이탄희 의원은 불출마 선언 이후에 민주당 안에서 일부가 ‘이탄희 의원이 대권 플랜을 작동했다’는 이야기도 돌았어요.
■ 이탄희 / 불출마하면 대권 가나요?(웃음) 지금 우리가 성공한 대통령을 배출할 수 없는 구조라고 다들 동의하잖아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 대통령을 꿈꾼다는 건 실패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거예요. 저는 일단 성공한 대통령이 나올 수 있는 정치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그 일을 다 같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 진행자 / 총선 불출마 번복하라는 의견도 굉장히 많이 들으시죠?
■ 이탄희 / 선거제가 그냥 기술적인 게임의 룰처럼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거 앞서 충분히 설명드렸고요. 노무현이, 노회찬이 평생을 걸고 바꾸고 싶어 했던 게 이 선거제도였고 우리가 1988년 소선거구 도입된 이후 국회 스스로 정말 딱 한 번 국회의 힘으로 바꾼 거예요. 촛불혁명이 남긴 정말 몇 안 되는, 남아 있는 성과입니다. 이걸 과거로 돌리는 일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 저는 ‘정치적 분신’을 했다고 느껴요. 그런 마음으로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저에게는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다음 상황은 그다음에 생각할게요.
■ 진행자 / 용혜인 의원은 지역구로 출마하라는 이야기 많이 들으시죠?
■ 용혜인 / 저도 지역구 출마 너무 하고 싶습니다. 지역구 의원 해야 진짜 의원 되고 큰 정치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시는 분도 많고요. 비례대표 의원도 동등한 입법기관이지만, 한국 정치 문법에서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 10월까지는 구체적으로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병립형 이야기가 나오면서, 저 개인의 재선을 준비하는 것보다 비례연합정당을 구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우리가 촛불 이후 정치 개혁의 깃발을 내려놓지 않으면서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려면요. ‘반윤’은 이준석 대표도 하잖아요. 그런 반윤을 넘어서 개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방법이, 저는 비례연합정당밖에 없다고 생각했고요. 해당 논의가 1월 말에는 정돈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 검증과 공천 과정을 거칠 수 있고요. 그다음에 저의 출마 계획도 고민할 예정입니다.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이탄희 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은기 기자, 조현욱 보좌관(조응천 미래대연합 의원실)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노무현·노회찬 선거제도 개혁 집착… 정치의 본질에 천착한다면 집착할 수밖에”
“2020년 총선 지역구에서 발생한 사표 약 1200만표, 병립형은 민의 반영할 수 없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수 정당 배려? 투표 결과만큼 의석수 배분하는 것”
“병립형은 ‘윤석열 기사회생법’, 민주당이 바보가 아니라면 연동형 유지해야”
“연동형 유지 개별 의원 의견은 더 따질 상황이 아니야… 지도부가 결정하면 돼”
“국민의힘이 동의 안 하면 무조건 독주? 독주가 아니라 다양한 개혁의 길”
“이상민 탄핵 때 정치적 역풍 협박했지만 일어나지 않아… 개혁 두려워할 필요 없어”
“연합정당과 위성정당은 달라… 2024년 연합정당은 2020년 위성정당과 다르게 해야”
“〈조선일보〉·윤석열·국힘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연합정치… 증오 정치 토대가 붕괴”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의 제3지대? 결국 보수 정당 확대 재생산에 기여할 수밖에”
“윤동희(윤석열·한동훈·김건희)는 한 몸… 같이 등장했고, 같이 퇴장할 사람들”
“김건희 의혹 사라지고 ‘윤석열이 이겼냐’ ‘한동훈이 이겼냐’만 남는 것 우려스러워”
“‘한동훈 세우기’와 ‘김건희 성역화’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중”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서도 퇴장 전술? 국민의힘은 공당의 역할 잊어서는 안 돼”
■ 진행자 / ‘정치개혁’하면 이탄희·용혜인 의원 떠올리시는 시청자 여러분 많으시죠. 오늘 두 분 함께 모셨습니다. 먼저 이탄희 의원님, 방송 시작부터 댓글에 ‘불출마 번복해달라’는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고 있어요.
