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직접 대화로 갈등 ‘조기 진화’…“민생현장서 소통 시작 기회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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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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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4 09:57
온전한 봉합까진 불씨 남았다는 관측도 여전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갈등이 23일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밤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현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하고자 동시에 이곳을 찾은 게 계기가 됐다. 양측 모두 오전 일정을 조정하면서 전격적 만남이 이뤄졌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속 깊은 대화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갈등의 조기 진화를 위한 접점을 찾은 모양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화재 현장을 함께 살펴봤다. 현장 점검에 앞서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어깨를 툭 치고, 눈보라 속에 15분을 기다린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거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점검을 마친 뒤 상경할 땐 윤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대통령 전용열차 편으로 함께 돌아왔다.
열차 안에서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최근 갈등 국면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면서 최대한 오해가 남지 않도록 노력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갈등 국면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과 사천 논란, 한 위원장의 '국민 눈높이 발언' 등을 둘러싸고 조성됐다고 한다.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지는 윤 대통령과 '귀경길 열차 대화'를 마치고 나온 한 위원장의 공개 발언에서 뚜렷이 묻어나왔다.
서울로 돌아온 한 위원장은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하는 대신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는 자신이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서 대립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한 위원장은 또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길게 나눴다"라고도 했다. 양측이 갈등 국면으로 비쳤던 사안들을 털어내고 앞으로 함께 협력하는 데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이처럼 화해 무드가 조성된 건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을 언급하며 갈등이 촉발된 지 엿새 만이다. 이후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취지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친 21일로부터는 이틀이 지났다.
또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3일 청와대 영빈관 신년인사회 이후 20일 만이다.
그동안 당과 대통령실에서는 4월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분열은 공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이를 풀기 위한 양측간 물밑 노력도 이어졌다.
특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수라는 인식 아래 회동 성사를 위한 여건 조성에 집중해 왔다.
익명의 관계자를 통한 확인되지 않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나 의중이 알려지고, 일부 인사들을 통해 전파되면서 사태를 되레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도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 해소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논의됐다. 한 위원장 측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이 전격적이기는 하지만 사전에 서로 일정을 인지했던 만큼 이번 사태가 확전으로 치닫지 않게 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양측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함께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은 갈등 '봉합'의 상징적 장면으로 인식됐다. 재난 앞에서 당정이 협력해 민생 행보를 한다는 명분도 담겼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재난 대응차 찾은 민생 현장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소통의 시작을 위한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핵심 당직자도 "만남 자체가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고,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접점을 찾아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여당 내에서도 오전부터 감지됐다.
친윤계 이용 의원이 한동훈 비대위 운영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오전에 하려다 취소했고, 이번 갈등을 촉발한 주요 인물로 꼽히는 김경율 비대위원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김 여사를 빗댄 말이 아니라는 해명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의 발언이 자꾸 회자되는 게 좋지 않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이날 전격 회동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봉합까지는 불씨가 남았다는 관측도 여전히 제기된다.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의 해법을 두고 양측이 통일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해당 논란의 본질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략적 의도가 깔린 '몰카 공작'이며 김 여사는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김 여사에게 무조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지라는 의미다.
한 위원장은 이날 만남과 무관하게, 그간 명품가방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 온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한 위원장 측 설명이다.
당내에선 여전히 비주류를 중심으로 대통령실에서 명품가방 논란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이 KBS 등 특정 방송사 신년 대담을 통해 해당 사안을 설명하는 방안도 한때 비중 있게 검토됐으나,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서천=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밤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현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하고자 동시에 이곳을 찾은 게 계기가 됐다. 양측 모두 오전 일정을 조정하면서 전격적 만남이 이뤄졌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속 깊은 대화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갈등의 조기 진화를 위한 접점을 찾은 모양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화재 현장을 함께 살펴봤다. 현장 점검에 앞서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어깨를 툭 치고, 눈보라 속에 15분을 기다린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향해 거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점검을 마친 뒤 상경할 땐 윤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대통령 전용열차 편으로 함께 돌아왔다.
열차 안에서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최근 갈등 국면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면서 최대한 오해가 남지 않도록 노력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갈등 국면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과 사천 논란, 한 위원장의 '국민 눈높이 발언' 등을 둘러싸고 조성됐다고 한다.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지는 윤 대통령과 '귀경길 열차 대화'를 마치고 나온 한 위원장의 공개 발언에서 뚜렷이 묻어나왔다.
서울로 돌아온 한 위원장은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하는 대신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는 자신이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서 대립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한 위원장은 또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길게 나눴다"라고도 했다. 양측이 갈등 국면으로 비쳤던 사안들을 털어내고 앞으로 함께 협력하는 데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이처럼 화해 무드가 조성된 건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을 언급하며 갈등이 촉발된 지 엿새 만이다. 이후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취지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친 21일로부터는 이틀이 지났다.
또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3일 청와대 영빈관 신년인사회 이후 20일 만이다.
그동안 당과 대통령실에서는 4월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분열은 공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이를 풀기 위한 양측간 물밑 노력도 이어졌다.
특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수라는 인식 아래 회동 성사를 위한 여건 조성에 집중해 왔다.
익명의 관계자를 통한 확인되지 않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나 의중이 알려지고, 일부 인사들을 통해 전파되면서 사태를 되레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도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 해소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논의됐다. 한 위원장 측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이 전격적이기는 하지만 사전에 서로 일정을 인지했던 만큼 이번 사태가 확전으로 치닫지 않게 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양측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함께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은 갈등 '봉합'의 상징적 장면으로 인식됐다. 재난 앞에서 당정이 협력해 민생 행보를 한다는 명분도 담겼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재난 대응차 찾은 민생 현장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소통의 시작을 위한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핵심 당직자도 "만남 자체가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고,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접점을 찾아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여당 내에서도 오전부터 감지됐다.
친윤계 이용 의원이 한동훈 비대위 운영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오전에 하려다 취소했고, 이번 갈등을 촉발한 주요 인물로 꼽히는 김경율 비대위원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이 김 여사를 빗댄 말이 아니라는 해명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의 발언이 자꾸 회자되는 게 좋지 않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이날 전격 회동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봉합까지는 불씨가 남았다는 관측도 여전히 제기된다.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의 해법을 두고 양측이 통일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해당 논란의 본질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략적 의도가 깔린 '몰카 공작'이며 김 여사는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김 여사에게 무조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지라는 의미다.
한 위원장은 이날 만남과 무관하게, 그간 명품가방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 온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한 위원장 측 설명이다.
당내에선 여전히 비주류를 중심으로 대통령실에서 명품가방 논란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이 KBS 등 특정 방송사 신년 대담을 통해 해당 사안을 설명하는 방안도 한때 비중 있게 검토됐으나,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