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이기고 더 오래가는 쪽은 흙수저
자유인67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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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4 20:26
'우보천리 동행만리' 펴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불혹 넘긴 나이에 회사창업
34년만에 매출 3조로 '우뚝'
원조흙수저 자수성가 과정
인문학 소양·지식 담아 풀어내
"사람 마음을 공부하다 보면
제품개발, 회사키우는 길 보여"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한국콜마
"뜨거운 역경을 이기고 나면 단단해지는 쪽은 금수저가 아니라 흙수저입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한 번 빛나는 금수저보다 오래 살아남는 흙수저가 더 가치 있는 삶 같습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회사를 창업하고, 설립 34년 만에 매출 3조원 기업으로 키워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최근 창업과정과 경영 일선에서 터득한 지혜와 철학을 담은 '우보천리 동행만리'를 출간했다. 윤 회장은 14일 매일경제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해온 방향을 구체화해 이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윤 회장이 2016년 썼던 '인문학이 경영 안으로 들어왔다'를 오랫동안 다시 다듬어 새로 쓴 것이다.
책 제목인 '우보천리 동행만리'는 소 걸음으로 천 리를 가듯이 우직하게 기술경영의 토대를 쌓고, 좋은 사람과 함께 오랫동안 멀리 가겠다는 윤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1990년 직원 3명으로 시작한 한국콜마는 현재 직원 5000여 명 규모의 회사로 커졌다.
그는 책을 통해 기업을 일군 경영자이자 독자보다 한발 앞서 세상을 산 인생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의 말을 건넨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가난했던 어린 시절, 생계를 위해 꿈을 접어야 했던 젊은 시절의 윤 회장은 좌절을 먹고 성장했다. '원조 흙수저'인 그는 "세상에 진짜 금수저는 없다. 금은 불과 만나면 말랑말랑해지다 액체가 돼버리기 때문에 수저로 만들기가 어렵다"며 "하지만 흙은 불 속에서 단단해진다"고 썼다.
또 포기하는 삶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돈이 많든 적든, 사회적 지위가 높든 낮든 사람은 일정 부분 가난한 저금통을 옆에 차고 있어야 삶이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갈등이 일어났으면 상대방과 문제를 해결하기 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먼저 가지라는 팁도 남겼다.
윤 회장은 "성공하려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는 방향보다 이 방향으로 향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콜마도 연구원들의 땀방울이 배어 있는 연구노트가 쌓여가며 성장했다"며 "인생이란 얼마나 빨리 이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것을 담았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소문난 독서광인 윤 회장은 수차례 독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연구개발(R&D) 중심의 한국콜마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침서가 된 것도 인문학 책이었다. 윤 회장은 "인문학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인간의 무늬를 파악하는 학문'"이라며 "사람의 무늬를 찾고 알아가는 학문을 꾸준히 익히면 이들과 함께 회사를 키워가는 법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우리 직원들에게 책을 읽는 것을 단순히 권유하는 게 아니라 강제하는 이유"라며 웃었다.
다방면의 책을 읽지만 최근 가장 즐기는 책은 소설이다. 윤 회장은 "조정래 '태백산맥', 박경리 '토지', 최명희 '혼불' 같은 소설책을 즐겨 읽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은 편히 읽히면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지 않냐"며 "책이 나에게 던져주는 의미, 소설을 읽고 난 뒤 나에게 남겨진 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 이게 바로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불혹 넘긴 나이에 회사창업
34년만에 매출 3조로 '우뚝'
원조흙수저 자수성가 과정
인문학 소양·지식 담아 풀어내
"사람 마음을 공부하다 보면
제품개발, 회사키우는 길 보여"
"뜨거운 역경을 이기고 나면 단단해지는 쪽은 금수저가 아니라 흙수저입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한 번 빛나는 금수저보다 오래 살아남는 흙수저가 더 가치 있는 삶 같습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회사를 창업하고, 설립 34년 만에 매출 3조원 기업으로 키워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최근 창업과정과 경영 일선에서 터득한 지혜와 철학을 담은 '우보천리 동행만리'를 출간했다. 윤 회장은 14일 매일경제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해온 방향을 구체화해 이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윤 회장이 2016년 썼던 '인문학이 경영 안으로 들어왔다'를 오랫동안 다시 다듬어 새로 쓴 것이다.
책 제목인 '우보천리 동행만리'는 소 걸음으로 천 리를 가듯이 우직하게 기술경영의 토대를 쌓고, 좋은 사람과 함께 오랫동안 멀리 가겠다는 윤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1990년 직원 3명으로 시작한 한국콜마는 현재 직원 5000여 명 규모의 회사로 커졌다.
그는 책을 통해 기업을 일군 경영자이자 독자보다 한발 앞서 세상을 산 인생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의 말을 건넨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가난했던 어린 시절, 생계를 위해 꿈을 접어야 했던 젊은 시절의 윤 회장은 좌절을 먹고 성장했다. '원조 흙수저'인 그는 "세상에 진짜 금수저는 없다. 금은 불과 만나면 말랑말랑해지다 액체가 돼버리기 때문에 수저로 만들기가 어렵다"며 "하지만 흙은 불 속에서 단단해진다"고 썼다.
또 포기하는 삶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돈이 많든 적든, 사회적 지위가 높든 낮든 사람은 일정 부분 가난한 저금통을 옆에 차고 있어야 삶이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갈등이 일어났으면 상대방과 문제를 해결하기 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먼저 가지라는 팁도 남겼다.
윤 회장은 "성공하려면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는 방향보다 이 방향으로 향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콜마도 연구원들의 땀방울이 배어 있는 연구노트가 쌓여가며 성장했다"며 "인생이란 얼마나 빨리 이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것을 담았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소문난 독서광인 윤 회장은 수차례 독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연구개발(R&D) 중심의 한국콜마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침서가 된 것도 인문학 책이었다. 윤 회장은 "인문학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인간의 무늬를 파악하는 학문'"이라며 "사람의 무늬를 찾고 알아가는 학문을 꾸준히 익히면 이들과 함께 회사를 키워가는 법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우리 직원들에게 책을 읽는 것을 단순히 권유하는 게 아니라 강제하는 이유"라며 웃었다.
다방면의 책을 읽지만 최근 가장 즐기는 책은 소설이다. 윤 회장은 "조정래 '태백산맥', 박경리 '토지', 최명희 '혼불' 같은 소설책을 즐겨 읽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은 편히 읽히면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지 않냐"며 "책이 나에게 던져주는 의미, 소설을 읽고 난 뒤 나에게 남겨진 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 이게 바로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