■ 이탄희 / (웃음) 정치의 과정은 참 좋았어요. 성과가 없어서 좌절감은 많이 느꼈지만.
■ 용혜인 / 저는 정치가 적성에 맞는 것 같지 않아요. 그냥 해야 하니까 하는 일에 좀 가깝달까요. 특히나 선거 다가오니까 ‘정말 나랑 안 맞는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여의도에 현재 여러 이합집산이 일어나고 굉장히 혼란스럽잖아요. 그 속에서 제가 하는 말이나 제안, 정책이 잘 전달되기 어렵기도 하고요. 또 어떤 정무적 판단이라고 할까요? 이합집산 같은 걸 해야 주목도 많이 받고 하는데, 저는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정치를 시작한 일을 후회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던 4년이었습니다.
■ 이탄희 / 저도 출마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았어요. 후회를 안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목적이 있는 정치를 하려고 애를 많이 썼던 게 도움이 됐어요. 목적은 두 가지였는데요, 하나는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이 제가 당사자니까 결자해지하고 싶었고요. 둘째는 구체적인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수호자 정치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판사 출신이니까 재판하면서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는 경험을 많이 했잖아요. 그렇게 만났던 사람들을 지켜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 진행자 / 두 분 모두 지난 4년간 좋은 의정 평가를 받으셨어요.
■ 용혜인 / 정공법에 가까운 데, 기자회견을 많이 한 국회의원 순위를 매기면 제가 상위권에 들 거예요. 기자회견문이 길다 보니까 ‘세 줄 요약’해달라는 분들도 있었는데, 저는 충분히 설득하려면 충분히 길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일곱 글자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했던 거나, 이준석 대표의 자극적인 언사보다는 시민들에게 길고 차분하게 말 걸고 싶었어요. 물론 저도 ‘이준석처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웃음) 충분히 설득하려는 노력의 시간이 쌓여서 ‘그래도 용혜인 말은 들어볼 만하다’라는 신뢰와 평가를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이탄희 / 저는 딱히 비법이랄게 없어요. 하던 대로 했고, 제가 법사위에서 주로 상대해야 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워낙 특이하다 보니까 그렇게 보였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두 분 또 ‘정치개혁에 집착한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잖아요.
■ 이탄희 / 저는 솔직히 집착해요. 목적이 있는 싸움을 하고 싶은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치 구조로는 참 어렵거든요. 상대의 증오심만 부추기고 조롱하는 정치만 계속되는 상황이 22대 국회에서도 계속된다면 제가 거기서 한 자리 차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정치개혁에 집착하는 거 맞습니다. 이 구조를 바꾸는 게 훨씬 중요하고요, 정말 바꾸고 싶습니다.
■ 용혜인 / 이런 표현 어떨지 모르지만 이탄희 의원이 제가 만나본 가장 ‘진심맨’이거든요? 선거제도 개혁 문제에 있어서 다수의 의원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게 게임의 룰’이라고 소수정당들도 이야기하고요. 그 프레임에 빠지지 않고, 지치지 않으면서 다른 의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도 힘이 많이 났고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서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이탄희 의원과 꼭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불출마 선언하셨잖아요.
■ 이탄희 / 마음이 참 뜨거워지네요(웃음). 선거제도에 집착한 정치인들, 많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고요. 노회찬 의원도 그렇고요.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절반 내줄 테니 선거법을 바꿔 달라고 호소했지만 바뀌지 않았죠. 국회도, 민주당도 응하지 않았어요. 저는 퇴임 이후에 돌아가시게 된 구조적인 원인 중 하나가 민주당과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이 요구했던 선거제도 개혁을 안 해준 것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상대 정당의 실책에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 증오 정치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바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을 때 전임 대통령인 노 전 대통령을 끌어내서 모욕을 주려고 했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그 과정에서 벌어진 비극이었고요. 노회찬 의원은 정치 시작하면서부터 선거법만 바꿀 수 있으면 국회의원 평생 안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다니셨던 분이잖아요. 정치의 본질, 정치의 목적에 천착하는 정치인이라면 선거제도 또는 정치개혁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 진행자 / 정치개혁 왜 필요한가, 시민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요. 각 선거제도, 30초 안에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이탄희 / 어차피 지금은 병립형이냐 연동형이냐가 핵심이잖아요. 병립형은 사표가 많은 제도고요, 연동형은 사표가 적은 제도입니다. 병립형은 거대 양당을 낳습니다. 2020년에 지역구에서만 사표가 1200만표 발생했거든요? 그런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게 병립형이고요. 사표가 워낙 많이 발생하고 양당이 초과의석을 가져가니까 비례대표 47석이라도, 비유하자면 골목상권이라도 지켜준다는 의미로 연동형이 도입된 거죠. 득표율만큼 정당 의석을 가져갈 수 있도록요.
