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뿐 아니다” 소비재·화학 등 전방위 어닝쇼크… 이익 전망치 47조→41조 ‘뚝’
자유인108
경제
9
924
01.29 09:44
해운·금융 업종 영업익 전망치도 한 달 새 급감
삼성전자·LG전자·LG엔솔 등 실적 기대치 밑돈 영향
증권사들이 상장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1월 실적 시즌이 시작될 때 전년도 이익 예상치를 낮추는 것은 항상 있어왔지만, 이번엔 그 폭이 크고 오래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는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1월 넷째 주 이후로는 주춤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주(22~26일)도 이익 조정은 계속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증권사 커버 기업 기준)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올해 초 43조원에서 현재 38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 대형주들이 먼저 4분기 어닝 쇼크(시장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것)를 발표했고, 뒤이어 소비재와 화학, 해운, 금융 업종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정서희
29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분기 영업이익은 이달 5일 47조원이었으나 이날 기준 42조원으로 감소했다. 매주 47조원에서 45조원, 43조원, 42조원으로 줄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도 코스피 상장사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개월 전보다 9.3% 낮춘 41조원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13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이달 25일 기준 38조4513억원으로, 지난 1일 예상치 42조9338억원보다 10.44%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실적 기대치를 내려잡은 건 어닝 시즌 초반부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특히 코스피 영업이익에서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25.16% 밑돌았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이차전지 업종도 전기차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실적 우려가 커졌다. 이차전지주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전반적인 기대치를 낮췄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42.45%를 밑도는 3382억원이었다.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도 작년 4분기 2804억원,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다.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둔 에코프로비엠도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돼 영업이익 전망치 477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화학 분야 역시 시장 예상치보다 좋지 않은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화학 기업 가운데 시총이 가장 많은 LG화학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62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34.30% 하회했다. 양극재 단가가 떨어지고 수요가 부진했던 탓이다. 실적 발표 전인 롯데케미칼은 작년 4분기 10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가 1개월 전 예상했던 영업손실 전망치(107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10배가량 커졌다. 롯데정밀화학은 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개월 전 시장 전망치보다 77.44% 낮은 수준이다.
HMM의 컨테이너선이 출항하고 있다. /HMM 제공
해운 업종은 불황으로 인해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국제적 수요가 줄어드는데 선박 공급 과잉은 지속된 영향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1565억원에서 전거래일 기준 338억원으로 78.40% 감소했다. 벌크선사 팬오션의 영업이익 기대치도 같은 기간 20.58% 줄어든 1046억원이다.
경기소비재도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봤다.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추정치의 절반 수준인 3125억원이었다. 호텔신라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 18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4대 금융지주 역시 한 달 새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려갔다. 상생금융 비용이 4분기에만 60~80%가량 반영되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216억원으로 30.95% 감소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예상치도 같은 기간 각각 18.41%, 17.85% 줄어든 9517억원, 7902억원이다.
그나마 자동차 업종은 호실적을 거뒀지만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다. 현대차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조407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3조7665억원)를 밑돌았다. 기아는 2조46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 기대치(2조8256억원)를 충족하진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통상 4분기는 계절 특성상 상여금 지급 등이 있는 데다 경영진 교체로 인한 빅배스(특정 분기에 이익을 크게 줄이는 회계 처리 방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분기 실적에 비해 어닝 쇼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신한투자증권이 2020년~2022년까지 코스피에서 시장 전망치가 존재하는 기업들의 영업이익 합산 실적을 낸 결과, 평균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28.5%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LG전자·LG엔솔 등 실적 기대치 밑돈 영향
증권사들이 상장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1월 실적 시즌이 시작될 때 전년도 이익 예상치를 낮추는 것은 항상 있어왔지만, 이번엔 그 폭이 크고 오래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는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1월 넷째 주 이후로는 주춤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주(22~26일)도 이익 조정은 계속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증권사 커버 기업 기준)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올해 초 43조원에서 현재 38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 대형주들이 먼저 4분기 어닝 쇼크(시장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것)를 발표했고, 뒤이어 소비재와 화학, 해운, 금융 업종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정서희
29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분기 영업이익은 이달 5일 47조원이었으나 이날 기준 42조원으로 감소했다. 매주 47조원에서 45조원, 43조원, 42조원으로 줄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도 코스피 상장사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개월 전보다 9.3% 낮춘 41조원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13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이달 25일 기준 38조4513억원으로, 지난 1일 예상치 42조9338억원보다 10.44%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실적 기대치를 내려잡은 건 어닝 시즌 초반부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특히 코스피 영업이익에서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25.16% 밑돌았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이차전지 업종도 전기차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실적 우려가 커졌다. 이차전지주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전반적인 기대치를 낮췄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42.45%를 밑도는 3382억원이었다.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도 작년 4분기 2804억원,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다.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둔 에코프로비엠도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돼 영업이익 전망치 477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화학 분야 역시 시장 예상치보다 좋지 않은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화학 기업 가운데 시총이 가장 많은 LG화학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62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34.30% 하회했다. 양극재 단가가 떨어지고 수요가 부진했던 탓이다. 실적 발표 전인 롯데케미칼은 작년 4분기 10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가 1개월 전 예상했던 영업손실 전망치(107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10배가량 커졌다. 롯데정밀화학은 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개월 전 시장 전망치보다 77.44% 낮은 수준이다.
HMM의 컨테이너선이 출항하고 있다. /HMM 제공
해운 업종은 불황으로 인해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국제적 수요가 줄어드는데 선박 공급 과잉은 지속된 영향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1565억원에서 전거래일 기준 338억원으로 78.40% 감소했다. 벌크선사 팬오션의 영업이익 기대치도 같은 기간 20.58% 줄어든 1046억원이다.
경기소비재도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봤다.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추정치의 절반 수준인 3125억원이었다. 호텔신라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 18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4대 금융지주 역시 한 달 새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려갔다. 상생금융 비용이 4분기에만 60~80%가량 반영되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216억원으로 30.95% 감소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예상치도 같은 기간 각각 18.41%, 17.85% 줄어든 9517억원, 7902억원이다.
그나마 자동차 업종은 호실적을 거뒀지만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다. 현대차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조407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3조7665억원)를 밑돌았다. 기아는 2조46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 기대치(2조8256억원)를 충족하진 못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통상 4분기는 계절 특성상 상여금 지급 등이 있는 데다 경영진 교체로 인한 빅배스(특정 분기에 이익을 크게 줄이는 회계 처리 방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분기 실적에 비해 어닝 쇼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신한투자증권이 2020년~2022년까지 코스피에서 시장 전망치가 존재하는 기업들의 영업이익 합산 실적을 낸 결과, 평균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28.5%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