■ 진행자 / 조금의 고민도 없이 바로 설명해 주시네요(웃음).
■ 용혜인 / (저희 둘 다) 정말 한 100번도 넘게 한 이야기라서요(웃음). 국민들의 지지율을 47석 비례대표 의석에만 반영하면 병립형이고요, 국민들의 지지율을 300석 의석 전체에 반영하면 연동형입니다. 그걸 절반만 반영하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고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소수 정당 배려라고 하는데 저는 그 말은 틀렸다고 생각해요. 정확히 말하면 국민의 투표 결과만큼 의석수로 배분하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연동형을 왜 반대합니까? 현재 자신들의 지지율보다 훨씬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더 이상의 큰 명분도, 설명도, 이해관계도 저는 없다고 봅니다.
■ 진행자 / 22대 총선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두 분 모두 동의하고 계신데요. 총선이 80일도 안 남았는데 아직 결정이 안 됐어요.
■ 이탄희 / 결정권은 민주당이 쥐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윤석열 정부 출범하고 나서 민주당이 ‘갑’이 돼서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쥐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저는 민주당이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걸 다 차치해도, 현재 병립형 선거제도를 누가 요구하고 있는지만 봐도 본질이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애타게 요구하는 게 병립형 선거 제도입니다. 돌아가자는 거예요. 민주당을 엄청 꼬시고 있죠. 상대 당 대표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이 왜 그럴까? 본인들이 살려고 그러는 거거든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게 계속 유지되고 있다 보니 궁지에 몰린 거예요. 윤석열 견제, 윤석열 심판 구도로 선거를 치렀을 때 어떻게 되는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경험했잖아요. 이분들은 이대로 총선 치르면 큰일 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개헌 저지선, 그리고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 요건인 120~130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가 병립형이니까 그 계산 끝내고 민주당에 요구하는 겁니다. 민주당이 거기에 넘어갈 리 없죠. 바보가 아니니까요. 여러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결국 역사에는 이렇게 적힐 겁니다. ‘민주당은 바보가 아니었다.’
■ 진행자 / 민주당은 왜 자꾸 병립형에 기운다고 보세요?
■ 이탄희 / 국민의힘 논리는 ‘우리랑 같이 먹자’는 거죠. 눈앞의 이익이 크게 느껴지는 일부 의원들이 흔들리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우리 집단 지성이 그렇게 허투루, 이상한 결정을 하게 되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그 안에 있으니까,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남 일처럼 이야기하지 않고요.
■ 진행자 /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 이탄희 / 다들 그걸 물어보시는데요. 저도 잘 몰라요(웃음). 시시각각 계속 변하고, 민주당 개별 의원들이 무슨 생각하는지를 더 따져야 할 상황은 아니에요. 지도부가 그냥 결정하면 돼요.
■ 용혜인 / 민주당 안에서 병립형 주장하는 의원님들이 가끔 연동형이 민주당이 당시에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통과시킨 안이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것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요.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최종적으로 동의하지 않았죠. 연동형 가면 위성정당 만들겠다고 해서 실제로 먼저 실행에 옮겼죠. 그런데 당시 국회에 국민의힘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민주평화당, 민생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국민의힘을 제외하고는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합의해서 만들어낸 결과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였던 거고요. 국민의힘만 합의하지 않았던 건데 그러니까 과거로 돌아가자? 그러면 야권이 180석을 갖든 200석을 갖든 국민의힘이 동의 안 하면 다 잘못됐다는 논리인가요? 국민의힘이 동의 안 하면 단독 처리하는 거고, ‘독주’ 프레임을 우리가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냥 개혁의 길을 가는 겁니다. 촛불이 명령했던, 대한민국에 필요한 각종 다양한 개혁의 깃발을 들고 간다는 것을 국민들께 설명할 수 있어야 다수결에 의한 결정도 힘을 가지고 추진될 수 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 이탄희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 꼼수에 우리가 넘어가면 안 됩니다. 저는 병립형 선거제도를 이렇게 불러요. ‘윤석열 기사회생법’이다. 민주당이 절대 여기에 동의해서는 안 됩니다.
■ 진행자 / 용혜인 의원이 주장하는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여러 비판의 목소리도 있잖아요.
■ 용혜인 / 저는 비례연합정당이 연동형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하고요, 야권이 크게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도 생각해서 제안드린 겁니다. 위성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공격하는 거죠. 2024년에는 2020년의 위성정당과 다르게, 그리고 제대로 하면 됩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이 모든 의석을 다 가져가기 위한 것도 아니고, 선거 끝나고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선거연합도 아닙니다.
■ 이탄희 / 위성정당과 연합정당 둘을 자꾸 비교하는데요, 비슷하게 보인다면 언어적인 착시입니다. 위성정당이라는 용어가 사실은 부정확한 용어예요. 위장정당이죠. 2020년 당시에 더불어시민당이 비판받았던 것은 민주당이 나중에 흡수 합당을 했잖아요. 그런데 연합정당은 민주당도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연합의 일원이에요. 개념이 아예 다르죠. 물론 연합정당도 비판이 있을 수 있죠. 그 부분은 토론하면 되는 거고요. 연합정당과 위성정당을 동일한 것처럼 이야기하면 안 돼요.
■ 용혜인 /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잘 자리 잡고 있는 해외 사례를 보면 연합정치가 굉장히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벌어지거든요? 비례 명부를 공유하기도 하고, 플랫폼 정당을 만들어서 선거연합을 하기도 하고요. 한국 정치는 이런 연합정치를 별로 해본 적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좀 낯설게 느껴지는 건 있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은 연합정치가 무조건 위성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했던 것도 연합정치가 아니라 야합이겠죠. 연합은 무조건 야합이라는 프레임을 야권에 씌우려고 하는 게 의문스럽고요. 민주당이나 심지어 정의당에서도 ‘위성정당 어쩔 수 없다’라고 하는데, 이건 분명하게 가르마를 타고, 연합정치의 분명한 상에 대해서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 낯설 수 있지만,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 이탄희 / 〈조선일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연합정치입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연합정치고요. 연합정치가 가동되면 국민들이 효능감을 느끼기 시작하거든요. 일이 되는 거죠. 개혁 입법이 성과를 내고요. 그러면 국민들도 신이 나겠죠. 투표율도 올라가고 여러 정치세력도 등장합니다. 그러면 그동안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조선일보〉가 생존해 왔던 반사이익 구조가 깨지는 거예요. 증오 정치의 토대가 붕괴되는 거고요. 그동안은 사회를 바꿔보겠다는 국민의 열망이 담지된 어떤 주체를 악마로 만든 다음에 ‘결국 우리밖에 찍을 데가 없지’ 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면서 생명 연장해 왔잖아요. 그 구조를 깨뜨릴 수 있는 게 연합정치입니다. 그래서 그 싹만 보이면 위성정당 프레임이든 무슨 각종 프레임을 다 들고 나와서 뒤집어씌우는 거예요. 그래서 반드시 연합정치를 해야 합니다. 이 길로 가야만 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공약도 못 외우고, 손에 ‘왕’ 자나 쓰고 나오고, 정권교체 네 글자만 외치다가 대통령 돼서 하는 일이 계속 압수수색이고 상대 비난이잖아요. 연합정치는 이런 대통령이 또 나오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거죠.
■ 진행자 / 안철수 의원도 결국 국민의힘에 들어갔잖아요. 그런 모습들이 누적되어서 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이탄희 / 안철수-윤석열은 정치공학적인 단일화고요. 선거연합은 ‘우리가 연합해서 이런 일들을 하겠습니다’라는 계약서를 공개하고 약속하는 겁니다. 완전히 다르죠. 이걸 구별해야 해요. 연합정치 사례는 많죠. 현행 연동형 선거제도 촛불연대와 여러 정당이 다 모여서 패스트트랙 통해서 달성한 어떤 성과고요. 공수처도 그렇게 우리가 만들었고요. 거슬러 올라가면 무상교육, 무상급식 이런 것들도 민주노동당이 의제를 적극적으로 끌고 가면서 민주당도 거기에 동참한 거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마찬가지고요. 엄청난 에너지를 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내주셨기 때문에 야권 세력뿐 아니라 여권 내에 있던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연합할 수 있었죠. 제가 4당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최소한 4당 체제가 되면 연합정치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어요. 거대 양당이 자기들만의 힘으로는 뭘 하기가 어렵고 작지만 강한 정당들과 손을 잡고 일을 해야 일이 진척되거든요.
■ 용혜인 / 21대 국회에서도 연합정치 사례가 있어요. 이상민 장관 탄핵이었죠. 당시에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서 ‘역풍 불 거다’라고 얼마나 협박했습니까?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기각시켰지만 역풍? 안 불었거든요. 국민의힘이 아무리 반대해도, 해야 할 일을 나머지 세력이 연합해서 힘을 모아서 하면 거기에 정치적 역풍이 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그런 걸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 저는 지금 제3지대를 자처하는 많은 세력의 이합집산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오히려 국회를 멈출 수도 있는 정치 세력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연합정치는 민주당을 좀 더 개혁적으로 견인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이죠.
■ 이탄희 / 판사 탄핵의 경우도 굉장히 소중한 연합정치의 경험이에요. 처음에는 각 당의 소수 의원이 눈덩이를 굴리기 시작했는데, 결국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는 성과를 냈어요.
■ 용혜인 / 그때도 역풍 안 불었잖아요.
■ 이탄희 / 그랬죠.
■ 진행자 / 그런 맥락에서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등 제3지대가 성공하지 못하리라고 보시는 건가요?
■ 용혜인 / 이런 방식의 제3지대는 성공할 수도 없고요. 이미 과거에 많이 등장했던 방식이잖아요.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제3지대를 자처하면서 영역을 만들어보려고 했던 정치세력은 결국 다 보수정당에 흡수됐어요. 지금 등장하는 제3지대도 총선에서 의석을 얻을 수야 있겠지만, 다음 대선에서는 보수 정당의 확대 재생산에 기여할 수밖에 없는 정당이라고 보고요.
■ 진행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홀로서기’는 어떻게 보셨어요?
■ 이탄희 / 별로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뭐 어디에 홀로 선다는 건가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셋이 한 몸이에요. 저는 윤석열, 한동훈, 김건희 셋을 합쳐서 ‘윤동희’라고 부릅니다. 몸 하나에 머리 셋이죠. 이분들은 같이 등장했고, 같이 퇴장할 사람들이에요. 권력을 나눠 먹고 있는 사람들끼리 싸우는 게 국민에게 중요한 관심을 끌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 용혜인 / 우리가 이번에 놓치지 말고 주목해야 하는 건 김건희 여사에 관한 여러 의혹이 결국 다 사라져 버렸다는 거예요. 명품 가방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굉장히 많잖아요.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도 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도 있고요. 그중에서 그냥 사과 하나로 끝낼 수 있을 거 같은 걸 한동훈 위원장이 골랐던 거고, 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은 거는 다 거부권 쓰면서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 아닙니까?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은 싹 사라지고 윤석열이 이기냐, 한동훈이 이기냐 이런 이야기만 남는 것이 저는 우려스럽고요. 결국 ‘한동훈 세우기’와 ‘김건희 성역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또 다른 쟁점 중 하나가 김건희 특검법이죠. 설 연휴 즈음해서 재의결을 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통과될까요?
■ 이탄희 / 표결을 제대로 하면 통과될 것 같아요.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올 거예요. 근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퇴장하라고 하겠죠. 아예 표결 못하게. 퇴장하라고 하는데 남아 있을 국민의힘 의원이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한 위원장이 의원들의 표결 권한을, 이것도 헌법상 권리이자 의무인데요. 정상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허용할지, 원천 봉쇄할지 거기에 달린 것 같아요.
■ 용혜인 / 퇴장 전술을 쓰는 건 표 단속을 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거고, 김건희 특검법 표결할 때도 그랬고, 이상민 장관 탄핵, 이태원특별법 의결 때도 늘 퇴장 전술을 써왔죠. 그런데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부적절하게 생각하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지 않습니까? 그런 국민의 의지를 국회가 받아 안아야 하는 거고, 그럴 자신이 없다면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역할을 포기하고 해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뜻을 거스른다면 총선에서 심판받아야겠죠. 저는 윤석열 정권의 오만함과 불통, 그리고 단 하나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 이 태도를 심판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 진행자 / 자신을 둘러싼 오해 중에서 억울한 게 있으시다면 공개적으로 해명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웃음).
■ 용혜인 / 이준석 대표 같은 분들이 가끔 방송에서 ‘기본소득당이 기본소득 관련해서 뭐 했냐?’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제 의정활동을 본 적 있으면 그렇게 말씀 못 하실 텐데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가 지난 4년간 했던 모든 정치적 제안에는 기본소득이 들어있습니다. 정책적 아이디어로만 존재했던 여러 기본소득 정책을 국회에서 법안도 발의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연구하기도 했고요. 반대로 저는 묻고 싶어요. 이준석 대표가 대표로 있었던 국민의힘 정강정책 1호가 기본소득이에요. 그리고 그에 대한 어떤 책임 있는 정치 활동도 하지 않는 당이 국민의힘이고요. 저한테 그런 얘기 하시기 전에 본인을 좀 되돌아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게 제가 이준석 대표와 정치적으로 함께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입니다.
■ 진행자 / 이탄희 의원은 불출마 선언 이후에 민주당 안에서 일부가 ‘이탄희 의원이 대권 플랜을 작동했다’는 이야기도 돌았어요.
■ 이탄희 / 불출마하면 대권 가나요?(웃음) 지금 우리가 성공한 대통령을 배출할 수 없는 구조라고 다들 동의하잖아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 대통령을 꿈꾼다는 건 실패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거예요. 저는 일단 성공한 대통령이 나올 수 있는 정치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그 일을 다 같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 진행자 / 총선 불출마 번복하라는 의견도 굉장히 많이 들으시죠?
■ 이탄희 / 선거제가 그냥 기술적인 게임의 룰처럼 비춰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거 앞서 충분히 설명드렸고요. 노무현이, 노회찬이 평생을 걸고 바꾸고 싶어 했던 게 이 선거제도였고 우리가 1988년 소선거구 도입된 이후 국회 스스로 정말 딱 한 번 국회의 힘으로 바꾼 거예요. 촛불혁명이 남긴 정말 몇 안 되는, 남아 있는 성과입니다. 이걸 과거로 돌리는 일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 저는 ‘정치적 분신’을 했다고 느껴요. 그런 마음으로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저에게는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다음 상황은 그다음에 생각할게요.
■ 진행자 / 용혜인 의원은 지역구로 출마하라는 이야기 많이 들으시죠?
■ 용혜인 / 저도 지역구 출마 너무 하고 싶습니다. 지역구 의원 해야 진짜 의원 되고 큰 정치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시는 분도 많고요. 비례대표 의원도 동등한 입법기관이지만, 한국 정치 문법에서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 10월까지는 구체적으로 지역구 출마를 고민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병립형 이야기가 나오면서, 저 개인의 재선을 준비하는 것보다 비례연합정당을 구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우리가 촛불 이후 정치 개혁의 깃발을 내려놓지 않으면서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려면요. ‘반윤’은 이준석 대표도 하잖아요. 그런 반윤을 넘어서 개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방법이, 저는 비례연합정당밖에 없다고 생각했고요. 해당 논의가 1월 말에는 정돈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 검증과 공천 과정을 거칠 수 있고요. 그다음에 저의 출마 계획도 고민할 예정입니다.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이탄희 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은기 기자, 조현욱 보좌관(조응천 미래대연합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